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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부유한 대한민국…'현재와 통일신라시대'

역사상 가장 부유한 대한민국…'현재와 통일신라시대'

핵심요약

번영의 키워드는 '열린 세계관과 자유무역'
신라의 개방은 조선의 쇄국과 극명 대비
3개 실크로드에 연결된 나라 = 신라와 당
2025 APEC 앞두고 신라문화 재조명
박천수관장 "열린 세계관 보여주려는 것"

아프간 내전 중 파괴된 바미안 석굴. 왼쪽에 있는 굴의 모습이다. 경북대 박물관 제공 아프간 내전 중 파괴된 바미안 석굴. 왼쪽에 있는 굴의 모습이다. 경북대 박물관 제공 
한민족 역사상 가장 개방적으로 세계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운 시절이 두 번 있었다. 하나는 통일신라시대이고 다른 한 때는 21세기 대한민국이다.

두 시기 동안 번영이 가능했던 핵심 이유는 '열린 세계관'과 '자유무역'이다. 21세기의 한국은 지난 세기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거치며 제조업 르네상스를 이뤘고 세기말과 21세기에는 산업기술의 첨단화와 문화콘텐츠 제작의 혁명적 변화를 이루며 선진국대열에 진입했다.

2024년 대한민국은 한민족 역사상 최고로 부유한 삶과 강한 국력을 갖춘 황금기를 맞고 있다.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이 개방된 자유무역과 선진경제권 모방 및 따라잡기, 혁신의 과정을 거치며 이뤄진 것 처럼, 신라는 1500년전 벌써 번영의 길이 개방성과 자유로운 무역에 있음을 알아채고 전 세계를 향해 문호를 활짝 열어 제쳤다.

삼한 통일을 놓고 3국이 다투던 시절만 해도 영남지역의 맹주에 불과했고 문화적 수준도 보잘 것 없었지만 7세기(668년) 통일을 이룬 뒤 일관되게 유지한 대외 개방과 자유무역정책이 신라를 세계적 국가로 업그레이드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게 정설이다.

14세기 건국된 조선이 친명사대와 폐쇄적 국가운영으로 일관하다 결국 왜란 호란 일본병합의 흑역사를 초래했던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유라시아 실크로드가 중국을 거쳐 신라 경주까지 이어져 있다.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팜플렛 캡처 유라시아 실크로드가 중국을 거쳐 신라 경주까지 이어져 있다.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팜플렛 캡처
유라시아 실크로드와 신라유물 연구에 힘써온 박천수 경북대 박물관장은 26일 "실크로드에서 초원로 사막로 해로가 모두 연결된 나라는 당과 신라였고 신라수도 경주는 3개 실크로드와 모두 연결된 유라시아 유일의 도시였다"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동북아 중심국가로 성장한 원동력은 열린 세계관을 바탕으로한 외교와 무역이었다"고 밝혔다.

도시 전체가 노천박물관이라고 할 정도로 고대유물이 많은 경주에는 신라가 로마와 소아시아, 페르시아, 스키타이, 동남아 국가들, 당나라로부터 수용한 문물들의 흔적이 차고도 넘칠 만큼 많다. 대표적인 유물로 꼽히는 건 로마 유리기(琉璃)와 기마민족의 황금문화, 페르시아 유리기, 은기, 이슬람유리기, 홍옥수 침향, 서구문화가 반영된 석조각 등이다.

경주시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로마유리기. 이재기 기자  경주시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로마유리기. 이재기 기자 금제사리함. 이재기 기자 금제사리함. 이재기 기자
불교 사찰의 불상과 탑, 석등 같은 석조각상에는 서구인의 곱슬머리와 우람한 체구 등과 같은 서양과 중앙아시아의 문화적 흔적들이 광범위하게 흡수돼 있고 신라의 왕관과 불상, 금제장신구에는 기마민족의 황금문화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는 특징들이 다수 발견된다.

연주사자공작문 경주박물관 소재. 이슬람의 영향을 받은 흑적이 뚜렷하다. 이재기 기자 연주사자공작문 경주박물관 소재. 이슬람의 영향을 받은 흑적이 뚜렷하다. 이재기 기자 경주 성덕왕릉의 모습. 이재기 기자 경주 성덕왕릉의 모습. 이재기 기자 원성왕릉 앞을 지키고 있는 석 서역인상. 곱슬머리와 부리부리한 눈동자, 수염 등이 서역인의 형상이다. 이재기 기자 원성왕릉 앞을 지키고 있는 석 서역인상. 곱슬머리와 부리부리한 눈동자, 수염 등이 서역인의 형상이다. 이재기 기자
고고학계에서는 통일신라의 수도 경주는 문화적 다양성 만큼이나 외국인들로 넘쳐난 국제도시였고 규모면에서도 인구가 100만명에 이르는 등 6세기 이후 로마, 알렉산드리아와 함께 세계 3대도시의 반열에 들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가사유상과 석사자상. 중국과 서역의 제작양식을 본떠 만들어진 유물들이다. 이재기 기자 반가사유상과 석사자상. 중국과 서역의 제작양식을 본떠 만들어진 유물들이다. 이재기 기자 고구려인들이 착용했던 조우관 둔황의 막고굴에서 발견된 그림을 바탕으로 복원했다. 경북대박물관 제작고구려인들이 착용했던 조우관 둔황의 막고굴에서 발견된 그림을 바탕으로 복원했다. 경북대박물관 제작서역 황금문화의 영향을 받은 금관. 이재기 기자 서역 황금문화의 영향을 받은 금관. 이재기 기자
경북대박물관은 26일부터 부설 박물관(대구시 북구 산격동 경북대캠퍼스)에서 신라와 실크로드 대문명교류사를 조명하는 실크로드.신라유물 전시회를 개막했다. 전시는 2025년 5월까지 계속된다.

박 관장은 "실크로드 연구는 인구절벽과 다문화사회에 직면한 한국사회에 고대 유라시아의 개방성과 상생의 이념을 제시하고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지적, "이번 전시를 통해 신라의 열린 세계관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의 경주 개최를 앞두고 경북도는 경주의 문화적 우수성과 한국의 발전상을 세계 정상들에게 홍보할 좋은 기회로 보고 11월28일~12월14일까지 경주엑스포 전시장에서 신라와 실크로드 유물전을 가졌다. 내년에도 다양한 신라문화 관련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길은 사람과 물자 문명을 이어준다. 고대 신라가 천년 동안 위대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그 길을 통해 문화.지식을 나누며 세계와 교류를 이어갔기 때문이고 문화적 포용성과 개방성을 갖추게 된 것도 실크로드 덕분이다"고 밝혔다.

※기사에 첨부된 사진 가운데 전시회와 관계없는 내용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현장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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