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단체 중재, 중립적이지 못해
- 민주당, '묻지마 동원선거'하잔 얘기
- 민주당이 후보단일화 더 어렵게 만들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4.27 재보선, ‘김해 을’ 지역의 야권후보 단일화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대표를 연결합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 변상욱> 4개 시민단체가 중재안을 내놓고 했던 협상은 완전히 끝났다고 봐야 합니까?
◆ 유시민> 네, 그 협상은 결렬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겠죠.
◇ 변상욱> 그러면 당과 당들이 만나서 하는 것은 그래도 남아있는 겁니까?
◆ 유시민> 네, 당끼리도 할 수 있고. 여기 경상남도 시민단체에서 오늘 대화요청을 해서 오늘 오후 2시에 각 정당의 경남도당 대표자들이 모일 예정입니다.
◇ 변상욱> 그렇다면 아직은 후보단일화 가능성은 남아있는 거군요?
◆ 유시민> 그렇습니다. 단일화를 해야죠.
◇ 변상욱> 후보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것에 대해서는 유시민 대표에게 많은 채찍질이 가는 것 같습니다. 뭣 때문에 그럴까요?
◆ 유시민> 네, 제가 비난을, 국민참여당이 많이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가 잘못한 것이 됐죠. 그런데 무엇보다 큰 잘못은 강자의 횡포에 굴종 안 한 겁니다. 저희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변상욱> 어떤 횡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 유시민> 지금 민주당이 여러 곳에서 후보단일화작업을 하고 있는데, 다른 어느 곳에서도 동원경선, 현장투표경선을 요구한 사례가 전혀 없습니다. 지난 7.28 재보선에서도 없었고. 그리고 이것을 횡포라고 하는 이유는 지금 민주당이 취한 방식은 2007년도 대통합신당의 대선후보경선방식과 똑같은 겁니다. 연령과 지역과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묻지마 동원선거를 하는 거거든요.
◇ 변상욱> 무작위추출로?
◆ 유시민> 무작위추출이 아닙니다. 무작위추출이라는 것은 원래 성별, 연령, 지역을 딱 맞춰서 유권자모집단과 선거인단 사이에 사회적구성을 일치시키려고 하는 게 기본이거든요. 이것을 위반한 유일한 사례가 2007년 대통합신당의 대통령후보경선입니다. 그 당시에 특정도의 인구비율이 3.3%밖에 안 되는데, 선거에 참여한 사람이 전국의 15% 가까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그렇게 해서 선출된 후보가 경쟁력이 전혀 없었죠. 대패했고요. 그 대통령후보로 나갔던 분이 1등을 예선에서 한 지역에서도 실제 본선에서는 6-7%밖에 못 받은 지역이 많습니다. 이런 경선은 유불리를 떠나서 이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나고 과학적인 면에서도 상식에 어긋나는, 그런 횡포거든요.
◇ 변상욱> 인구비례를 감안해서 뭔가 기본적인 설계가 있어야 되는데, 그야말로 무작위 추출은 안 된다는 말씀이군요.
◆ 유시민> 그것은 그냥 돈으로 동원선거 하는 겁니다.
◇ 변상욱> 이것을 시민단체가 이해를 못했으면, 시민단체가 중립적이지 못했습니까?
◆ 유시민> 저희는 그렇게 바라보고요. 저희는 꼭 이기려고, 말하자면 제대로 된 경선을 하자고 한 게 아닙니다. 지더라도 정당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서 져야 하고, 이겨도 그러한 절차에 따라서 명예롭게 이겨야 하기 때문에. 자꾸만 참여당한테 유리한 경선룰을 하려고 했다고 얘기하는데요. 부당하고 불합리한 경선방식을 요구한 데 대해서 맞서는 것을 그렇게 정략적으로 보기 시작하면 이 세상에 정의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 변상욱> 협상과정에서 아무튼 죽든 살든 정당끼리 책임을 질 테니까 시민단체들은 물러나 달라, 라고 유 대표가 한번 요구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 유시민> 협상과정이 아니고요. 저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데, 아주 비공개적인 자리에서 의견을 나눈 것을 왜곡해서 밖으로 흘려서 저의 인격을 비방하는 식으로 간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보고.
◇ 변상욱> 정당끼리 하고 싶다, 라는 뜻이 골격인 것은 맞습니까?
◆ 유시민> 시민단체가 공정성을 현저히 잃어서... 이런 겁니다. 지금 민주당이 다른 곳에서 적용한 사례도 없고, 다른 정당에 대해서 다른 지역에서 요구한 사례도 없고, 그리고 과거에 실패했던 그 경선을 우리보고 수용하라는 것은 시민단체가 옳고 그름, 정의와 불의의 잣대를 잃고 무조건 단일화만 성사시키면 된다, 이런 생각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래서 어떤 비난을 하더라도 그것은 다 감수하시겠다고 얘기하시는 거군요?
◆ 유시민> 비난받는 것도 두렵지만, 불의에 굴복하는 것은 더욱 두려운 일입니다.
◇ 변상욱> 그런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후보등록까지 며칠 안 남은 것 같은데요. 한 열흘 남았나요?
◆ 유시민> 열흘도 안 남았습니다.
◇ 변상욱> 이렇게 시간을 끌다보면 나중에는 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어서 걱정입니다.
