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밤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에서 열린 컴플렉스콘에 출연한 뉴진스(NJZ)가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NJZ 공식 인스타그램소속사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일방 통보하고 엔제이지(NJZ)로 새출발에 나섰으나 법원 가처분 결정으로 독자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 그룹 뉴진스(NewJeans)가 홍콩 공연에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뉴진스는 23일 밤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에서 열린 컴플렉스콘 무대에 올라 이같이 발표했다. 멤버들은 각자 준비한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민지, 해린, 혜인은 한국어로, 하니와 다니엘은 영어로 준비했다.
해린은 "이런 이야기를 전하게 돼서 정말 마음이 무겁다. 사실 오늘 무대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저희가 법원 판단을 존중해서 잠시 모든 활동을 멈추기로 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지금은 저희에게 꼭 필요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민지는 "사실 저희가 선택한 방향이 정말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걸 저희가 그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면서도 저희가 믿는 가치, 그리고 서로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낸 거다. 저희는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혜인도 "어떤 분들은 그냥 참고 말았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저희에게 이건 저희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고 그래야만 더 단단해져서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선택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혜인은 "정신적으로 솔직히 많이 지치고 힘들었지만 그 안에서도 버니즈(공식 팬덤명)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도 정말 많았고, 함께하고 싶은 재밌는 기획도 많았다. 홍콩에 와서 컴플렉스콘에서 너무나 큰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셔서"라고 말하다가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는 "저희는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 당분간 한 걸음 물러나 숨을 고르고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가지고 그 후에 다시 힘내서 앞으로 나가려고 한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걸 여러분들이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저희는 반드시 돌아올 거니까 그때는 정말 밝게 웃는 얼굴로 여러분과 만나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민지는 팬들을 향해 "정말 고맙고 정말 사랑하고 저희 다섯 명은 늘 버니즈 생각하고 있으니까 여러분 항상 건강하고 밥도 잘 챙겨 드시고 잠도 잘 주무셔라"라고 덧붙였다. 멤버들은 무대 위에서 부둥켜 안고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7일 열린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마치고 취재진 앞에 선 뉴진스(NJZ). 연합뉴스지난달 7일 새 활동명 NJZ를 발표하고 홍콩 컴플렉스콘에 출연해 새롭게 데뷔한다고 알린 뉴진스는 멤버별 솔로 무대 후, '핏 스톱'(PIT STOP)이라는 신곡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뉴진스는 이날 무대에서 뉴진스나 NJZ라는 그룹명을 언급하지 않았다. '활동 중단' 입장 발표 후 마지막 인사 때도 "지금까지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이었다"라고 말했다.
뉴진스의 활동 중단 선언은 법원 결정이 나온 지 이틀 만이다.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어도어가 뉴진스 다섯 멤버들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전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어도어가 전속계약의 중요한 의무를 위반하였음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뉴진스의) 시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어도어가 전혀 시정을 하지 않았다거나 어도어의 의무 위반이 반복 또는 장기간 지속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 현 단계에서, 어도어의 전속계약 위반으로 인해 전속계약의 토대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탄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어도어는 가처분 재판부에 "현명한 판단의 깊이 감사드린다. 어도어는 뉴진스 소속사 지위를 법적으로 확인받은 만큼, 향후 아티스트 지원에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컴플렉스콘 공연도 "어도어 소속 뉴진스의 이름으로 진행되도록 현장에서 충분히 지원할 예정"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뉴진스는 "금일 가처분 결정에 대해서는 이의제기 절차를 통해 추가적인 쟁점을 다툴 예정이며, 그 과정에서 소명자료 등을 최대한 보완하여 다툴 계획"이라며 사실상 법원 가처분 결정에 불복한다는 입장을 냈다. 법원 가처분 결정이 난 21일 이후에도 NJZ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며 활동해 왔다.
지난 22일에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법원 판단에 실망했다"라며 "아마도 이게 한국의 지금 현실일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게 우리가 변화와 성장이 필요하다고 믿는 이유다. 한국은 우리를 혁명가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하니는 "우리는 하이브의 도덕 수준, 하이브가 기업으로서 작동하는 방식에 저항하기 때문에 이처럼 문제를 제기하고 모든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하이브는) 우리가 머물고 싶은 종류의 회사도 아니고, 그곳에 머무를 필요도 없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