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동취재단올해 마지막 기준금리를 결정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음주 열린다. 강달러와 가계부채가 금리 인하 기조의 발목을 잡는 가운데 다음달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도 관심이다.
특히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내년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트럼프의 압박'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리 동결 전망…저성장 전망엔 고심
20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28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 회의를 연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인하하며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했지만, 시장은 이달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이 경기 침체 시기 때 나타난 1400원대 진입하면서다. 지난 4월 1400원을 '터치' 후 1300원대 박스권을 오르내리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1411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새로 썼다.
환율 상승은 대체로 2~3달 뒤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박이 한은을 고심하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가계대출도 부담이다. 금융감독원의 금융권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10월 한 달 동안 가계대출은 6조 6천억원 늘어 9월 상승분인 5조 3천억원보다 1조 3천억원 증가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이 2021년 11월 이후 최대폭인 2조 7천억원 늘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 안재균 연구원은 "아직은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가계부채 중심의 금융안정을 중시하는 만큼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고환율에도 물가가 2%를 크게 상회하지 않을 수 있다면 오히려 지금은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보다 저성장 우려에 대응해야 할 상황"이라며 "2025년으로 갈수록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수정경제전망에서 내년 및 후년도 성장률 전망치에 관심이 쏠린다"고 덧붙였다.
미국도 쉬어가기…변수는 '트럼프'
연합뉴스지난 9월 50bp(1bp=0.01%p)에 이어 10월 25bp로 연속 인하한 미국도 다음달 올해 마지막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시장은 다음달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41.3%로 예상한다. 기준금리 동결 예측은 한 달 전 21.8%, 지난주 34.7%에서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25bp 인하 기대는 한 달 전 76.8%에서 최근 58.7%로 감소했다.
가장 큰 이유는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다. 10월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2.6%로 9월 2.4%에서 반등했다. 연준의 목표치인 2%대에 안착할 수 있을지 불안이 자라고 있다.
중도 온건파로 분류되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준 총재와 비둘기파인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준 총재 등 연준 위원도 최근 금리 인하의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다만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거론된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과 하원 선거 모두 공화당을 승리로 이끌며 압도적 지지가 확인된 트럼프 당선인이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신설한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으로 임명된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연준 해체'까지 주장하고 있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트럼프 차기 대통령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연준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면서도 "백악관에서 FOMC 성명서와 유사한 형태의 통화정책 성명서를 발표하거나 대통령 또는 재무부의 구두개입을 통해 통화정책의 중립성을 흔들 확률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