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 의해 목숨을 잃은 김하늘 양을 추모하는 꽃과 과자, 인형 등이 학교 담장 끝까지 줄 서 있다. 고형석 기자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을 살해한 뒤 자해한 40대 여교사에 대한 대면 조사가 일주일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살인 사건에서 필수적인 피의자 조사가 계속 미뤄지면서 수사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전담수사팀에 따르면, 살인 혐의를 받는 교사 명모씨에 대한 경찰 대면조사가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명씨는 말을 못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아직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의사 소견에 따라 대면 조사가 미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명씨의 상태가 계속 바뀔 수 있는 만큼 대면 조사 일정이 언제 잡힐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이에따라 체포영장 집행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명씨는 지난 10일 범행 직후 자해를 시도해 응급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그는 수술 전 범행을 인정한 뒤 돌봄교실에서 마지막으로 나오는 김 양을 범행 대상으로 삼고, 책을 주겠다고 유인해 시청각실 안에 있는 자재실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
대전서부경찰서 김장현 형사과장은 CBS와의 통화에서 "빠른 시일 내에 피의자 진술을 들어 사건 내용을 정리해야 하고, 나머지 수사도 피의자 조사와 같이 병행되는 게 좋겠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른 부분 먼저 수사를 진행하고, 피의자 조사가 이뤄지는 순서로 진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피의자가) 중환자실에 있어서 누군가와 상의하거나 증거를 조작할 가능성은 전혀 없기 때문에 현재까지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도 했다.
대신 경찰은 현재 PC와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마치고 분석 중인 상황이다. 압수물 분석을 통해 계획 범죄 여부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또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명씨의 범행 동기와 심리, 계획범죄 여부 등 범죄 관련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명씨가 김 양을 살해하고 자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육종명 서부경찰서를 전담팀장으로 서부경찰서 형사와 대전경찰청 형사기동대, 사이버수사대, 디지털포렌식계, 유족 지원을 위한 여성보호계 등 모두 63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꾸려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