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법원이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불법이자 무효라며 반발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김태헌 기자.
[기자]
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첩니다.
[앵커]
공조수사본부가 청구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법원에서 발부하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죠?
[기자]
네 서울서부지법이 오늘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기관의 강제적인 신병 확보 필요성을 사법부가 헌정사 처음으로 인정한 겁니다.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청구한 건 어제 0시였고요, 법원은 30시간을 훌쩍 넘기는 심리 끝에 결국 체포영장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앵커]
네. 체포영장 발부 사유가 궁금한데 전해주시죠.
[기자]
공수처는 오늘 오전 10시 반쯤 브리핑을 열고 '내란 수괴' 혐의가 적시된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유를 세 가지 정도로 설명했습니다.
우선 윤 대통령이 정당한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소환에 불응할 우려가 있으며, 또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인정된다고 법원이 판단했다는 겁니다.
그동안 공수처가 대통령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법원이 공수처의 수사 권한을 일정 부분 인정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모습. 황진환 기자[앵커]
그렇다면 공수처가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곧바로 집행할요.
[기자]
우선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은 내년 1월 6일, 즉 다음주 월요일까집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아직 집행 시기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지만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이상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체포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또 형사소송법 상으로도 수사기관은 발부된 체포영장은 집행을 해야 하고요 만일 집행하지 않으면 법원에 그 사실과 이유를 통지해야 합니다.
공수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협의를 거쳐 윤 대통령이 거주 중인 서울 한남동 관저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전망입니다.
법조계에선 이번주 후반쯤 체포영장이 집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앵커]
문제는 윤 대통령의 대응일텐데,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도 불응한 윤 대통령이 순순히 대통령이 체포에 응할까요.
연합뉴스[기자]
사실 윤 대통령 측이 체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경호처가 영장 집행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대통령 경호처는 오늘 체포영장 발부 직후 "적법 절차에 따라 경호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입장을 냈거든요.
이런 이유에서 공수처는 영장 집행을 방해하면 특수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경고 공문도 조만간 경호처로 보낼 방침입니다.
[앵커]
체포영장과 함께 수색영장도 발부됐다고요.
[기자]
네. 법원은 체포영장과 함께 수색영장도 발부했는데요.
윤 대통령 신병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지난 몇 차례 불발됐던 대통령실과 관저에 대한 수색을 함께 진행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런데 이 대목은 경호처의 방어 논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경호처의 방어 논리요?
[기자]
네. 대통령 관저는 1급 군사 보안시설로 분류가 됩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이런 군 보안시설에 대해 압수나 수색을 하려면 기관장 허가가 필요합니다.
체포영장에 대해서는 영장 집행을 막을 규정이 없지만, 수색영장은 다르거든요.
통상 체포영장과 수색 영장은 같이 집행되기 때문에 바로 이점을 경호처가 역으로 이용해서 반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윤 대통령 체포가 이뤄지면 공수처나 인근 경찰서에 신병을 두고 공수처 조사를 받게 되고요, 차후 서울구치소에 구금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네요.
윤 대통령 측은 체포영장에 대해 즉각 반발했죠?
[기자]
네. 윤 대통령 법률 대리를 맡은 윤갑근 변호사는 곧바로 서울고검 기자실 앞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수사 권한도 없는 기관이 청구한 영장이 발부됐다면서 체포영장 자체가 불법이고 무효라고 주장했는데요.
연신 '적법'을 강조하고 나서면서도, 나중에 공수처가 아닌 경찰이 체포하면 응할 거냐는 물음에는 명확한 답을 피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 첫번째 변론준비기일인 27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배보윤(앞쪽부터)배진한, 윤갑근 변호사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인서트/윤갑근]
"군사작전 하듯이 밤 12시에 영장이 청구되고, 중앙지법에 당연히 청구돼야 하는 영장이 영장 쇼핑하듯이 서부지방법원에 가서 청구가 됐습니다. 이것은 불법 무효인 영장이 틀림없습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과 체포영장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헌재 연구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논리가 성립될 여지가 적어 보인다면서 헌재가 각하 결정을 내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죠. 사회부 김태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