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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지연율 높았던 제주항공 늑장 대응…뒤늦게 "정비인력 확충"

기업/산업

    정비지연율 높았던 제주항공 늑장 대응…뒤늦게 "정비인력 확충"

    [제주항공 참사]
    정비지연 최다 항공기 상위 10대 중 9대 제주항공 소속
    정비지연율은 대한한공.아시아나 항공의 두 배
    "철저하게 점검" 재차 주장하다 여론에 떠밀려 충원
    제주항공 "정비인력 확충해 국토부 가이드라인 넘길 것"

    서울 강서구 제주항공 서울지사 모습. 황진환 기자서울 강서구 제주항공 서울지사 모습. 황진환 기자
    탑승자 179명이 숨진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회사 측은 "항공기 정비를 제 때, 철저하게 한다"고 설명했지만 정비지연이 가장 많이 발생한 항공기 10대 중 상위 9대는 제주항공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비지연율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두 배 수준이었다.

    부실 점검 우려에 대해 제주항공은 "철저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재차 주장하다가, 정비 인력 부족에 따른 인력 피로도 증가와 점검 및 검사의 질 저하 등의 지적이 이어지자 뒤늦게 운항량을 축소하고 정비 인력을 확충하겠다고 나섰다.

    정비인력, 국토부 가이드라인 하회…정비지연으로 이어져

    지난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나온 국토교통부 자료는 제주항공의 정비 지연율이 타 항공사보다 여실히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국토교통부가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의 질의에 따라 제출한 서면 질의·답변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제주항공의 정비지연율은 1%로 타항공사보다 높다"며 "제주항공의 정비분야 상시점검 횟수를 2배로 확대해 안전 관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정비지연율은 0.5% 미만이다.

    제주항공의 정비 지연 사유로는 예방점검이 313건(34%)으로 가장 많았다. 대체기 부족 216선(23%), 주기점검 158건(17%), 항공기 결함해소 141건(15%), 기체손상 95건(10%)이 뒤를 이었다.

    이런 정비지연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정비인력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2023년말 제주항공의 항공기 한 대 당 정비 인력(총 정비사 수를 항공기 보유 대수로 나눈 수치)은 11.2명으로 대한항공(16.5명)과 아시아나항공(1.61명)을 하회하는 것은 물론 국토교통부가 권고한 최소 기준(12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542명이었던 정비인력을 지난해 469명으로 13.4% 줄이면서도 대폭 줄였지만 같은 기간 여객기 월평균 운항시간은 비슷한 수준(421시간→418시간)을  유지했다.

    제주항공 "철저 점검" 말하다 여론 떠밀려 "정비인력 확충"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습작업을 벌이고 있다. 무안(전남)=황진환 기자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습작업을 벌이고 있다. 무안(전남)=황진환 기자
    이번 참사 이후 제주항공은 항공기 점검과 정비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해왔다.

    제주항공 송영훈 경영본부장은 사고 직후인 29일 "계획된 일정에 맞춰 항공기 정비를 제때 제때 철저히 하고 있고 계획된 정비, 일상적으로 출발 전후에 이뤄지는 모든 정비 등을 한치에 소홀함 없이 꼼꼼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고, 30일에도 "철저히 계획된 안전 점검을 하고 이슈가 발생하면 즉각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비인력 부족에 따른 안전 우려 등의 지적이 이어지자 회사 측은 뒤늦게 운항량을 축소하고 정비인력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주항공 김이배 대표는 지난 3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3월까지 동계 운항을 10~15% 감축해서 운항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며 "항공기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정비 인력을 확충해 안전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정비인력 확충 규모에 관련해 송경훈 경영본부장은 "올해 상반기에 45명, 하반기에 34명이 충원되어서 전체 (정비 인력) 숫자는 국토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정한 12명(항공기 한 대당 정비 인력 수)을 넘은 12.7명이 된다"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38명을 추가로 채용하고 하반기 중에 27명을 채용해 내년 말 기준 약 560명으로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BS노컷뉴스는 '제주항공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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