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지기 열흘 전쯤 3남매 가운데 누군가 썼던 일기
"2012년 1월 20일 목요일 TV을 보았다 재미있다 런닝맨이 재밌었다"
숨지기 열흘 전쯤 런닝맨을 재밌게 봤을 자녀들은 이제 런닝맨을 볼 수 없는 세상으로 갔다.
3남매는 이 일기를 쓴 20일부터, 이달 1일 또는 2일 숨지기까지 열흘간 식사를 하지 못한 채 물만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감기 증세를 보여 몸이 허약한 상태에서 부모는 금식기도를 한다며 먹을 것을 주지 않은 채 "자녀들 몸에 잡귀가 붙어 있으니 이를 몰아내야 한다"고 가혹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부모는 특히 구약 성경 잠언 24장 13절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기 아니하리라''와 14절 ''네가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의 영혼을 스올(Sheol ·죽음)에서 구원하리라''는 구절 등을 인용해 자녀들을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폭행에는 채찍 대용인 ''허리띠''와 파리채''가 동원됐다.
아빠인 박모(44)씨가 수 십 차례 때린 것으로, 엄마인 조모(35)씨도 폭행에 일부 가담한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경찰은 또 "교회에 손님이 와도, 자녀들이 잘못하면 보기 민망할 정도로 때려서 방에 있도록 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결국 3남매는 질병과 금식·폭행이 결합돼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보성경찰서는 "3남매의 등 부위에 맞은 흔적이 많다"며 "상해 치사 혐의로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BestNocut_R]
11일 오전 10시쯤 보성군 보성읍 한 교회에서 박씨의 2남 2녀 가운데 장남(10)과 장녀(8)·차남(5)이 숨져 있는 것을 고모부(55)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