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29일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습작업을 하고 있다. 무안(전남)=황진환 기자제주항공 참사 당시 사고기체 기장과 관제탑의 교신이 원활치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충돌에 따른 조종사의 비상선언 이후 교신이 끊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경수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은 30일 오후 브리핑에서 사고기체가 비상착륙을 하기 직전 관제탑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유 정책관은 "사고 당일 오전 8시59분쯤 조종사가 조류충돌로 비상선언을 하고 '복행하겠다'고 관제탑과 교신했다"며 "이와 관련된 관제사의 지시 유도 과정에서 어느 순간에 소통이 원활치 않고 단절됐다. 이후 기체가 착지하고 충돌하는 상황이 전개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사고기체가 조류충돌로 첫 착륙에 실패하고 방향을 바꿔 비상 착륙하기까지 관제탑과의 교신이 불가능에 가까운 지장을 겪었다는 얘기다. 사고기체는 당일 오전 8시59분 '메이데이'(조난신호) 선언 뒤, 9시2분 활주로에 착지한 다음 9시3분 충돌 사고를 입었다.
착륙 자세를 가다듬기 위한 복행, 연료 소모를 위한 충분한 선회 등 없이 이 3분간 재착륙이 시도됐다. 관제탑과의 교신이 불가능했던 이 시간 기체에 급박한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부는 다만 블랙박스 분석 전까지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 정책관은 "어떤 이유에서 그런 상황이 생겼는지는 모든 게 다 추정일 뿐"이라며 "음성기록장치와 비행기록장치를 조합해서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무안공항 관제사 면담 등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전날 확보한 블랙박스의 분석도 착수했다. 미국 측 인력도 블랙박스 분석에 참여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사고조사 참여를 위해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 2명, 보잉사 2명이 이날 저녁 국내에 도착한다. 조사 참여를 협의 중인 기체 엔진 제작사 CFMI 측은 아직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