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기 형사과장="">
- 母 시신 나오자 자포자기 자백
- 도박빚, 과소비 등 생활고로 갈등
- 시사프로 보며 치밀한 준비한듯윤정기><배상훈 교수="">
- 어머니에 분노,형에는 열등감
- 살인관련 방송통해 이미지 트레이닝
- 존속 살해 급증 근원은 해체된 가정배상훈>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정기 인천남부서 형사과장, 배상훈 중앙경찰학교 교수연맹 정책국장
지난 8월, 인천에서 사라진 어머니와 아들. 이들이 실종된 후부터 둘째 아들은 살인 용의선상에 올라 있었습니다. 도박 빚에 시달리던 그가 어머니와 형을 살해했을 정황이 가장 컸기 때문이죠. 그런데 시신은 나오지 않았고요. 둘째 아들은 자신이 절대 아니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증거는 불충분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한 달이 지난 그제와 어제, 어머니와 장남의 시신이 연달아 발견이 됐고요. 차남은 결국 살인을 자백했습니다. 끔찍한 존속 살해사건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지난해 일어난 살인사건의 40%가 이런 식의 가족 간 살해였다는 사실이죠. 지금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사건의 전모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죠. 사건을 담당했던 인천남부경찰서 윤정기 형사과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그제 어머니 시신은 둘째 아들의 부인, 그러니까 둘째 며느리의 자백으로 발굴이 됐는데, 큰아들 시신은 어떻게 발견이 된 건가요?
◆ 윤정기> 둘째 아들이 시신의 위치를 확인시켜서 저희가 발굴했습니다.
◇ 김현정> 며느리를 통한 게 아니라?
◆ 윤정기>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도대체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건지 궁금해요. 왜냐하면 한 달 동안 ‘자신은 아니다’라고 계속 버텨오지 않았습니까?
◆ 윤정기> 자기 부인의 진술에서도 시신을 유기한 부분이 나오고, 경찰수사로 인해 ‘갈 때까지 갔다’는 그런 심경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말을 하면서 자백을 하던가요?
◆ 윤정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내가 형의 시신을 찾아주겠다’라고 얘기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 직전에는 수사관들께서 뭐라고 설득을 하셨어요?
◆ 윤정기> 엄마의 시신을 찾았는데 형에 대해서도 그에 상응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어머니 시신을 찾았으니까 이제 장례 등의 절차를 밟을 건데 형의 시신도 그와 같은 절차를 밟아서 처리가 돼야 되지 않겠느냐. 라고 했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형도 장례 치러줘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감정적인 설득이 통한 거군요?
◆ 윤정기> 그거는 그렇게 자백을 할 수 있도록 명분을 준 것일 수도 있고요. 우리 경찰 수사에 의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하는 것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원인은 결국 돈이었던 건가요, 도박 빚?
◆ 윤정기> 도박 빚도 하나의 원인이었다고 보입니다. 도박으로 인해서 과소비가 생긴 부분도 이들이 생활고에 빠질 수밖에 없는 그런 원인이 되었고, 또 본인들 말에 의하면 여행을 좋아했고 차량을 또 여러 번 바꾼 사실도 있고 본인들 스스로가 과소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 달 동안 수사하시면서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점은 어떤 거세요?
◆ 윤정기> 결국 이 사건은 직접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수사가 시작이 됐습니다. 처음부터 차남은 용의선상에 있었는데 사실에 대한 증거를 들이대도 계속 자기의 주장,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예를 들면 경북 울진과 정선을 형의 차를 이용해서 다녀왔는데도 불구하고 저희는 이것이 사체를 유기한 행위로 봤었습니다, 처음부터.
◇ 김현정> 이미 눈치를 채셨군요, 그걸 보면서?
◆ 윤정기>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용의선상에 있었습니다. 증거를 들이대도 ‘자기는 갔다 온 사실이 없다’ 이렇게 잡아뗐습니다. 막무가냅니다. 막무가내.
◇ 김현정> CCTV 증거 같은 게 있는데도?
◆ 윤정기> 객관적 증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갔다 왔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을 안 했습니다.