◆ 유시민> 지금 국민참여당 보고 자기 당에 유리한 경선방식 고집한다, 이런 비난을 많이 하시는데. 저희처럼 작은 정당에 유리한 경선방식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저희가 주장해온 여론조사경선, 이것도 큰당에 유리하죠. 정당지지율이 두 배 넘는 정당의 후보하고 이렇게 작은 정당의 후보하고 붙어서 경선을 하면 그것이 어느 당에 유리합니까? 지금 저희가 이야기하는 국민경선, 그러니까 여론조사에 의한 경선도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방식입니다. 어제 울산 중구의 여론조사경선도 민주당 후보가 불과 샘플 5개 차이로 진보신당 후보 누르고 단일후보 됐지 않았습니까? 거기서는 다 하면서 ‘김해 을’에서만은 못한다는 게 무슨 논리인지 저희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 변상욱> 일각에서는 참여당이 결국 시간을 끌다가 막판에 도저히 안 돼서 어떤 방법이든 빨리 하자고 하면, 원했던 대로 100% 여론조사로 하자, 이것을 들고 나오지 않겠느냐, 그렇게 예상들을 합니다.
◆ 유시민> 그것은 민주당이 참여당을 모욕하고 비방하는 것이죠. 왜냐하면 그런 식이라면 민주당은 다른 모든 정당에 대해서도 동일한 방식을 요구해야 맞습니다. 시간을 끌고 어렵게 만드는 것은 민주당이지 저희 국민참여당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 변상욱> 아무튼 어떻게든 후보단일화는 분명히 하시는 거죠?
◆ 유시민> 네, 해야 됩니다. 하지 않으면 그것은 정당들이 책임져야죠.
◇ 변상욱> 참여당 내에서도, 아마 전남순천 예비후보가 그런 글을 홈페이지에 올린 것 같습니다. ‘국민의 명령은 당의 명령보다도 우선한다, 어떤 목표도 국민의 희망보다 더 큰 가치가 될 수는 없다.’ 라고 아마 글을 올리신 것 같은데.
◆ 유시민> 그것은 사람들마다 다르게 나름대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그 후보는 지금 당명을 거역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 후보라서 저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 변상욱> 참여당 내에서도 생각이 조금씩은 다르긴 다른 거죠?
◆ 유시민> 민주당 내에서도 생각 다른 사람 많습니다.
◇ 변상욱> ‘7.28 은평 을’ 재보선을 많이들 떠올립니다. 유불리를 너무 따지다가 야권후보단일화가 늦어지면서 아슬아슬한 차이로 국회의원 자리를 내놓게 된 그 얘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만?
◆ 유시민> 그 자리는 민주당 장상 후보가 대패한 곳입니다. 당시에도 민주당이 처음부터 여론조사에 응했으면 되는데, 끝까지 그때도 이상한 주장을 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그때 그 일을 따지진 않겠습니다만,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제1야당으로서 다른 작은 야당을 상대하면서 어디에서는 여론조사를 하고, 다른 데서는 현장동원경선 요구하는 이런 이중적인 잣대를 삼가야 합니다.
◇ 변상욱> 어떤 식으로든 3파전이면 김태호 후보를 이기긴 어렵다고 보시는 거죠?
◆ 유시민> 저희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분당 을’에는 손학규 민주당대표가 출마선언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주 접전지역이 되어버렸는데. 손학규 대표를 지원유세를 하거나 도우실 의향도 있으십니까?
◆ 유시민> 네, 저희는 그럴 의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변상욱> 기회를 주시면 얼마든지 하겠다?
◆ 유시민> 그런 뜻이 아닙니다. 김해를 달라는 게 아니고...
◇ 변상욱> 아니, ‘기회’를 주시면?
◆ 유시민> 김해에서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규칙, 민주당이 다른 지역에서 다른 정당에 대해서 적용하는 규칙대로 해서 들어가는 것이죠. 만약 우리가 분당 을에서 김해에서 민주당이 요구한 방식으로 손학규 대표하고 우리 이종웅 후보하고 동원경선하자, 그러면 민주당에서 받아들이겠습니까? 역지사지해서 생각하고, 어떤 경선규칙을 써도 큰당에 유리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제1야당답게 떳떳한 태도로 그렇게 민주당이 해 주기를 바랍니다.
◇ 변상욱> 혹시 김해지역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안 하고 섭섭하게 대했을 경우에는 안 도와주실 겁니까?
◆ 유시민> 그것은 고민해봐야죠. 우리가 지금 우리당에 뭘 안 준다고 해서 이러는 게 아닙니다. 제1야당으로서 공정하게 정의롭게 떳떳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볼 때 그 정당이 야권의 맏형으로서 야권전체에 힘을 모아서 할 자격이 있다, 이렇게 볼 겁니다. 저희는 ‘분당 을’에서 손학규 대표를 도와서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싶다, 이런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전체적인 야권의 지지가 하나로 모아지지 않으면 손 대표가 분당에서 조금 힘들 것 같습니까?
◆ 유시민> 그건 모르죠. 손 대표께서 굉장히 큰 정치인이기 때문에 다른 야당의 협조 없이도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내년도 정권교체를 하라는 국민의 소망을 생각할 때 이렇게 작은 문제에 집착하지 말고 제1야당이 크게 크게 도량을 발휘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신공항문제, 하나만 좀 여쭤보겠습니다. 대선후보로서 이미 야권에서는 제일 앞서 달리고 계시고, 또 ‘김해 을’을 보거나 아니면 유시민 대표의 출신지역을 볼 때 영남권에 대해서는 일단 어떤 교두보 같은 느낌이 드는데. 참여당이나 또는 유 대표의 대선후보로서의 신공항공약은 어떤 것일까요?
◆ 유시민> 그 문제는 지금 정치인들이 말을 삼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그 때문에 크게 갈등하고 있고, 정부도 굉장히 어려운 처지에 빠져있는데, 정치인 자신의 표 계산에 입각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고, 제 입장은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 변상욱>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