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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 "그림책 읽어주는 아빠 되고 싶나요?"



책/학술

    서천석 "그림책 읽어주는 아빠 되고 싶나요?"

    소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사진=창비 제공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최근 출판사 창비와 함께 '서천석의 아이와 나'라는 육아 전문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지난 8일에는 '그림책을 통한 육아'를 주제로 홍대 근처 앰프라이브클럽에서 팟캐스트 공개방송을 가졌다. 서천석 전문의는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을 펴내는 등 그림책 읽는 의사로 유명하다. 다음은 공개방송에서 김지은 문학평론가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 어떤 계기로 그림책을 좋아하게 됐나

    소아정신과 의사가 된 후 아이들과 만나 놀아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하지만 어떻게 놀아야 할 지 방법을 몰랐다. 책에 있는 지식은 다가오지 않았고, 궁리 끝에 '아이들의 감성을 이해하려면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 무렵 첫째 아이를 낳았다. 아이에게 어떤 책을 사줄까 고민하다가 그림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

    - 그림책은 몇 살 때부터 읽어줘야 하나

    나이는 상관 없다. 그림책은 여러 형상이 모여있고, 색채가 강렬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금방 흥미를 느낀다. 엄마들이 '끝까지 봐야 한다'고 강요할 때 문제가 생기는 거지 아이들은 그림책을 여러 장난감 중 하나로 느낀다.

    아이들은 부모님 품에 안겨 그림책 이야기를 들을 때 책에 푹 빠져든다. 부모님이 책을 읽어줬던 기억은 잊어버려도 당시 몸의 느낌은 어른이 되어도 남아있다. 부모와 아이가 공통관심사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한데, 그림책을 읽어줄 때 부모와 아이는 함께 몰입하는 경험을 한다.

    - 어른이 된 후 접한 그림책 세상은 어땠나

    처음에는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부모로서 그림책에 다가갔다.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림책을 봤기 때문에 저한테 위안이 되는 그림책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골치가 아플 때 보는 그림책은 저한테 즉각적인 위로가 됐다. 그림책에서 봤던 장면을 화두로 삼게 되는 등 (그림책이) 어른에게도 힘이 있다고 느꼈다. 그림책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대화 소재로 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그림책은 어떻게 골라야 하나

    첫째, 엄마들이 수없이 많이 나오는 그림책을 전부 보고 고르기는 어렵다. 그림책을 미리 보고 큐레이션해서 권해주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둘째, 아이들의 감식안이 생각보다 좋다. 어린이책 도서관이나 대형서점에서 아이들이 책을 자유롭게 보고 고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 어떤 목소리로 읽어줘야 하나

    대학 때 연극반 활동을 했다. 주로 대본,기획을 했지만 배운 가락이 있다 보니 구연동화식으로 해봤다. 구연동화식 읽기는 확실한 효과가 있다. 3~4살 된 아이는 과장된 연기와 극적인 목소리를 좋아한다. 2~3살 된 아이에게는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읽어주지 않아도 된다. 엄마가 그때그때 아이의 반응을 보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좋은 그림책 읽기다. 평소 말투로 자연스럽게 읽어주면 아이가 즐겁게 듣는다.

    - 좋아하는 그림책은 뭔가

    모리스 센닥이 1963년 펴낸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가장 좋아한다. 나온지 50년 남짓 된 책인데 색채와 디자인이 세련됐다. 제가 배운 심리학적 지식이 이 짧은 책에 다 들어있어서 놀라웠다. 아마존에서 캐릭터 인형도 많이 샀다.

    - 그림책 읽어주는 아빠로 만들려면

    이왕 그림책을 읽어주기로 했으면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줘야 한다. 억지로 노는지 놀고 싶어 노는지 아이들은 금방 안다. 아빠가 억지로 읽어주면 아이들은 거절받는 느낌이 들어서 그 순간을 싫어할 가능성이 있다. 아이들이 엄마 목소리는 너무 많이 들었다. 엄마가 흉내내면 새로운 느낌이 없다. 반면 아빠는 평소 말을 잘 안 하니까 (그림책을) 읽어주면 더 좋아한다.

    아빠들은 대부분 그림책 읽어주는 걸 어색해한다. 그럴 때는 무조건 잘 한다고 해야 한다. 옆에서 칭찬해주면 재미를 느끼니까 계속 읽게 된다.

    - 그림책 덕분에 바뀐 게 있나

    아이들에 대한 공감능력이 좋아졌다.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전달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지치고 힘든 순간, 그림책을 보면서 영혼을 치유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육아를 쉽게 하려면 빨리 동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림책을 보면 마음 속 한켠 동심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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