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을 주며 각자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이준영은 극 중 천재라 자부하지만 현실은 무명 작곡가인 홍시준 역을 맡았다. 넷플릭스 제공 힘을 제대로 뺐다. 평상시에 하는 것처럼 다가가려고 했다. 그룹 유키스 출신 배우 이준영은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해보려고 했던 거 같아요."
이는 화면 밖에서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특히 극 중 9화에서 고겸(최우식)이 비디 바(BAR)에서 홍시준(이준영)에게 장난을 치다 문 앞에서 입을 벌리며 놀리는 장면은 이들 간의 케미를 보여주는 애드리브 신이다.
최우식도 이준영과의 연기에 대해 "다 받아줘서 되게 재미있었다. 나중에 대한민국 최고 배우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애드리브 장면은 6화에도 있다. 고등학생 시절 홍시준이 손주아(전소니)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홍시준이 손주아와 대화 중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 역시 애드리브였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준영은 "주아가 진짜 해맑게 웃더라"며 "사실 '웃지마' 대사도 애드리브였는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고 떠올렸다.
좌측부터 배우 전소니, 이준영. 넷플릭스 제공그는 "그래서 그냥 웃었는데 오충환 감독님도 자연스럽다고 좋다고 하셨다"며 "시준이가 생각보다 웃는 신이 없어서 더 괜찮아 보인 거 같았다"고 웃었다.
이어 "학생 때였기에 말투와 톤을 약간 세게 하고 남자다운 척하려 했다"며 "학생처럼 보이기 위해 면도도 되게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준영은 평소 최우식의 팬이었다. 그는 "자연스럽고 생활 연기를 잘하는 모습을 보며 저 또한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대화를 해보니 너무 좋은 선배이자 형이었다"고 떠올렸다.
최우식은 앞서 인터뷰에서 전소니에 대해 '쏘니'라고 부르며 친밀함을 드러낸 바 있다. 이준영에게 애칭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형이 야, 준영아! 하며 어깨동무한다"고 최우식의 모습을 따라 해 웃음을 자아냈다.
"홍시준, 음악 열정 저랑 닮아…우동집에선 너무 별로였어요"
배우 이준영은 극 중 홍시준과 닮은 점으로 '우직함'을 꼽았다. 그는 "안 되는데도 끝까지 붙잡고 늘어지는 모습이 저와 닮았더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이준영은 극 중 음악적 재능을 지닌 홍시준에게 유독 끌렸다고 한다.
그는 "저도 음악을 꾸준히 해왔기에 시준에게 처한 상황이 와 닿았다"며 "성공에 대한 갈망과 자기비판 같은 모습들이 제 과거와 많이 닮아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돌 시절 곡을 만들어 내면 회사에서 항상 거절당했어요. 당시만 해도 '뭐가 문제지', '창작 재능이 없나'라고 생각이 들어 잠도 안 자며 오기로 더 만들었던 거 같아요. 시준의 대본을 읽었을 때 당시 감정이 들었어요."다만, 연애 스타일만큼은 본인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준영은 "시준은 주아가 자신을 챙겨주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이라며 "저는 그런 시준을 봤을 때 정말 답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손주아와 재회한 후 우동을 먹는 장면에 대해선 "시준이 정말 별로였다"며 "어떻게 보면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주아를 혼자 두게 한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어 "사실 저는 주아처럼 다 맞춰주는 편"이라며 "물론 주아만큼은 다정하지는 않다"고 웃었다.
'멜로무비'. 넷플릭스 제공극 중 7년간의 연애 후 이별하고 5년 만에 재회하는 설정을 소화하며 함께 호흡을 맞춘 전소니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누나와 나이 차이가 있었지만, 편하게 얘기해주시려고 하고 자리도 많이 만들어주셨다"며 "장면에 대해 '주아 생각은 이런데 시준이는 어떨 거 같냐'고 물어보면서 자주 소통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굉장히 똑똑하고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지고 있으시더라.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라며 "제가 막내라서 그런지 이쁨도 많이 받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품 속에는 고겸의 집을 비롯해 김무비(박보영) 집, 홍시준 집, 비디 바(BAR) 등 세심하게 꾸며진 공간들이 등장한다. 화면 속에서도 현장에 비치된 소품이 꽉 차게 담겼다.
그는 "시준 방에 레고가 많았다"며 "지나가다 저도 모르게 한 번씩 툭 치고, 촬영 스태프들도 건드려서 부러지면은 서로 누가 했냐고 이르곤 했다"고 말했다.
"군대? 올해 또는 내년에 가야죠…작가님이 절 위해 대사 쓴 줄"
배우 이준영은 이번 작품에서 액션 장면이 없었던 것에 대해 "너무 좋았다"며 "감정적인 연기를 하니 주변에서 '잘 어울린다고 그만 좀 싸우고 다니라'고 말하더라"고 웃었다. 넷플릭스 제공이준영은 군 복무와 관련해 빠르면 올해 아니면 내년 중으로 입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제 생각대로라면 작년에 입대해야 했다"며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씀해 주셔서 이렇게 지내다 보니 어느새 서른 문턱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세상일지 기대된다"며 "군대에 갔다 오면 여러모로 성장한 부분이 있을 테고, 앞으로의 연기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준영은 연기에 대한 애정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연기는 어렵지만, 하면 할수록 재밌다"며 "다시 태어나도 연기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기 할 때 좀 더 긴장하고 조금 더 냉정해지려고 한다"며 "어떤 신을 잘 소화했을 때 기쁠 수도 있지만, 그런 감정들이 다른 장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스스로 예민해지더라"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우식, 박보영, 전소니, 이준영. 박종민 기자그는 이번 '멜로무비'를 촬영을 통해 이끌린 지점을 전했다.
"현실적인 부분들이 굉장히 좋았어요. 시준과 주아 커플을 보면서 현실에서도 이런 커플들이 100% 있을 거 같았거든요. 또 순간순간이 너무 따뜻했어요. 작품을 찍으면서 심적으로 편안했어요."
이어 "시준이 '남들이 그만두라고 하기 전에 내가 내 주제를 먼저 알고 그만둬야지'라고 말을 하는 장면이 있다"며 "그 신을 찍고 나서 먹먹했다. 옛날에 제가 그랬다. 이나은 작가님이 저를 위해 이런 대사를 쓴 거 같았다"고 웃었다.
한편, 지난 14일 선보인 '멜로무비'는 공개 2주차에 32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 (비영어) 부문 4위에 올랐다. 한국을 포함해 27개국 톱10 리스트에 진입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