연합뉴스밤 사이 내린 비의 영향으로 발화 149시간 만에 경북 지역의 주불이 진화되는 등 최악의 산불 사태가 변곡점을 맞는 모양새다. 주말로 예보된 강풍을 동반한 건조한 날씨는 사태 안정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 변수로 거론된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쯤부터 이날 오전까지 피해 지역인 영덕·청송·영양·안동·의성 등 5개 시군에는 1.5㎜가량의 적은 비가 내렸다. 워낙 소량이라 진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도 많았지만, 이날 산불 피해 지역의 진화 속도는 크게 상승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의성·안동·청송·영양 지역의 주불이 모두 진화됐다. 앞서 오후 2시 30분에는 영덕의 주불 진화가 완료됐고, 10mm가량의 비가 쏟아진 울산시 울주군은 전날 오후 8시 40분에 완진됐다.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는 것은 큰 불을 껐다는 뜻이며, 완진은 불씨까지 다 꺼졌다는 의미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밤사이 내린 비로 연무가 적어져 시야 확보가 유리하고, 기온이 이전보다 낮아져 산불 진화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헬기와 인력 등 자원을 최대한 투입해 진화가 가능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바람 방향이 남서에서 북서로 바뀌면서, 찬 공기 유입으로 기온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점도 완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오는 29일 전국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5도에서 영상 4도, 낮 최고 기온은 6도에서 14도로 예보됐으며 내륙에는 서리가 내리거나 얼음이 어는 곳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28일 경북 의성군 산림이 산불에 초토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산림청 관계자는 "기온이 높으면 건조해지는데, 비가 내린 후 기온이 낮아지면 높은 습도를 유지시키기 때문에 비가 그친 뒤에도 산불 진화를 효과적으로 만들어 주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군과 헬기까지 동원되는 등 총력을 다한 결과, 큰 불은
잡히고 있는 모양새지만 주말 동안 건조한 강풍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현장의 긴장은 여전한 상황이다. 건조하고 바람이 셀 수록 남아있는 작은 불도 쉽게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불 피해 지역 중심으로 내려진 건조 특보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건조주의보가 발효된 영천·안동·의성·영양·영덕 등의 공기는 계속해서 매우 건조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외 지역의 대기도 건조하겠다.
주말에는 비구름대를 수반하는 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가 서쪽으로부터 고기압이 확장되면서 만들어지는 차고 건조한 북서풍이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기 상층에서 지상으로 하강하면서 강풍을 유발하는 북풍은 주말에 순간풍속 초속 10~20m 정도로 강하게 불 것으로 예측됐다.
바람의 방향도 역동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서풍이 산맥을 넘으면서 더욱 건조해지게 되고, 지형 효과로 인해 강하게 불 것"이라며 "산골짜기나 산 사면에 부딪혀서 부는 바람은 역동적으로 분다. (주말 동안) 영남 일대 중심으로 바람이 급격하게 바뀌거나 순간적인 돌풍이 불 수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또 "당분간 비 소식 없이 점점 더 건조해지겠다"며 "추가 산불이 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