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여객기 추락 현장. (CNN 영상 캡처)
미 샌프란시스코 공항 충돌사고를 일으킨 아시아나 여객기의 충돌 직전 속도는 시속 190km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9일(한국시각) 언론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데보라 허스먼 NTSB의장은 "비행기록장치(FDR, 일명 블랙박스) 기록에 따르면 충돌 3초 전 사고 여객기 속도는 103노트(시속 190km 상당)로, 이는 비행중 최저속도"라고 밝혔다.
허스먼 의장은 이어 "(조종사 가운데 한명이 속도를 높이라고 주문하자) 50%에 머물고 있던 엔진출력이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여객기 속도가 106노트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충돌 1분여 전 사고 여객기의 고도와 속도도 공개했다. 사고 여객기는 충돌 82초 전 1,600피트(480미터) 상공에서 자동비행장치를 해제한 뒤, 충돌 73초 전 1,500피트(450미터) 상공에서 170노트(시속 315km)의 속도로 활주로에 접근했다.
충돌 59초 전 1천피트(300미터) 상공에서 여객기는 159노트(시속 294km) 속도였으며 충돌 34초 전인 500피트(150미터) 상공에서는 조종사들이 설정했던 활주로 접근 속도인 137노트를 밑도는 134노트(시속 248km)를 나타냈다.
충돌 16초 전인 200피트(60미터) 상공에서는 118노트(시속 218km)로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자 조종사들은 충돌 8초 전인 125피트(38미터) 상공에서 엔진출력레버를 올리기 시작했다. 최저 속도를 기록한 충돌 3초전에는 엔진 출력이 5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NTSB는 이날 블랙박스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1차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조종사 4명에 대한 면담조사에 들어갔다.
허스먼 의장은 "면담 조사에서는 조종사들이 어떤 조치를 했고, 왜 그런 조치를 했는지를 들여다볼 것"이라며 "특히 수동비행을 했는지, 자동비행 스위치는 켜져 있었는지, 조종사들이 자동비행시 어떤 장치를 이용했는지, 그 장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잘 이해하고 있었는지를 중점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종사들의 인적요소도 조사한다"며 "사고 전 72시간 조종사들의 활동기록과 근무시간, 피로도, 휴식여부, 질병여부, 약물복용 여부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조종사 일부가 사고기종에 익숙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조종사와 훈련정도, 비행이력, 숙련도 등에 조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 대답하는 것으로) 면담조사를 방해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9번째 관숙비행에 나선 조종사가 사고기종을 조종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관숙비행) 기준이 기종마다 나라마다 다른지, 조종사가 자격이 있는지는 조사해야 할 분야"라고 대답을 유보했다.
그는 "조종사 면담이 포괄적이고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의 조사 참여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허스먼 의장은 또 '스틱세이커(속도가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조종간이 떨리며 음성경보가 발동하는 현상)가 발동되기 전 별도의 경보가 발령됐느냐'는 질문에는 "음성기록장치 상으로는 조종사들이 별도의 경보를 받았다는 내용은 보고받지 못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별도의 경보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RELNEWS:right}
그는 "GPWS(지상접근경보장치) 장치에 대해 문의를 많이 하는데 사고 여객기가 착륙준비단계라서 GPWS는 꺼져 있었다"며 "관제탑에서도 최소안전고도경보나 기타 사고를 나타내는 경보도 없었다"고 전했다.
'관제탑이 사고 여객기에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경고를 해줘야 할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속도관리는 조종사 책임"이라며 "관제탑은 세퍼레이션(다른 항공기와의 안전거리) 등의 정보를 제공하지 속도 정보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종사의 영어 미숙이 사고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영어는 공통어"라며 "모든 조종사들은 영어로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밝힌 뒤 "이것도 살펴보겠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