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계엄 반대 집회를 지나치고 있다. 연합뉴스비상계엄 사태 이후 세계 주요국이 한국 여행을 경고하고 나서면서 여행업계가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연말 특수를 놓칠까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특히 향후 집회·시위가 확산하면 차량 운행이 차단되고 도심 내 도보 이용도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에 여행업계 매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 한국 가도 돼요?"…문의 전화 쇄도
8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일본, 유럽 등지에서 예약한 단체 외국인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취소하고 있다. 업계는 중국 무비자 수행, 크리스마스 시즌 등으로 기대했던 여행특수가 위축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해외 지사 등을 통해서 '지금 한국에 여행을 가도 되느냐'는 식의 문의 전화가 꽤 들어오고 있다"면서 "아직 계엄 사태가 발생한지 며칠 안 돼 유의미하게 숫자로 나타나는 것은 없지만 조금 걱정되는 상황이긴 하다"라고 말했다.
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향후 쏟아질 것으로 예상 되는 도심 집회·시위도 여행업계 입장에서는 부담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여행 국가를 선택할 때 그 국가가 가진 어떤 이미지와 느낌을 기대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정국이 불안정한 상태라면 아무래도 여행객 입장에서는 한번 더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 영국 외무부는 계엄령 반포 다음날인 지난 4일 "계엄이 해제됐지만 광화문과 대통령실·국회 일대 시위가 예상된다"며 한국을 찾는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우크라이나까지 방한 '경고'…아웃바운드는 '양호'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계엄 반대 집회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설상가상으로 전쟁 중인 이스라엘까지 지난 3일 밤 외무부가 직접 성명을 통해 "이 나라(한국)를 방문할 필요성을 검토해보라"고 자국민에게 알렸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도 지난 4일 계엄 해제를 알리면서 "대사관 공지를 따르고 대규모 행사 참여를 자제하며 현지 당국의 권고를 따르라"고 자국민에 당부했다.
다만, 외국인들이 입국하는 인바운드(Inbound) 시장과는 달리, 우리나라 사람이 해외로 여행을 가는 아웃바운드(Outbound) 시장은 큰 타격이 없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아웃바운드 시장은 괜찮을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 실정을 잘 알고 있고, 또 그런 데(정치적인 이슈) 익숙한 편도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아웃바운드를 주력으로 하는 한 여행업체 관계자도 "현재 업계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 '1일 예약 증감률'인데, 아직까지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일 한국관광공사, 관광협회중앙회, 한국여행업협회 등 관광업계에 공문을 보내, 계엄 사태 이후에도 한국의 주요 관광지는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 운영 중이라는 상황을 관련 업계와 방문 예정자들에게 전파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