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강남구 삼성역 앞 미끄러워진 길을 걸고 있는 시민들. 나채영 기자"지하철 계단이 얼어서 넘어질 뻔 했어요"
7일 오전 8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역 4번 출구 앞. 직장인 권오균(50)씨는 눈이 내려앉은 빙판길에서 조심스럽게 걸으며 이 같이 말했다. 경기도 과천에서 삼성역까지 평소보다 20분 더 걸렸다는 김지현(30)씨는 "버스도 눈 때문에 밀릴 것 같아서 지하철을 탔다. 거리가 너무 미끄럽다"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삼성역 인근 은행 앞에서는 건물 관리인들이 염화칼슘을 뿌리며 길을 정리했지만, 곳곳에 남아있는 얼음 탓에 시민들의 불안한 발걸음은 이어졌다. 급한 걸음으로 서두르다 엉덩방아를 찧는 사람도 있었다. 잠실에 거주한다는 최미진(45)씨는 "(빙판길에) 제가 미끄러지니까 저희 딸도 넘어져 다리를 다쳤다"며 울상을 지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인천·경기북서부, 경기남부, 강원남부내륙, 충청, 전라, 경상서부내륙, 경북북동산지, 제주산지·중간산, 제주동부에는 시간당 3~8cm의 눈이 내렸다. 수도권과 강원에는 시간당 1cm 미만의 눈이 관측됐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5~10cm의 눈이 쌓였다. 전북 일부 지역은 15cm 이상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전날 오후 1시부터 이날 오전 6시 사이 기준 적설량은 강북(서울) 5.4cm, 백암(용인)8.5cm, 장호원(이천) 10.0cm, 파주 6.4cm, 강원 서원(횡성) 6.7cm, 충청 서천 8.2cm, 전라 동향(진안) 15.9cm, 경상 북상(거창) 9.4cm, 제주 한라산남벽 4.9cm로 집계됐다.
충청권은 오후까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전라권은 8일까지, 전라 서해안은 9일 오전까지 강설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서남권, 동남권)과 인천, 일부 경기남부의 대설특보는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해제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쌓인 눈이 얼어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차량 운행시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저속 운행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