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지난 5일 '주 7일 배송서비스'를 시작하며 쿠팡과의 배송 경쟁에 나섰다.
'주 7일 배송' 안착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택배 기사들의 과중한 업무를 해소하는 것이 주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서비스 도입과 함께 택배 기사에게 '수입 감소 없는 주 5일 근무'를 약속했다.
수입 감소 없는 주 5일 근무는 CJ대한통운이 기존 배송 구역은 보장하면서 탄력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3인 1조, 4인 1조 등 조를 편성해 교대로 휴일인 기사들의 구역을 백업해주는 방안이다.
사회적 합의에 따른 가이드라인인 주당 60시간 근무를 준수하면서 실질적인 휴식일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장에서는 '실정을 모르는 일'이라며 탄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주 7일 배송'이 시작된 날 인터넷 한 게시판에는 자신을 현직 CJ배송기사로 소개한 이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회사에서 발표한 주 5일제와 현실은 다르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CJ는 주 7일 배송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5일 휴무는커녕 2주에 하루를 쉰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누군가 남은 2일을 배송해야 하는데 CJ는 대체 인력을 전혀 공급해주지 않고 각 지점 대리점 소장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CJ대한통운 배송기사 김별씨.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해당 글이 올라오고 취재진이 또 다른 기사를 만나보니 그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다.
전북 전주에서 일하는 배송기사 김별씨도 "주 5일 근무는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격주로 주 5일은 가능할 수도 있으나 대리점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첫 주말에는 주말 배송을 감당하는 데 대리점 소장의 가족까지 동원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수입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다른 기사들 구역까지 더 많은 물량을 커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과로사하라는 소리와 같다"고 하소연했다.
또 일요일 배송을 하더라도 평일 대비 배송 물량이 적어 수익률이 떨어진다고도 했다.
김씨는 "토요일에 쇼핑몰 등 업체에서 (집화) 기사가 물건을 픽업하고 보내면 일요일에 받아 배송을 하게 되는데 토요일에 이런 업체들이 쉬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은 양을 배송하기 때문에 벌어들이는 수입은 적고, 배송 시간도 늘어나기 때문에 기사들 사이에서는 '기름값도 안나온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가족과 함께 쉴 수 있는 일요일 휴일이 사라진 것도 배송기사들이 손꼽는 문제 중 하나였다.
유튜브 '전북CBS노컷뉴스' 채널에 올라온 댓글.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관련 영상에 배송기사라고 댓글을 올린 A씨는 "딸이랑 놀아줄 유일한 일요일이 없어졌다"며, "쉬고 싶으면 다른 기사가 제 구역을 대신해줘야 하는데 힘든 구역을 맡고 있는 기사는 눈치 보여서 쉬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B씨도 "일요일에 쉰 기사가 월요일에 3인분을 배송하고 편의점 픽업까지 하루 종일 헤매고 밥도 못 먹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배송보다 집화를 주 수입으로 하는 기사들은 월요일에 휴일이 걸려도 집화 때문에 출근을 해야 해서 고충이 더 크다"는 댓글도 있었다.
앞서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가 기본협약 합의안에 찬성함에 따라 '주 7일 배송'을 시행하기로 밝혔다. 또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 전체를 대상으로 휴가 제도를 확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