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이후 세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은행들도 하나둘 가산금리 인하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하에 힘을 싣는 듯한 발언을 최근 내놓고 있는 것도 은행권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p) 내리기로 결정했다. 12·3 내란사태로 인해 내수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압박 등으로 대내외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권 안팎에선 한은이 지난해 11월 이후 석 달 만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은행 대출금리 하락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상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서 산출한다.
은행들은 지난해 두 차례 한은 기준금리가 내렸지만,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는 내리면서도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그사이 높여왔던 가산금리는 그만큼 내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미 국내 5대 시중은행 중 일부는 정기예금 금리가 2.95%로 내려앉았고, 이번 금리인하에 따라 3.00%의 예금 금리를 유지해왔던 은행들의 추가 수신금리 인하 가능성이 예상된다.
'이자 장사' 논란에 대해 금융당국에서는 이미 기준금리 반영을 주문하는 메시지가 나오는 상황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대출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가 됐다"고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 20일 은행장 간담회 후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금리에 반영될 시기"라며 "올해 1분기에는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25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은행권 가산금리 추이 등을 점검해 지난 10월 이후 세 차례 인하된 기준금리가 가계‧기업 대출금리에 파급된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서울 일부 지역 부동산 회복세, 이사철 매매수요 등이 금리인하 기대감과 맞물려 가계대출 쏠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정적 관리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