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합병 조약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합병조약 서명에 앞서 이날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크림 반도는 언제나 러시아의 떼어낼 수 없는 일부였다”며 합병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 주민투표 이후 처음 행한 연설에서 “크림은 러시아의 구성원이 될 것이며 강력하고 안정적인 자주권을 가지게 될 것이다. 크림의 자주권은 오늘날 러시아만이 현실적으로 이를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로 크림을 양도한 것은 니키타 흐루시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개인적인 판단”이라며 “이는 당시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림반도는 지난 1954년 우크라이나 출신 지도자인 흐루시초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합병 300주년 기념으로 우크라이나에 양도했다.
이와 함께, “크림은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속에 러시아와 불가분의 관계로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는 형제국인 만큼 크림 사태로 인해 관계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분열을 원치 않는다. 러시아가 크림에 이어 다른 지역도 합병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러시아 땅이었던 크림반도를 되찾되, 우크라이나의 동부 지역은 현상을 유지하겠다며 우크라이나 및 서방에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은 그러나 현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에 대해서는 ‘신(新)나치’라며 “그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테러와 살인, 학살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크림 주민투표를 앞두고 현지에 병력을 증파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와 협정에 따라 2만5천명까지 병력을 주둔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양국 협정에 따라 크림 세바스토폴에 주둔하는 러시아군은 1만2천500명으로 제한됐지만, 러시아가 2만2천명까지 병력을 늘렸다”고 주장한 바 있다.
푸틴은 크림의 러시아 귀속 이후에는 이곳에서 우크라이나어, 타타르어, 러시아어를 공식언어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타타르계에 대한 회유책으로 풀이된다.
크림반도 주민 197만명 중 러시아계가 58%로 다수를 차지하지만, 반러 감정이 큰 무슬림인 타타르계(12%)도 적지 않은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