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광양함 원격조종수중로봇(ROV)에서 촬영한 소나 영상 캡처. 빨간 네모가 금성호 선체다. 선체로부터 뻗어 있는 형체는 그물이다. 해군 제공제주 금성호 침몰사고 실종자 10명을 찾기 위해 민간 구난업체 소속 심해잠수사가 속속 사고 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해군 원격조종수중로봇(ROV) 수색이 끝나면 해저에 가라앉은 선체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투입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실종자 10명, 선내·선체 주변 있을 가능성
지난 8일 새벽 제주 비양도 해상에서 침몰한 금성호는 고등어 등을 잡는 대형 선망어선이다. 대형선망은 본선 1척과 등선 2척, 운반선 3척 등 6척이 선단을 이뤄 어군을 찾아 움직인다. 현재 수심 80~90m 바다 아래로 가라앉은 배는 선단어선 중 본선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선에서 그물을 치고 등선에서 불을 밝혀 물고기를 그물 주위로 모은다. 이후 본선에서 그물을 조여 어획물을 가둔다. 이후 운반선이 본선에 다가가 물고기를 옮기는 작업을 한다. 당시 운반선이 자체 크레인을 이용해 물고기를 옮긴 뒤 두 번째 운반선이 다가오는 과정에서 전복됐다.
구조된 선원 진술을 종합하면 사고 당시 금성호 선내에는 2명이 남아있던 것으로 보인다. 조타실에는 선단 어선을 총괄하는 한국인 어로장 A씨, 조리실에는 한국인 조리장 B씨가 있었다. 나머지 선원 25명은 갑판에서 조업하다 배가 전복되며 바다로 휩쓸려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색 모습. 제주해양경찰청 제공이 중 15명은 사고 직후 인근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다만 심정지 상태였던 2명은 사망했다. 당초 실종자는 12명이었지만, 지난 9일부터 10일 사이 바다 속에 가라앉은 선체 주변에서 시신 2구가 발견돼 남은 실종자는 한국인 선원 8명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2명 등 모두 10명이다.
선원 대부분 '방수 작업복'을 입고 있던 터라 사고 직후 배와 함께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방수 작업복에 물이 들어가면 무거워져 물에 뜨기 어려운 탓이다. 선내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2명 외에도 실종자 8명이 선체 주변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해군 ROV 수색 끝난 뒤 심해잠수사 투입"
현재 사고 해역에는 해군 광양함과 청해진함에 각각 탑재돼 있는 원격조종수중로봇(ROV)이 번갈아가며 깊은 바다 속에 가라앉아있는 선체 주변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이고 있다.
ROV는 사람이 직접 수중 탐사나 작업이 어려운 수심에서 활용되는 무인 장비다. ROV에는 광학카메라와 음파탐지기 등 탐색장비가 탑재돼 있다. 아울러 로봇 팔을 이용해 유실물 등을 회수할 수 있다. 해군 ROV를 통해 선체 주변에서 한국인 실종자 시신 2구가 수습되기도 했다.
다만 선체와 연결된 길이 2㎞, 깊이 200m에 달하는 그물이 수중에 떠있는 상황이라 수중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0일 수중수색 당시 ROV가 그물에 걸려 몇 차례 장비를 회수했다. 아울러 시정(목표물을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최대거리)도 50㎝ 이내로 짧은 상황이다.
심해잠수사 투입은 해군 ROV 수색이 끝나야 본격화할 전망이다. 1차적으로 ROV 수색을 통해 선체 주변 지형지물과 부유물 등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ROV 수색 과정에는 해군 군함이 사고 해역에 있어야 해서 심해잠수에 필요한 장비를 실은 바지선이 다가오지 못한다.
수중수색 모습. 제주해양경찰청 제공민간 구난업체 심해잠수사가 투입되려면 바지선에서 수중수색 구역에 앵커를 설치해야 한다. 이후 수중 엘리베이터인 '다이빙벨'을 타고 감압을 해가며 위아래로 오가는 방식이다. 해군 ROV 수색이 끝나면 장애물인 그물 제거와 앵커 고정 등을 진행해 심해잠수사 투입이 가능하다.
현재 어선 침몰사고 해역에 부산시 모 민간 구난업체 소속 심해잠수사 4명과 작업에 필요한 장비를 실은 바지선이 도착한 데 이어 11일 오후 나머지 심해잠수사 7명도 도착할 예정이다.
정무원 제주해경청 경비안전과장은 "현재 해군과 민간 구난업체 관계자와 심해잠수사 투입 일정을 수시로 조율하고 있다. 현재 수중수색 환경이 좋지 않은 편이라 어려움이 많다. 언제 종료될지 모르지만 해군 ROV 수색이 끝나야 심해잠수사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