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7일 서울매장 2곳 점거 예정
-우수점원, 내부 고발했다고 해고
-한산할때 조기퇴근시키는 '꺾기' 남발
-맥도날드는 '꺾기' 없었다고 발뺌
-근로계약서 이행 사례 절반도 안 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혜정 (알바노조 사무국장)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줄여서 알바노조가 오는 주말에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의 서울 매장 2곳에서 점거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계획까지 세우게 됐고 어떻게 점거시위를 진행할 것인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알바노조의 이혜정 사무국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무국장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이혜정>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서울의 맥도날드 매장 2곳을 말 그대로 정말 점거하실 계획인가요?
◆ 이혜정> 일정시간 영업을 중지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럼 몇 분이 얼마 동안 하는 건가요?
◆ 이혜정> 일단 100명이 넘게 모일 것인데요. 매장 크기에 따라서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좀 달라지겠죠.
◇ 박재홍> 그러면 뭐랄까요, 불법적으로 점거하는 것 아닌가요?
◆ 이혜정> 실질적으로 점거를 하겠지만 불법적인 방식이라기보다는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좀 미묘한 경계선을 넘나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영업을 그러면 어떻게 정지시키는 건가요? 그러면 이제 거기에서 집회를 하시는 분들 때문에 다른 손님들이 물건을 못 사게 하는 방식인가요?
◆ 이혜정> 구체적인 언급은 좀 힘들 것 같은데요.
◇ 박재홍> 그래요.
◆ 이혜정> 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매장점거 경고장 스티커도 보이네요? 보니까 이렇게 써져 있습니다. ‘귀 회사는 부당해고, 불법적인 꺾기, 최저근로조건에 대해서 여전히 아무런 답이 없는 바 2월 7일자 매장 점거를 경고하는 스티커를 발부합니다.’ 이런 내용인데요. 그러면 이 스티커를 해당매장에도 붙이신 거예요?
◆ 이혜정>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매장에 스티커를 붙이면 맥도날드 알바노동자들이 떼어야 하기 때문에 저희들이 알바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방법으로 경고장을 날린다든가 하지는 않고요. 이건 온라인상에서만 진행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온라인상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맥도날드 측에서는 알고 있겠네요.
◆ 이혜정> 네, 알고는 있죠.
◇ 박재홍> 어떤 반응 보이고 있습니까?
◆ 이혜정> 여전히 똑같은데요. ‘잘못이 없다, 우리는 사람을 우선시하는 기업이다.’ 그리고 ‘이런 경고장이나 공문들이 매우 유감스럽고 굉장히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지만 사실은 신경을 안 쓰는 거라고 볼 수 있죠.
◇ 박재홍> 그래요, 그러면 왜 이렇게까지 맥도날드 매장 2곳을 점거해야겠다고 계획까지 세우게 됐을까 궁금증이 드는데요, 사건의 발단은 무엇이었습니까?
◆ 이혜정> 사건의 발단은 사실 작년 9월에 조합원 1명이 노조활동을 이유로 멀쩡하게 일을 잘 하고 있다가 맥도날드에서 사실상 해고를 당했어요. 그쪽에서는 계약기간 만료라고 얘기를 하는데 저희 쪽의 이가연 조합원이 가지고 있는 근로계약서는 일단 백지예요. 일단 근로계약서가 백지고 1년 동안 노동계약을 한 건지도 확실하지 않고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일을 더하기로 합의를 해놓고 어째서 계약해지 통보를 했느냐는 것이죠. 그러니까 갱신기대권을 위배한 겁니다. 그리고 일을 계속 잘 하고 있다고 칭찬받고 있었던 상황이고 내가 당연히 갱신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노동조합 활동이 문제가 돼서 갱신기대권이 배신당한 거잖아요. 그래서 그 배신의 이유가 너무 부당하다는 것이고요. 그래서 이것에 대해서 저희가 부당해고라고 문제제기를 했지만 맥도날드 측에서는 아는 척도 하지 않고 대답도 없는 상황이고요. 본사에 갔더니 ‘저러니까 알바나 하고 있지’ 이런 이야기나 하고 공문을 보내도 답이 없고, ‘우리는 불법적인 관행은 전혀 없다’ 이런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고 봐야죠.
(자료사진 : 알바노조)
◇ 박재홍> 그럼 사실상 해고를 당했던 분의 구체적인 해고사유가 있었습니까?
