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글로벌 대기업 등의 최고경영자들과 개별면담을 하고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미국 유학파 출신인 김 지사는 유창한 영어 구사력으로 직접 대화를 주도해오고 있다. 경기도 제공대권 잠룡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제·외교 무대에서의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정직함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영문속담을 인용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이라고 밝혔다.
24일 김 지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 직후 동행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어 "오직 국가와 국민을 향해 '크게 간다'는 게 정치인 개인으로서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본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honesty is the best policy)'라는 문장의 의미를 제대로 깨우치는 데 30년 이상이 걸렸다"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정직이 곧 '최고의 전략(best strategy)'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정치를 하면서도 정직함으로 나라를 위하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Best storytelling(가장 좋은 서사)'이라고 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그는 "경제와 정치, 외교 분야에서 힘을 쏟으려고 한다"며 "국제관계에서도 정직함은 곧 신뢰를 의미한다. 그런데 지난 바이든 정부가 '가치'를 말할 때 윤석열 정부는 가치가 아닌 '이념(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제 트럼프 2기 정부가 등장하면서 가치가 아닌 '이익'과 '사람(인맥)'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가게 됐다"며 "북한 김정은 얘기 나오니까 탑다운 방식을 고수하는 트럼프가 주저함 없이 'I will'이라면서 만나러가겠다고 하지 않는가. 사람 중심의 외교 네트워크, 대인관계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국제정세의 흐름을 짚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경제분야 핵심 참모였던 게리 콘 IBM 부회장을 만나 면담하고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모습. 스위스 다보스 포럼 참가 중 진행된 개별면담이다. 경기도 제공이와 함께 김 지사는 국내 유권자들의 정치적 인식과 태도 변화를 풀이했다. 탄핵집회 현장이 과거와 달리 정당 중심이 아닌, 다양한 계층의 시민 연대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한 견해다.
김 지사는 "정치인들이 모르는 도도한 어떤 물결이 있을지 모른다"며 "그런데 거기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착각을 하곤 한다. 다 지나고 나서야 그런 흐름이었구나 하고 뒤늦게 생각할 때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시위 문화가 완전히 달라진 것도 국민들 생각에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소위 기득권들은 마치 '노아의 방주'에서 비로 인해 다 죽는데도 노래하고 술먹고 춤추는 것처럼 민심의 변화에 민감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측면에서 자신이 속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빼놓지 않았다. "민주당은 지금 신뢰의 위기다"라며 "민주당에서 여론조사검증위원회가 아니라 '민심바로알기위원회'를 만들어 국민들 마음을 제대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다보스의 한 카페에서 동행 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모습. 경기도 제공아울러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놓고 봐서 조기대선 시 계엄과 내란을 주도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정권을 다시 잡는다는 것은 '비극'이다"라며 "그럴 경우 민주주의의 커다란 오점이자 후퇴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동연 지사는 "그렇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위해 저는 몸을 던져서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다만 "개인의 정치적 욕심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을 위해 뭘 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 같다"며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한 확답을 피했다.
대선 출마 여부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고민과 행동이 먼저라는 의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