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황동혁 감독은 캐스팅을 번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저희가 왜 이 작품을 이 배우랑 해야만 했는지를 결과물로서 기자, 시청자분들에게 보여주는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 제공"박정희 대통령 시대부터 대마초나 마약이 문제 됐던 연예인 사례들을 찾아봤는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그룹 빅뱅 출신 최승현(탑)을 캐스팅한 배경을 언급했다.
황 감독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70년대부터 쭉 있더라. 당시 4년 정도 출연 정지를 했다가 풀어줬다고 했다"며 "이후 정부에서 조치를 취한 건 아니지만 유명한 분들도 대부분 4년 안에 돌아와서 활동했더라"고 밝혔다.
그는 "(탑의 마약 사건이) 6~7년 정도 지나서 문제가 없을 줄 알고 발표했다. 문제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면 발표도 안 했다"며 "그런데 너무 여론이 좋지 않아서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제가 생각이 짧았다고 얘기드리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렇게까지 용서를 못 받은 상태인 줄은 사실 몰랐다"며 "음주 관련된 기준이 옛날보다 강해졌듯이 대마초를 한 연예인에 대해서도 기준이 높아졌다는 걸 제가 미처 몰랐다"고 덧붙였다.
극 중 래퍼 타노스를 소화한 최승현. 넷플릭스 영상 캡처황 감독은 작품 속 래퍼 타노스 역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최승현을 염두에 두고 쓴 인물은 아니"라며 "한국이 원래 마약 청정국이었는데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마약 문제가 심각해져 이런 문제를 다룰 인물이 필요했다. 젊은 층이 힙합을 좋아해 래퍼를 꼭 넣고 싶다고 설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 세상 텐션을 보여줄 배우가 필요했다. 오디션을 많이 봤지만 찾기가 힘들었다"며 "연출부 캐스팅 리스트에 최승현이 있다고 해 오디션을 봤는데 타노스의 광기를 잘 보여주고 어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 상황과 비슷하고 어떻게 보면 자신을 희화화할 수도 있는 인물이라 (작품을) 할까 싶었다"며 "이 친구도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나름 용기를 냈다고 생각한다. 첫 리딩 당시에 땀을 비 오듯이 흘리더라"고 전했다.
황동혁 감독. 넷플릭스 제공황 감독은 최승현의 연기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전적으로 감독의 책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승현의 연기를 제가 오케이한 것"이라며 "제가 생각한 것보다 과했다고 하면 오케이를 안 하고 다시 시켰을 거다. 저는 타노스를 그렇게 묘사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OX버튼을 누를 때 버튼을 입으로 누른 장면도 제가 시킨 것"이라며 "갈 때까지 가는 캐릭터로 승부를 보는 수밖에 없었다. 극명한 호불호가 나오는 건 제 극단적인 선택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최승현은 지난 2017년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의경으로 군 복무 중 혐의가 적발되면서 강제전역 조치, 남은 기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쳐야 했다.
한편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여하는 성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을 그린다.
전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시청 순위를 기록하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시즌2는 한때 미국, 프랑스, 멕시코, 영국, 홍콩, 터키 등 총 93개국 전 세계 차트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