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윤창원 기자12·3 내란사태로 국민 인권이 침해됐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36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공동행동)'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을 향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퇴진을 요구했다.
공동행동은 세계인권선언 76주년을 기념해 열린 2024 인권의 날 기념식이 열린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 선포로 온 국민의 인권이 침해 당했다"며 "입장조차 내지 못한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즉각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인권위가 비상계엄 사태에 침묵하는 것을 두고 "인권의 마지막 보루라고 불리는 인권위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지 못하고 여전히 현 정권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상계엄에 대한 의견표명에 반대하는 안 위원장과 김용원, 이충상 상임위원 모두, 이제 국민과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퇴진하는 일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동행동은 인권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려던 안 위원장을 막아서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양측은 두 차례 대치했으나 큰 충돌 없이 상황이 종료됐다. 안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비상계엄과 관련해 인권위 전원위원회에 이미 안건이 상정됐다"며 "어제 많은 의견이 있었고 그 부분을 최대한 빨리 수렴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전날 열린 제23차 전원위원회에서 '대통령의 헌정 질서 파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인권위 직권조사 및 의견 표명의 건'을 상정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안건을 오는 23일 다시 상정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된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는 국민훈장 석류장 1명, 대통령 표창 1명, 인권위원장 표창 개인 부문 4명, 단체 부문 5곳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