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왼쪽)와 부산시청. 송호재 기자·부산시 제공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해양수산부와 부산시가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이전 문제로 연일 충돌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측은 해수부의 발언이 선거 개입에 해당한다며 법적 대응까지 언급해 해양수도 육성을 위한 양 기관의 공조에 심각한 균열이 우려된다.
21일 CBS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측은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이전 문제와 관련한 해양수산부의 입장을 '선거개입'이라고 규정하며 고발 등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산하 공공기관 이전이 지지부진한 것은 부산시의 지원 대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수부의 입장은 다가오는 부산시장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발언이라는 게 박 후보 측 주장이다.
박 후보의 한 측근은 "해수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정책 결정하는 시장이 없으니 선거 이후에 (산하 공공기관 이전을) 하자고 이야기했는데, 이제 와서 부산시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선거에 개입하는 것"이라며 "사안을 더 끌고 간다면 정부 여당의 명백한 선거 개입으로 규정하고 고발 등 가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14일 해양수산부 기자실에서 황종우 장관이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해양수산부 제공사태의 발단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해수부 황종우 장관의 발언이다. 황 장관은 "지방 정부도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지원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6개 산하 기관 모두 무조건 부산으로 이전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사흘 뒤 박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은 이미 771억 원 규모의 정착 지원 패키지를 제안하며 시민 혈세로 해수부 직원들의 주거와 정착을 뒷받침해 왔다"며 "정부는 26조 2천억 원 추경 중 9조 7천억 원을 지방재정보강으로 편성하고도 해수부와 산하기관 부산 이전 지원을 위한 국비는 넣지 않았다. 부산시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은 책임회피"라고 반박했다.
해수부는 지난 19일 설명 자료를 통해 재반박에 나섰다. 해수부는 "박 후보가 언급한 771억 원은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이전 지원을 위한 비용이 아닌 해수부 본부 이전 지원 예산"이라며 "산하 공공기관 이전을 위한 부산시와 해수부의 지원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게 맞다"고 주장했다.
해수부의 이런 주장에 박 후보 측은 같은 날 "해수부가 말로만 산하 공공기관 이전을 외쳤을 뿐, 실제 부산시와 협의 과정에서 몇 개 기관이 언제쯤 이전할지 등 구체적인 계획은 전혀 내놓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을 언급하는 등 더욱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공약 발표하는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강민정 기자지역에서는 두 기관의 공방이 선거를 앞두고 나온 일종의 과잉 대응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박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은 글을 보면 '해수부 직원 지원에 771억 원'이라고 명확하게 적혀 있기 때문에 해수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설명자료는 사실 관계를 바로잡는 반박이라기보다는 문맥적 해석을 달리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또 문제가 된 황 장관의 발언이 전임인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이 약속한 '선 이전, 후 지원'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며 이를 부연하는 설명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박 후보 측이 황 장관의 발언을 선거 개입으로 규정하는 것은 산하 공공기관 이전 문제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정쟁'을 반복하는 행위라는 시선도 있다.
해양수도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기로 한 두 기관이 선거를 앞두고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향후 해양기관 집적화와 해양수도 육성을 위한 공조 체계에 심각한 균열과 함께 전반적인 해양수도 육성 전략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기관은 정책협의회를 가동하고 지난 3월 9일 첫 회의를 열었지만, 이후 공식적인 후속 조치나 대화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박재율 상임대표는 "두 기관의 오해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협조에 문제가 생겨 해양수산 공공기관 이전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하며 "실무 채널은 그대로 가동하면서 선거 이후 두 기관의 수장이 협의하고 결단을 내려 공공기관 이전을 완성해야 한다. 범정부적인 지원 대책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