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사거리 수백km에 이르는 단거리미사일과 신형 방사포를 잇따라 발사하는 등 저강도의 도발을 이어가면서 우리 군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남쪽을 겨냥하지도 않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군 당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우리보다 한참 앞선 북한의 미사일 개발 기술 때문이다.
북한은 1970년대 초에 중국의 미사일 계발계획에 참여해 미사일 기술을 획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수 십년동안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려왔다.
그 결과 지난 2012년 12월 12일에 은하3호 2호기 발사에 성공하면서 장거리 탄도미사일(ICBM) 개발기술을 어느 정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80~90년대 후반 스커드-B/C. 노동미사일 실전배치북한은 구소련에서 개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스커드(SCUD)미사일을 도입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개발에 성공했다.
북한은 1984년 4월에 사거리 300km에 1,000kg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스커드-B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이어 2년여 뒤인 1986년 5월에 사거리 500km, 장착 탄두 중량 770kg의 스커드-C 미사일 개발도 성공해 1998년에 실전배치했다.
영국의 민간단체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지난 2011년 보고서에서 "북한이 7백 기의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100 여 개의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힌바 있다.
최근에는 사거리가 700km 이상으로 남한 전체를 사정권으로 하는 스커드-D 미사일도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실체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 노동, 무수단 등 중거리 탄도미사일(MRBM)도 다량 보유
스커드미사일을 개량한 노동미사일은 1993년 5월에 최초로 시험발사에 성공한 뒤 1998년부터 실전에 배치됐다.
사정거리가 1,300km에 이르며 700kg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노동미사일은 일본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거리가 좀 더 긴 노동2호와 노동-B호가 존재한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북한은 이어 1998년 8월에 사거리가 2,500km에 이르는 대포동1호를 시험발사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시험발사 자체는 실패한 것으로 보이지만 엔진 연소와 탄체의 다단계 분리 등 제반 기능으로 봐서 북한이 일정수준 이상의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이후 북한은 러시아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인 SS-27을 개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거리 3,000km 이상의 무수단미사일을 개발해 작전배치했다.
◈ 은하3호 발사 성공으로 ICBM 전단계 기술 확보
지난 40여년간 미사일 개발에 주력한 북한의 기술 수준을 가늠할 수있는 계기가 된 것이 바로 2012년 12월 12일 은하3호 2호기 발사 성공이다.
같은해 4월 은하3호 1호기 발사에 실패한 북한은 8개월여만에 은하3호 2호기 발사에 성공해 전세계를 긴장시켰다. 은하3호는 사거리가 1만km 이상으로 추정돼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둘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가 "대양 건너 먼 거리에 미국 본토가 있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 그처럼 큰 오산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을 위협한 것도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북한이 은하3호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기술까지 보유하게 된다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북미관계에 중요한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물론 주변국들까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미사일 폭약공장인 평양 약전기계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 KN-09 신형 방사포도 사거리 늘여 큰 위협
북한이 미사일 못지 않게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바로 방사포다. 북한의 300mm 신형 방사포인 KN-09는 사거리가 160km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4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 북동쪽 공해상으로 발사한 신형 방사포도 KN-09로 추정되며 사거리는 155km였다.
국방부는 북한군이 접경지역에서 KN-09를 발사하면 새로 건설 중인 평택 미군기지까지 위협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