◇ 김현정> 통행권에 지문까지 나와 있는 그런 상황에서도?
◆ 윤정기>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대화가 안 됐습니다, 대화가.
◇ 김현정> 벽보고 수사하는 그런 느낌이셨군요?
◆ 윤정기> 그렇죠.
◇ 김현정> 그럼 통행권에 지문이 나오고 CCTV로 여기저기 갔다 온 이 정도만 가지고는 기소가 어려운 상황입니까, 자백하지 않으면?
◆ 윤정기> 그 당시에만 해도 시신이 없는 상태에서, 시신을 유기한 장소만 다녀왔다는 추정하는 상태. 거기에 따른 증거만 가지고는 혐의를 입증했다고 볼 수는 없는 상태였습니다.
◇ 김현정> 그랬겠군요. 시신도 안 나온 상태였으니까. 그런데 둘째 아들의 부인이 시신 유기 장소를 대략 알려주면서부터 사건이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을 한 거예요. 그 둘째 며느리는 어떻게 설득하셨어요?
◆ 윤정기> 행적수사를 통해서 남편과 울진, 정선 등을 동행했을 것이라고 저희는 봤습니다. 요령껏 추궁해서 동행 사실을 결국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다만 그렇지만 차남의 부인은 ‘시신이 실려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동행만 했을 뿐이다.’ 그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공범 여부는 더 수사를 해 봐야 되는 상황.
◆ 윤정기> 계속 수사를 해야 됩니다.
◇ 김현정> 수사 과정에서 둘째 아들 집에서 ‘각종 살인사건 관련된 서적 나오고 TV 시사프로그램 29개가 나왔다.’ 이런 얘기가 있던데 사실인가요?
◆ 윤정기> 네. 사실입니다. 거기에 대한 이야기는 ‘차남의 부인이 프로파일러가 꿈이다. 그쪽에 관심이 많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그러한 지식이 이 사건에 동원이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유사한 수법 같은 것들이 수사관들 눈에는 보이는 건가요?
◆ 윤정기> 예를 들면 <그것이 알고="" 싶다=""> 7월 13일자 방송된 ‘여우고개의 비극’ 같은 것에서도 범행수법을 사용하지 않았나.
◇ 김현정> 그게 아버지 살해한 사건이죠?
◆ 윤정기> 네,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가방을 이용한다든지 차량관계라든지 그리고 시신을 매장하면서 하는 그런 방법, 범행수법을 사용했다고 보입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 듣고 보니까, 상당히 치밀한 살해였네요.
◆ 윤정기> 그렇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인천남부경찰서 윤정기 형사과장을 먼저 연결해 봤습니다. 이어서 전문가 얘기도 들어봐야겠죠? 국내 프로파일러 1호이고요. 현재 중앙경찰학교의 교수로 재직 중인 분입니다. 배상훈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이 경우 애초에 상식적인 사건이 아닙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도박 빚이 있어서 돈이 궁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어머니를 죽이고 형도 죽이고 그것도 시신까지 심하게 훼손할 수 있었던가, 이해가 안 되거든요?
◆ 배상훈> 어제 자백을 하면서 기자가 가장 미안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는데, 대답이 두 사람이 아니라 돌아가신 아버지라고 나와 있더라고요. 자신이 죽인 어머니나 형이 아니라 이전에 죽은 아버지다. 말하자면 이게 전반적으로 이 사람의 심리를 대변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 부분을 주목하셨어요?
◆ 배상훈> 중요한 것은 그거죠. 말하자면 사실은 사별한 어머니에 대한 분노, 그리고 잘 나가는 형에 대한 열등감 그리고 당장 돈도 필요했고 계속해서 살인에 대한 이미지트레이닝도 하고 그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던 그런 과정들이 결국은 이 사람을 살인의 길로 가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잘 나가는 형에 대한 열등감이 오랫동안 쌓여 있었고, 어머니에 대한 미움도 있었다는 말씀. 그런데 수사관들 얘기를 들어보면 청소년기에는 오히려 어머니가 둘째를 더 사랑했다고 하거든요.
