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후보.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이 서울시장후보를 3자 경선을 통해 뽑기로 결정한데 반발해 김황식 후보가 경선일정을 잠정 중단한 채 반발하자 당 안팎에서 경선 보이콧 배경을 두고 구구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김 후보측의 지지율이 정체현상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캠프측이 경선구도를 매개로 한 '노이즈 마케팅'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경선 후보는 28일 경선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김황식 경선캠프 유성식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경선 일정 취소방침을 밝히고 당에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윤원중 특보단장은 황우여 대표를 만나 경선원칙을 두고 혼선을 빚은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경선 보이콧의 직접 원인은 27일 새누리당이 정몽준, 김황식, 이혜훈 3인 경선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김황식 후보는 27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경쟁력 있는 두 사람이 1대 1로 집중토론을 하는 게 경쟁력 있는 후보선출 과정“이라며 이혜훈 최고위원 컷오프를 주장했다.
◈ 김황식, 이혜훈 컷오프 주장하다 '경선 보이콧'
김황식 후보.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김황식 후보는 “당에서 정하는 원칙과 기준에 따라야지 다른 사람이 반발한다는 이유만으로 원칙이나 기준을 흔들어선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새누리당 공천위는 이혜훈 의원을 포함한 3자경선을 확정했고 김황식 후보는 이에 반발, 28일 아침 경선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것이다.
새누리당 공천위는 이번주 광역단체장 후보 1차 컷오프를 하면서 서울시장후보군을 3인으로 압축했고 추가 컷오프에 대한 여지를 남겨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당헌당규, 공천기준 어디에도 2명으로 경선하라는 규정은 없기 때문에 경선 참가자 숫자 결정은 지도부에 주어진 일종의 재량이라고 볼수 있다.
주자 간의 이견을 조율하고 승복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심판이랄 수 있는 지도부의 역할이지 불변의 경선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2007년 이명박 박근혜 후보간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룰은 주자간 밀고당기기를 통해 정해졌고 이번 경선에서도 경선후보등록 만기를 연장한 것이나 4번의 순회경선이 원샷으로 결정된 것 역시 주자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당내 여론도 지도부의 잘못으로 보는 시각보다는 ‘김황식 캠프측의 반응이 의아하다’는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새누리당의 A최고위원은 28일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익명을 전제로 “경선인원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닌데 경선구도를 빌미로 못하겠다는 건 총리까지 한 분의 입장이라면 조금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 "총리까지 지낸분이 이해가 안돼"
이혜훈 후보.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친이계 김용태 의원은 “우리가 해야할 일은 남좋은 일(상대당 후보)시키면 안된다는 것인데경선을 상식과 순리대로 하지 않으면 분열과 실수가 되는 것이고 (김황식 후보의 행동은)순리에 어긋나는 것으로 당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김황식 후보 측도 당 지도부의 배려를 받은 바 있다. 지도부가 지난 11일이 마감인 후보자 등록 기한을 15일로 연기한 것과 관련, 김황식 후보를 배려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었냐는 의혹을 받았다.
김황식 후보의 보이콧을 바라보는 경쟁후보들의 시선은 더욱 냉랭하다. 정몽준 후보측 정양석 전 의원은 “경선룰과 관련해 어떤 때는 당의 결정에 따른다고 했다가 지금은 또 일정까지 중지하는 등 그때 그때 다르다. 치열한 것도 좋지만 도가 좀 넘어 보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