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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상품화=시청자 탓?"…'언더피프틴' 해명도 '역풍'

"아동 성상품화=시청자 탓?"…'언더피프틴' 해명도 '역풍'

'언더피프틴' SNS 갈무리. 연합뉴스'언더피프틴' SNS 갈무리. 연합뉴스
아동 성상품화 논란에 휩싸인 '언더피프틴'이 눈물의 해명을 가졌지만 여전히 '방송 중단' 요구가 거세다. 설상가상, 해명 과정에서 거짓말 의혹이 불거지면서 역풍을 맞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26일 서울 중구 MBN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N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을 정조준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MBN은 '아동·청소년에 나쁜 영향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방송법 제5조를 준수하라"라며 지난 25일 '언더피프틴' 긴급 제작보고회에서 나온 제작진들의 해명을 반박했다.

'언더피프틴' 제작사 크레아 스튜디오의 서혜진 대표가 "학생증 바코드 콘셉트였는데 성적으로 환치됐다"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학생증 바코드와 '언더피프틴' 홍보 포스터에 사용된 '바코드'가 같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가. 짙은 화장을 한 여성 아동의 나이, 이름, 포지션과 함께 바코드가 찍혀 있는 포스터를 '학생증 바코드'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시청자를 탓하고 있다. '우리 의도를 모르고 그렇게 보는 시청자가 문제'라는 식의 태도에서 책임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바코드가 찍혀 성상품화 논란을 일으킨 해당 포스터를 디자인한 사람이 '여성'이라고 밝히며 "여성 노동자 성인지가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그들을 낮게 보는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 "마치 시청자의 비판이 여성 노동자를 향하고 있다는 듯 논점을 호도하고 있다. 여성이라고 성인지감수성이 생득되는 것은 아니다. 성역할 고정관념이 지배적인 사회에서 남녀 모두 이러한 사회문화적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서혜진 대표 발언의 문제점은 자신이 승인한 홍보 포스터가 문제 되자 그 책임을 여성 노동자에게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디자인을 담당한 여성 노동자가 제작사 대표의 '승인' 없이 홍보 포스터를 제작하고 공개할 수 있는가. 여성 노동자는 '학생증 바코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초안을 낼 수 있다. 하지만 학생증과 상품 이미지를 교묘하게 뒤섞음으로써 아동의 성상품화와 정서적 착취를 은폐하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되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을 '프레임'이라고 규정, "참가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황인영 공동대표의 발언을 두고서도 "문제의 책임을 시청자에게 돌렸다. 국내외 시청자 비판은 여성 아동들의 재능과 성취에 대한 기대를 '성적 상품화'로 생산하는 제작사에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성장하는 아동에게는 이것이 성적 매력과 외모가 사회적 성공의 기준인 것처럼 인식될 수 있으며, 이러한 메시지에 자주 노출된 청소년은 자신의 신체와 자아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하기 쉽다"라고 일침했다.

사회적 비난 여론이 심화되자 방송사인 MBN은 현재 '언더피프틴' 방송을 전면 재검토하겠단 입장이지만 방송 중단은 확답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가 "우리도 전면 재검토에 동의했다"라고 했고, 서 대표는 "책임을 느끼기에 전면 재검토란 단어를 쓴 것이고, MBN과 우리 의견이 다르지 않다"라고 발언해 서로 '다른 뉘앙스의 주장'이란 의견이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겉으로는 '전면 재검토'라 말하고 속으로는 방송 송출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사실이 그러하다면 공개적으로 시청자를 우롱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MBN는 '언더피프틴' 제작사 크레아 스튜디오의 발언에 대해 사실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기를 바란다"라며 "방송법 제5조는 '방송의 공적 책임'을 명시하면서 '아동·청소년에 나쁜 영향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민영 방송사 MBN도 이를 준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 또한 '언더피프틴' 제작진의 해명이 '궤변'이라고 반발했다.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는 지난 25일 성명문을 통해 "이 프로그램의 문제는 참여 대상은 만 15세 이하의 여성 아동이라는 점"이라며 "단순히 참여 대상을 만 15세 이하로 했을 뿐만 아니라, 참여자의 어린 나이로 화제성을 끌려고 하고 있다. 제목부터 노골적으로 15세 이하라는 것을 강조하고, 공개된 이미지나 영상에서는 성인에게 어울릴법한 의상이나 안무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라고 문제점을 꼽았다.

'참가자의 의사와 보호자 동의하에 법을 준수해 촬영이 이뤄졌고 성상품화 논란에 어린 참가자 및 보호자들이 극심한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는 제작진 입장에 대해서도 "제작사에서는 만 15세 이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나이에 맞지 않은 노출이 많은 의상에 성적 매력을 어필하도록 하는 퍼포먼스를 내보내면서 이러한 비판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어린 참가자들이 익명의 대중 앞에서 경쟁하고 평가를 받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비판 여론에 어린 참가자들이 상처를 받았다고 말하는 궤변이 참담하다. 티저 발표 이후 시민들이 비판한 것은 참가자들이 아니라 제작사와 방송사였다. 자신들에 대한 비판에 어린 참가자들을 방패로 삼은 것이다. '어린 참가자들의 열정과 제작진의 진심'이 지금 제기되는 비판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25일 가졌던 눈물의 해명마저 거짓말 논란을 낳으며 진정성을 의심 받고 있다. 서 대표가 '언더피프틴' 완성본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로부터 사전 검토를 받아 통과됐다며 프로그램 내용에 논란 소지가 없음을 강조했는데 방심위가 이를 정면 부인한 것이다.

방심위는 이날 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방송법 등에 따라 방심위는 사후 심의만 한다. '언더피프틴' 방송분을 검토한 적이 없다.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해 크레아 스튜디오에 강력 항의했다"라고 밝혔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역시 엇갈린 주장에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서 대표는 "방심위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디테일하게 구분해서 대답하지 못했다. 죄송하다"라며 "1회 분을 사전 시사한 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답변 받은 곳은 MBN 쪽이고, 방심위를 우려해서 MBN 쪽에서 1회본을 제출했다고 들었을 뿐 결과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라고 발언을 정정했다.

악화된 여론과 각종 우려를 딛고 '언더피프틴'이 정상 방송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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