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중동호흡기 증후군, 즉 메르스(MERS) 의심 환자로 격리 치료를 받다 3일 숨진 80대 남성이 결국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는 국내 첫 3차 감염자 사망으로, 확진이 아닌 의심환자와 3차 감염자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엇보다 보건 당국의 확진환자 집계가 큰 의미가 없게 된 셈으로 시민들의 불안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4일 보건당국과 유족 등에 따르면 전날인 3일 오후 8시 46분, 메르스 의심 환자로 분류돼 B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던 남성(84)이 숨을 거뒀다.
숨진 이 남성은 지난달 9일 폐렴 증상으로 B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국내 16번째 환자이자 대전의 첫 메르스 확진 환자 A(남.40)씨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같은 병실에 입원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31일부터 격리돼 치료를 받아왔다.
‘3차 감염 의심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기도 전에 숨진 것인데, 3차 감염자와 의심 환자 모두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됐다는 점이 시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실제 대전에서는 지난 2일 70대 남성 두 명이 국내 첫 3차 감염자로 분류된데 이어 3일과 4일에도 60대 남성 각각 한 명씩 모두 4명의 3차 감염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외에도 대전 4명, 충남 2명이 의심환자로 접수돼, 현재 정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3차 감염 의심 환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우선 전날까지만 해도 54개 학교였던 대전과 세종, 충남지역 휴업 학교가 이 날 오후 1시 현재 130여 개교로 3배 가까이 늘었고 조기 방학이나 강의 중지 등 대책에 나서는 대학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 자치단체들도 각종 토론회와 취업박람회, 현장 방문과 연수 계획 등을 모두 취소했고 6월 가족 여행 등 야외 활동을 취소하는 시민들도 줄을 잇고 있다.
충남에서도 메르스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메르스 확진 환자 1명이 발생했으며, 의심환자 2명이 1차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현재 국립보건연구원에서 2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자택격리자는 107명에서 135명으로 늘었다.
다른 지역에서 충남으로 들어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평택에 사는 40대 남성이 평택 지정병원을 찾지 못해 충남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최근 확진 판정을 받고 국가지정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충남 보령 오천 LNG 터미널 공사현장에서도 40대 남성이 지난 3일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다.
경기도 평택에 사는 이 근로자는 지난달 16일 평택의 한 병원에 병문안을 다년 온 뒤 공사현장 숙소에서 4일을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 근로자와 함께 방을 쓴 2명을 격리시켰으며, 식당을 함께 이용한 100여 명에 대해서는 하루 2차례 체온 검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