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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들의 이미지 전략… 속고 살아온 세월?

기자수첩

    역대 대통령들의 이미지 전략… 속고 살아온 세월?

    [변상욱의 기자수첩] 짝퉁도 명품, 꼼수도 실력…정치권력의 이미지 조작 ②

    ㅇㅇ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 역대 대통령들의 이미지 정치 열전


    1. 박정희 대통령

    △새해가 되면 붓을 들어 신년휘호를 쓴다. 이 신년휘호는 신문사로 하달되고 신문사들은 일제히 새해 첫 날 신문에 대통령의 신년휘호를 싣는다. 국가 원수로서 국민들에게 목표와 지침을 하달한다고 해야할까? 집권 18년 동안 빼먹은 적이 없다. 주요 작품으로는 <혁명완수>, <근면검소>, <도약>, <중단 없는="" 전진=""> 등이 있다.

    △새마을 운동 노래를 직접 지어 부르게 했다. 새마을 훈장을 많이 뿌렸다. 국민 통합과 독려의 효과가 컸다. 대통령이 새마을을 강조한 덕분에 가장 요금이 싼 기차는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그 다음은 민족의 소원 ''통일'', 다음이 나라의 상징 ''''무궁화'''', 가장 비싼 요금의 기차가 ''''새마을호''''가 될만큼 국가주의가 강했다. <국민교육헌장>, <국기에 대한="" 맹세="">를 달달 외워 수시로 암송하게 한 것도 그런 국가주의의 전파 전략이다.

    △쿠데타 전력을 지우고 오직 나라를 위해 일어섰음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이순신 장군을 우상화하며 군인 출신인 자신과 동일시하는 효과를 노렸다. 이 나라 곳곳에 유난히 충무공 이순신 동상이 많은 이유다.

    △극장 영화 상영 전에 반드시 보아야 하는 ''''대한뉴스''''.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전파하는 효과가 대단했다. △혁명가, 이순신, 황소... 이런 강한 이미지를 보완한 것이 육영수 여사의 신사임당 이미지. 신사임당이 퍼스트레이디도 아니었건만 누구나 육영수 여사에서 신사임당을 연상하며 살았다. 이것이 이미지 메이킹이다.

    2. 전두환 대통령

    △쿠데타와 학살진압이라는 이미지를 떨어내려 ''경제안정''을 강조했다. TV 방송에까지 경제교육 프로그램이 잔뜩 만들어졌을 정도였다. 마침 운 좋게도 세계 경제의 흐름에 맞물려 ''3저 시대''가 오고 경제 호황을 맞았다. 그 때문에 국민에게 ''''경제안정''''을 최고의 가치로 각인시켰다. 지금도 ''''경제안정''''하면 노동권, 인권, 평등분배 다 필요 없이 우리 사회의 최우선 가치로 여겨지는 건 전두환 정권의 국민정신교육 덕분이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1983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 이산가족 재회현장에 종종 나타나 격려와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이래저래 대통령 되는 것에서부터 운이 따랐던 대통령. 그러나 늘 운이 좋을 수는 없는 법. △''3S 우민화 정책''도 이때 등장했다. 스크린, 스포츠, 섹스 등 국민이 정치의식과 민주화보다는 저렴한 대중문화에 맛들이게 유도한 것. 프로 야구와 컬러TV의 개막이 핵심이다. 컬러TV는 1972년에 계획되어 미뤄지던 것인데 정권 잡자마자 실시했다.

    3. 노태우 대통령

    △노태우 전 대통령은 보통 사람, 부드러운 지도자 이미지를 앞세워 쿠데타 동료인 전두환 대통령과 차별화를 이루려 했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대통령 이미지 연출 코디, 분장, 의상 담당이 본격적으로 기용된 것도 노태우 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이다. 탁자도 원탁으로 바꾸고, 드레스 셔츠 차림으로 회의를 하고, 비행기 오를 때 서류 가방 들고 오르는 것도 이때 시작된 관행이다.

    △이때 내건 핵심 구호는 "이제는 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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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김영삼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잘 빗어 넘긴 머리로 매끈하고 강한 모습을 보이며 어눌한 말솜씨를 커버하려 했다. △이름에서 연상되는 ''03'' 이란 숫자를 활용. 국민의 의견을 듣는 신문고 전화 ''''0303 전화''''를 설치. 그 03 집착은 3당 합당 몰래 하는 것에서 시작해 끝까지 GO! △핵심 구호는 ''''문민'''', ''''신한국 창조''''

    5. 김대중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화 투쟁의 이미지가 강하고 집권 후 정치적 보복의 우려도 사회에 번져 있었기 때문에 부드러움과 포용력을 강조했다. 15대 대선에서 파스텔 톤 셔츠를 주로 입었던 이유이다. 대신 넥타이는 화사한 것으로 매 노년의 이미지를 지우려 애썼다. 분장도 젊게 했다. 그리고 젊은 층이 즐겨 부르던 DJ.DOC 의 노래를 로고송으로 만들어 퍼트렸고 가장 좋아하는 시도 사무엘 울만의 <청춘>을 내세웠다.

    "청춘이란
    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과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참신함을 뜻하나니 ...."

    △주요 구호는 ''''준비된 대통령'''', ''''양심과 경륜''''

    6. 노무현 대통령

    △이미지 메이킹에서 상당히 성공한 예이다. 대통령 후보 시절 통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고, 눈물짓는 홍보 영상이 큰 효과를 거두었다. 젊음과 소탈함, 인간미를 드러냈고 거기에 노래는 ''''상록수''''를 골라 김대중·김영삼 두 지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지는 민주화 투쟁 경력을 보완했다. △어눌한 듯 하고 조금 거칠게도 말하지만 말솜씨가 뛰어났다. 정치권력자로서 인터넷을 활용한 최초이자 대표적인 인물. 보수층보다 젊은 층이 기반이므로 UCC 동영상과 방송토론을 적극 활용했다.

    △서울 강남과 명문대 학연-혈연-지연으로 맺어진 기득권 지배세력에 맞서는 이미지로 인해 노무현 대통령과 정조대왕의 이미지가 겹쳐지기도 했다. 혁신, 기득권 타파, 수도권 밀집 해소, 지방을 배려한 국토균형 발전이 주요 구호.

    7. 이명박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에 경기침체가 본격화 돼 CEO 출신의 경제 살리기 이미지가 제대로 먹혔다.

    △검은색 정장, 밝은 색 넥타이로 진취적이면서 희망의 메시지 부각시켰고 국밥집 욕쟁이 할머니로 서민적 이미지도 강조.

    △옷 입는 스타일을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몸에 달라붙는 정장을 주로 입는다. 신체라인이 드러나는 유로피언 정장 스타일. 양복 원단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로 피아나 (Loro Piana)''''. 청와대가 밝힌 게 아니라 ''''웃옷 벗고 일 합시다''''라며 벗는 순간 카메라에 로고가 찍혀 알려진 것. 그 사건 이후 이명박 대통령 양복에서 로고가 사라져 버렸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옷맵시가 좋고 패셔너블한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얼굴도 길고 목도 길어 주름이 보일 수도 있는데 절묘하게 커버하는 센스까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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