◆ 이혜정> 이 친구가 작년 5월에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알바로서 ‘꺾기’를 고발을 했어요. 내부 고발을 한 거죠.
◇ 박재홍> ‘꺾기’요? 꺾기가 뭔가요, 그러면?
◆ 이혜정> ‘꺾기’는 손님이 없는 시간대에 알바노동자들을 조기퇴근시킨다던가 아니면 늦게 출근시킨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절감하는 불법적인 방식입니다. 그래서 계약한 소정근로시간을 지키지 않고 ‘손님이 없으니까 나오지 말아라’는 식으로 알바비를 깎는 거죠. 그러면서 ‘맥도날드의 꺾기를 고발한다’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했었죠. 그때 그 친구가 맥도날드 당사자로서 나가서 발언을 했었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그때 발언을 했던 분이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분이었고 알바노조에 소속된 조합원이었습니까?
◆ 이혜정> 네.
◇ 박재홍> 그러면 그때 알바노조는 어떤 단체인가요? 실제적인 법적 교섭권을 그런 단체로 봐야 될까요?
◆ 이혜정> 네, 갖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럼 알바노조의 이름으로 맥도날드 같은 곳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회사를 상대로 협상이나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는 건가요? 법적으로 인정되는 노조로써.
◆ 이혜정> 네, 할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실제로 알바노조에서 맥도날드측이 부당 노동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해서 공문을 보내거나 구체적인 행동을 취한 게 있으실 게 아닌가요?
◆ 이혜정> 저희가 공문을 4번인가 보내고 나서 1월 27일에야 답변을 한 번 받았어요. 그 답변에는 결국은 ‘잘못한 게 없다 그런 꺾기 같은 일은 없다’ 이런 이야기를 저희에게 공문을 통해서도 했고, 그리고 민주당의 장하나 의원실에서 맥도날드 부사장이랑 만났다고 하는데 부사장도 ‘그런 꺾기 같은 건 없다. 매니저들이 근무표 조작 권한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걸 하게 했겠냐? 안 하게 했을 것이다’라고 답변했다고는 들었어요.
◇ 박재홍> 그러니까 명확한 해답은 못 들으신 거라는 말씀인데. 그래서 이걸 계기로 지난해 말에 알바노조에서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노동자 근로실태 조사를 하셨네요. 맥도날드에서 어떻게 일을 하고 계시던가요?
◆ 이혜정> 생각보다 좀 많이 심각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굉장히 많은 맥도날드 노동자분들이 대답을 했어요. 1625명인데 전현직 맥도날드 알바노동자들이 해 주셨습니다. 몇몇 매니저분이 계시기도 했었고요. 맥도날드가 알바시장에서는 최저임금을 지키고 주휴수당, 야간수당같은 것도 잘 챙겨주는, 그나마 좀 괜찮은 일자리라고 소문이 나 있는데요.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예를 들면 근로계약서를 제대로 썼다고 볼 수 있는, 그러니까 근로계약서를 쓰고 사장이랑 내가 똑같은 계약서를 가지고 있고 그 중에 1장을 노동자가 갖고 있어야 제대로 쓴 거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제대로 근로계약서를 썼다는 비율이 48%밖에 안 됐어요. 꺾기를 당해봤다는 사람들도 54%. 그리고 내가 당한 건 아니지만 다른 알바가 당하는 걸 봤다고 답변한 사람이 11%였고요. 총 65% 정도가 꺾기를 당하거나 본 것이죠.
◇ 박재홍> 그러면 점거시위에 들어가기 전까지 점거를 피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못 찾으신 건가요?
◆ 이혜정> 그렇죠. 공문을 계속 보냈는데 일단 묵묵부답이었고요. 답변서라고 온 건 ‘우리는 잘못이 없다’ 이런 것 뿐이어서 저희들도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해요. 본사에도 찾아갔었고 공문도 보냈고 의원실에도 연락을 취했었고요. 의원실만 만나고 저희는 안 만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렇다면 우리가 찾아가겠다, 매장으로 직접 들어가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한테 우리의 이야기를 알리고 그것이 널리 전파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점거시위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계속 대답이 없으면 2월 7일을 기점으로 시간과 장소와 인원을 늘려가면서 점거할 것이라고 라디오를 통해 경고하는 바입니다.
◇ 박재홍> 점거가 계속되고 영업을 방해할 경우에 맥도날드 직원이나 경찰과 충돌할 우려도 예상이 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