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서울역 승차장. 류영주 기자철도 승차권을 다량 구매한 뒤 취소해 다른 고객의 승차권 구매에 지장을 준 승객의 88%가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연간 취소금액이 1천만원 이상, 취소율이 95%나 됐음에도 한국철도공사가 모니터링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승차권 다량구매 후 취소한 승객 88% '미적발'
20일 감사원은 한국철도공사 정기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철도승차권 다량구매·취소자에 대한 조치 미흡 등을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연간 승차권 취소금액이 1천만원 이상이며 취소율이 95% 이상인 고객 139명 중 단 16명만 모니터링으로 적발했다.
특히 총 취소금액 1억원 이상인 5명은 최근 5년 동안 총 29억3천만원의 승차권을 구매한 후 29억800만원의 승차권을 취소(취소율 99.2%)했음에도, 철도공사는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레일톡 어플리케이션이 아닌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구매한 회원과 우수회원, 운행일 당일 혹은 전날 취소하는 회원 등을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하는 허점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한국철도공사 사장에게 "국민의 승차권 구매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모니터링 기준을 합리적으로 보완하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서울역 전광판에 설 승차권 예매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 류영주 기자음주운전 적발 당일 열차 운행한 기관사도 적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철도공사 직원이 오히려 승진하거나 표창을 받는 등 인사관리가 부실했던 점도 지적됐다.
감사원이 감사기간 중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186명의 직원에 대한 인사관리를 분석한 결과, 징계 대상인 인원 중 37명이 승진하고 44명이 표창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기관사 등 철도종사자가 음주운전에 적발된 당일 열차를 운행하거나 승강장안전문(PSD) 점검업무를 수행한 사례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음주운전 적발 관련자에 대한 내부징계 규정에 따라 적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하고 음주감지기·측정기를 구비하도록 했다"며 "안전한 철도 운영을 위해 철도종사자에 대한 음주측정 및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감사원은 △침목 납품검사 부당 처리로 열차운행의 안전성 저해 △고속열차 운행 확대 방안 마련 필요 △병가기간 중 국외여행 직원에 대한 복무 관리 소홀 등을 지적하며 철도공사와 국토교통부 등에 주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