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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만이 아니다…시리아 생물학 무기도 위력적

미국/중남미

    화학무기만이 아니다…시리아 생물학 무기도 위력적

    WP "무기화 능력 보유…사린가스보다 훨씬 치명적"

     

    "생물학 무기에 비하면 사린가스는 아무것도 아니다."(중동지역 고위관리)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초점을 맞추던 국제사회의 시선이 이젠 생물학 무기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5일(현지시간) "시리아가 생물학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재료를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치명적인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수집하고 이를 분말이나 연무제로 만드는데 필요한 현대적 장비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중동지역에서는 시리아의 생물학 무기 보유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게 WP의 보도다. 시리아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막강한 재래식 화력을 과시하는 '주적' 이스라엘에 대항하기 위해 1970∼1980년대부터 화학무기와 함께 생물학 무기를 연구하기 시작해 현재 '무기화'가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중동지역의 한 고위관리는 "국제사회가 시리아의 화학무기만 걱정하지만 더 걱정스러운 것은 생물학 무기"라며 "역내 국가 모두가 그 존재를 알고 있으며 미국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시리아가 정확히 어느 정도의 개발능력을 갖추고 얼마 만큼의 무기재고를 확보하고 있는지를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대체로 시리아가 생물학 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실전에 투입할 능력이 있는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초 국가정보국(DNI)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시리아가 오랫동안 생물학 무기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고 밝혔다. 연구개발(R&D) 수준을 넘어 무기화가 가능한 수준의 기술적 진보를 거뒀으며 제한적이나마 생물학 작용제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중앙정보국(CIA)는 화학무기를 개발해온 시리아과학연구리서치센터(SSRC)가 생물학 무기 연구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2008년 보고서에서 "시리아군이 탄저균과 보툴리누스균을 비롯한 생물학 작용제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미사일과 로켓 등 운반체계까지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시리아가 생물학 무기를 만들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는 상태라고 정보당국자들의 설명이다. WP는 당국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병원균을 군사용 로켓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적 진보를 거뒀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생물학 무기의 특성상 연구개발 능력만 갖추고 있어도 실전에 투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생물학 장비가 연구개발용과 무기용 어느쪽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이중용도'이기 때문이다.

    나토의 생물학 무기 전문가인 반 알스트는 "기본적으로 생물학 무기는 쌓아둘 필요가 없다"며 "평소에는 공공보건 목적의 연구개발용으로 장비를 쓰다가 일정시점에서 얼마든지 무기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험실'에서 생산할 수 있는 능력만 확보하고 있으면 단기간 내에 무기생산과 실전투입이 가능한 '경제적인 무기'라는게 알스트의 설명이다.

    마이크 로저스(공화·미시건) 하원 정보위원장은 "시리아가 적어도 연구개발 단계까지는 간 것으로 안다"며 "연구개발 국면에서 무기화 국면으로 가는데는 오래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시리아 정부는 생물학 무기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작년 7월 시리아의 지하드 맥디시 외무부 대변인은 "내전 중에 어떤 화학무기나 생물학 무기도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생물학 무기의 존재를 시리아 정부가 직접적으로 인정한 발언으로 평가됐다. 이후 맥디시 대변인은 발언을 취소했으나 시리아의 생물학 무기 개발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만일 시리아 정부군이 생물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서방의 군사공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실전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P는 "현재 화학무기 프로그램에 가려져있지만 시리아의 생물학 무기는 보복공격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생물학 무기들은 확산성이 강하고 사용 흔적과 단서를 거의 남기지 않는 이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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