◆ 배상훈> 그렇죠. 그게 더 문제가 된 거죠. 자기를 더 좋아했는데 갑자기 변했다면 그게 오히려 상대적인 박탈감이 있었을 겁니다. 원래 잘 못해 줬으면 그러려니 하는 건데 확 바뀌었다면 그건 사람이 받아들이기는 너무 힘든 부분이었겠죠.
◇ 김현정> 이건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는 말씀이죠?
◆ 배상훈> 그건 아니죠.
◇ 김현정> 이미지 트레이닝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 배상훈> 살인 관련 된 프로그램 그런 것들을 계속 보면서 사실은 사람들 중에는 그런 것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말하자면 그걸 보면서 내가 어떻게, 어떻게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를 하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라고 보여 집니다.
◇ 김현정> 이런 끔찍한 사건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용어가 사이코패스니 소시오패스니 이런 건데요. 이번 범인의 경우에는 해당되는 경우가 있나요?
◆ 배상훈> 그 두 용어는 실제로 여러 가지 검사가 수반이 돼야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고요. 함부로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 김현정> 앞서 수사관의 말을 들어보면 어머니 시신이 나오기까지 벽을 보고 수사하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증거들, 혈흔을 들이대고 지문을 갖다 대도 ‘이건 내 것 아니다. 난 간 적 없다.’라고 주장했다고 해요. 이건 왜 그랬다고 보세요?
◆ 배상훈> 그것은 이 사람이 묵비권의 의미 그리고 이제 한국의 경찰력 수준을 볼 때 완전 범죄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아무리 영수증에 대한 증거, 지문 같은 것을 얘기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정황증거일 뿐이지 직접적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증거는 안 됩니다.
◇ 김현정>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거죠?
◆ 배상훈> 그럼요. 당연히 범죄 영화 같은 걸 봤을 때도 정황 증거만으로는 구속영장 집행이 안 되거든요. 오히려 지능범이라고 할 수 있죠.
◇ 김현정> 경찰의 수사기법을 훤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묵비권을 행사했던 것이다, 이 말씀.
◆ 배상훈> 그걸 알 수 있는 게 긴급체포에 석방될 때 그 사람의 행동이 있습니다. 헬멧을 쓰고 스스로 기자들을 헤치면서 자신 있게 나갔던 손짓이라든가 이런 표현들이 결국 이 사람의 심리를 대변해 주는 거죠.
◇ 김현정> 증거불충분으로 한 번 풀어줬던 적이 있어요. 그때 헬멧 쓰고 나온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그것만 봐도 자신감이다?
◆ 배상훈> 저는 헬멧보다는 손짓을 먼저 봤습니다.
◇ 김현정> 헤치면서 나오는 손짓?
◆ 배상훈> 보통 잘 보시면 그렇게 잘 못합니다.
◇ 김현정> 위축돼서요?
◆ 배상훈> 네. 그런데 이 사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이미 이미지 트레이닝이 다 돼 있다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최근 들어서 이런 존속살해사건이 참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 어떻게 분석하세요?
◆ 배상훈> 존속살인이 5년 동안 2배정도 더 늘어났습니다. 미국, 영국에 비해서 2배정도 늘어났고. 이것을 사실 단순히 빈곤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가족문제라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돈 문제가 아니라 가정에서 찾아야 된다?
◆ 배상훈> 왜냐하면 돈 문제라고 보면 극빈층 이라든지 빈곤층에서 더 많이 일어나야 되는데 오히려 중상, 중하 정도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건 뭐냐 하면 이것은 빈곤문제를 가장한 가족 문제일 가능성, 이 두 가지가 겹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한국가정에는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가 쌓여 있는 것은 많이 아시죠. 애정이 없는데도 모여서 살고 있고, 캥거루 가족이라는 사람도 있고 그 스트레스가 결국은 개개인의 가족 구성으로 향하게 되면서 재산 범주에 대상이 되는 겁니다. 결국은 또 하나는 우리나라에는 전근대적인 상속제도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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