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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경기부양책(최경환노믹스)가 흔들리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따른 코스피지수 하락과 달러화 강세, 유럽경기 침체, 중국 경제의 더딘 성장속도라는 대내외 변수에 걸려 최경환(초이)노믹스가 정책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1927.21(-0.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3.89%나 급락했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내리막으로 치달으면서 1930선 아래로 추락하기는 7개월 만이다.
두 달 새 150포인트(7.46%)가 떨어진 것이다.
지난 4월부터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들이 지난달부터 순매도에 돌아서며 주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 주가의 대표업종인 전자와 자동차, 그러니까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의 주가 하락폭이 컸다.
삼성전자는 140만원 대에서 110만원으로 추락했고 카카오톡 사찰 논란에 휩싸인 다음카카오는 이날 하루에만도 7.76% 폭락했다.
이유는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과 달러화 강세에다 유럽 경기의 침체 등이 원인이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장, 금융기관장들이 워싱턴에서 모여 세계은행.IMF 연차 총회에서 세계 경제의 저성장 시대를 경고했는데 그 경고음이 한국에서 먼저 울리고 있다.
코스피지수 하락의 끝이 어디일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지난 2월 4일 올해 최저치인 1886.85선 아래인 1850선까지 밀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자료사진/박종민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7월 15일)을 계기로 반짝하던 주가가 추락하고 부동산 시장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박근혜 정부의 경기부양책, 이른바 초이노믹스가 석 달을 맞으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 7월초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뒤부터 “경제는 심리”라며 주식.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재정지출 확대 등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지난 7월 24일 재정자금 12조원 등 41조원 규모의 재정을 내년까지 집중 투입키로 했다. 재정을 확대해 추경편성에 버금가는 단기적인 부양효과를 거두겠다는 의도였다.
이어 발표한 세법개정안에서는 가계소득 증대를 위해 기업들이 올린 이익을 투자와 배당, 임금인상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실효성 논란을 일으켰지만 기업의 이익을 가계로 선순환되도록 한다는 데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드라이브였다.
특히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손질해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담보대출 이자 소득공제를 확대 적용해 집을 사려고 낸 빚에 대한 이자비용을 일부 보전해주는 방안도 강구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경제팀이 과감한 부동산 규제 완화와 적자를 감수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선언하고, 한국은행을 압박해 기준금리를 내린 것도 얼어붙은 소비투자 심리를 되돌리기 위해서였다.
그럼에도 투자·소비심리는 좀체 나아질 기미가 없자 또다시 5조원을 더 풀어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의 이런 조치에 힘입어 지난 8,9월 두 달 동안 부동산 시장만 나홀로 뜨거운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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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 7월 30일 연중 최고점인 2,082를 기록하던 코스피지수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도 다시 얼어붙고 있다.
특히 부동산 매매를 끌어올려 전세값을 낮추려던 최 부총리의 기대와는 반대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이 지난 200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세가율이 70%를 초과해 깡통전세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다.
위례자이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137대 1을 기록해 호가만도 2,3억 원을 부를 정도였으나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보니 프레미엄 호가는 사라졌다.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 없이 부동산 시장 띄우기를 통한 단기 부양책만으로는 나라 안팎의 경기 악재를 돌파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주식시장 활성화와 부동산 시장 보완책을 이달 중 발표하려 하고 있다.
정책의 실효성은 여전히 불투명한데도 재정지출 확대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책를 또 쓰려 한다.
‘초이노믹스’가 흔들리는 단계를 지나 3개월 만에 약발이 다하는데도 여전히 부양책 기조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