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1조 원대의 피해를 낸 다단계 업체 '해피소닉 글로벌' 홈페이지 (캡쳐)
제2의 조희팔로 불리며 천문학적인 금액의 사기행각을 벌인 다단계 업자가 구속됐다. 하지만 이를 추종하는 일당들이 여전히 부산 등에서 전국적으로 영업을 계속하고 있어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불법 다단계 사업으로 무려 1조 원대의 사기 판매 행각을 벌인 업체의 이름은 '해피소닉 글로벌'. 이 업체의 대표는 남보석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한 '남응태'로, 이미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남씨는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운동 기기를 구매한 뒤 대리점에 설치하는 이른바 '역렌탈' 사업으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금을 모았다. 남씨가 노린 범행 대상은 주로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었다.
피해자들은 최대 연 50%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남씨의 말에 속아 퇴직금과 연금 등 많게는 수억 원대의 금액을 투자했다. 남씨는 후발 투자자들에게 받은 돈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투자금 돌려막기' 방식의 전형적인 사기 수법을 동원했다.
경찰이 발표한 피해자는 전국적으로 1만여 명.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를 포함하면 실제 피해자는 전국에서 4만여 명, 피해 금액은 8조 원에 달하고 고액 피해자도 많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바른가정경제실천을위한 시민연대 김상전 대표는 "현재까지 드러난 것보다 훨씬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특히 조사관이 5억 원 이상의 피해를 본 사람은 따로 접수해야 한다고 하자,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많은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라고 주장했다.
전국적으로 1조 원대의 피해를 낸 다단계 업체 '해피소닉 글로벌'의 피해자 모임. 카페 개설 2개월 만에 가입자 수는 4천 명을 넘었고 게시 글은 1만 8천 건을 돌파했다. (캡쳐)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한 인터넷 포털 카페 서비스를 이용해 피해자 모임을 만들었다. 지난달 초 만들어진 이 카페에는 현재 1만 8천 건의 글이 올라왔고, 가입 회원은 4천 명을 돌파했다.
문제는 남 대표를 추종하는 다단계 업체의 임원들이 부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아직도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홈페이지는 물론 각 지역별 총판과 대리점도 그대로 유지한 채 사업을 관리하고 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이 다단계 업체는 이번엔 '스크린 골프' 관련 사업으로 큰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이 있다며 투자금을 모으고 있다.
한 피해자는 "해피소닉 비상대책위원회를 자칭한 임직원들이 경기도 안산을 거점으로 전국의 대리점과 총판 관계자들을 모으고 있다"라며 "이미 포화상태인 스크린 골프 관련 사업 회원을 모집하고 있는데, 그들이 주장하는 사업 모델은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운영하는 대리점과 총판점은 부산·경남지역에만 10여 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의 사기 혐의가 인정되며 구속까지 됐지만, 여전히 멈추지 않는 이들의 사기 행각에 추가 피해가 없도록 시민들의 높은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