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 제작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작가 강풀, 감독 김희원, 배우 신은수, 이정은,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엄태구, 김민하, 김선화, 박혁권. 박종민 기자"저는 원영이라는 캐릭터가 탐나요."(김희원)
"그래서 제게 연락을 안 했나 봐요."(주지훈)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조명가게'를 연출한 김희원 감독에게 배우로서 탐나는 인물을 묻는 질문에 그는 주지훈이 연기한 '원영'을 꼽았다. 이에 주지훈이 가벼운 농담을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조명가게'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희원 감독을 비롯해 △강풀 작가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엄태구 △이정은 △신은수 △김민하 △김선화 △박혁권 등이 참석해 작품을 소개했다.
작품은 어두운 골목 끝에 있는 조명가게에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펼쳐지는 내용을 다룬다.
가게를 지키는 사장 원영(주지훈)과 경계에 있는 사람들을 보는 간호사 영지(박보영), 버스 정류장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지영(김설현), 그 지영을 매일 만나는 현민(엄태구), 딸 현주(신은수)를 매일 조명가게에 보내며 전구 심부름을 시킨 유희(이정은) 등이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날 주지훈은 첫 연출을 선보인 김희원에 대해 "연출의 교과서"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꾸준히 하시는 모습을 봤다"며 "사전에 약속된 것이 그대로 되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훌륭한 현장이 있을까 싶었다"고 강조했다.
박보영도 "감독님이 배우다 보니 연기 동선이 복잡할 땐 직접 해보면서 수정 제안을 하셨다"며 "매일 집에 가는 길에 전화를 주셔서 촬영 어땠는지를 항상 물어봐 주셨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주지훈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에 진행을 맡은 박경림이 주지훈에게 김 감독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느냐고 묻자, 주지훈은 "한 통도 안 왔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달리 엄태구는 김 감독의 연락을 받았다며 수줍게 말했고, 김민하 역시 연락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정은은 "저는 제가 (감독님께) 연락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이번 작품을 위해 마을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현실과 판타지의 가운데가 어디일지를 고민했다"며 "골목길을 만들고 걸어갈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를 신경 썼다. 실제로 콘크리트를 깔고 만들어보니 저도 놀랐다"고 덧붙였다.
작품 속 빨간 구두를 신고 이 길을 걸어 다니는 김선화는 "테스트 촬영을 하면서 비슷한 느낌의 골목길을 간 적이 있었다"며 "사람이 살지 않는 동네다 보니 스산하고 으스스하면서 희한한 느낌을 받았는데, 당시 냄새, 습한 기운, 그런 것까지 구현돼 흥미로웠다"고 떠올렸다.
배우 신은수와 박보영. 박종민 기자신은수도 "골목길 초입에 서 있으면 길게 보인다"며 "그 길을 걸으면 어둡고, 무섭고, 생동감 있는 공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배우들 사이 호흡 얘기도 나왔다. 이정은은 작품 속 딸로 나온 신은수에 대해 "제가 만난 딸 중에 나이가 가장 어리다"며 "배우가 흡입력이 좋았다. 딸처럼 소중하게 대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은수도 "저희 엄마 최고"라고 웃었다.
영화 '안시성'에 이어 김설현과 재회한 엄태구는 "너무너무 좋았다"며 "8부작이 아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에 김설현도 "전보다 훨씬 호흡이 좋았다"며 "배려도 많이 해줘서 너무 좋은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김희원과 친한 사이로 알려진 박혁권은 "감정이 안 올라오면 직접 올려주기도 했다"며 "나중엔 다그치기도 했지만, 그래도 편했던 현장이었다"고 웃었다.
김희원 감독과 강풀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명가게는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해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박종민 기자강풀 작가는 "조명가게에 많은 인물이 나오다 보니 만화로는 인물과 인물 사이 관계를 풀지 못한 게 많았다"며 "영상으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표현됐다. 원작보다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희원도 "배우들이 영혼을 담아서 보여줬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시리즈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와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선 "흥행 경쟁은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지를 고민했다"며 "조명가게의 정서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명가게는 내일(4일) 디즈니+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