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사진 = 스마트이미지 제공)
"사모님 이제부터 회사 승용차는 쇼핑용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내년부터는 기업 오너의 부인, 자식일지라도 회사의 업무용 승용차를 개인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굳이 사용하겠다면 세금을 내야 한다.
정부가 6일 발표한 ‘2015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업무용 승용차에 대한 ‘비용과세’를 합리화하겠다고 밝혔다.
◇ 업무용 차량 비과세 혜택 ‘손본다’…사모님 쇼핑용은 과세 정부는 지금까지는 회사 업무용 차량에 들어가는 유류비와 보험료, 수선비, 통행료 등 모든 운영비를 손금(損金)처리해 줬다.
손금이란 기업회계에서 ‘비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재료비와 인건비, 각종 경비가 여기에 포함되며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회사 업무용 차량의 운영비는 그동안 얼마가 됐든지 손금에 포함돼 법인세와 소득세 등 각종 세금 혜택을 받아 왔다.
그런데, 이를 악용해서 회사 임직원 가족들이 공(公)과 사(私)를 구분하지 않고 업무용 차량, 특히 승용차를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쇼핑을 하거나 여행을 가면서 사용한 유류비와 고속도로 통행료를 회사 비용으로 처리해 과세대상에서 빠져나갔다. 당연히 불법행위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런 행동이 공평과세에 어긋난다고 봤다. 앞으로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선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 업무용 승용차…‘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 가입 후 세무서 신고해야정부는 회사 차량 가운데 경차와 승합차, 택시, 화물차 등 영업용 차량을 제외한 업무용 승용차에 대해 비용 인정기준을 마련했다.
먼저, 업무용 승용차가 비용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선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뒤 세무서에 업무용으로 신고해야 한다.
이런 요건을 갖춘 업무용 승용차에 대해서만 유류비와 보험료, 통행료, 수선비, 자동차세 등 전체 운영비의 50%를 비용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나머지 50%는 운행일지 등을 통해 업무용 사용비율이 입증될 경우 해당 비율만큼 추가로 인정해 줄 방침이다.
예를 들어, 전체 사용거리가 100km인데 업무용으로 사용한 거리가 70km라면 기본 50km를 초과한 20km에 대해서만 추가 인정해 주겠다는 얘기다. 나머지 30km는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비용과세를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신고된 업무용 승용차에 기업 또는 사업자를 홍보하는 일정규격 이상의 ‘로고’를 부착했을 경우에는 운행일지를 확인하지 않고 100% 비용으로 인정해 줄 계획이다.
◇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 미 가입 업무용 승용차…비용 인정받지 못한다업무용 승용차가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게 된다.
특히, 법인 소속 승용차는 이런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유류비와 보험료, 수선비 등 운영비 전액이 비용 처리되지 않는다.
다만, 개인사업자가 운행하는 승용차는 출퇴근과 업무용으로 동시에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해, 업무사용 비율만큼 비용으로 인정해 줄 방침이다.
◇ 세수 확보, 연간 5천억 원 예상먼저, 모든 법인과 개인사업자 가운데 일정 수준 이상의 성실신고 확인대상자(도소매업 20억 원, 제조업 10억 원)는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을 받는다.
현재, 업무용 차량을 신고한 법인은 전국에 45만 여개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화물차와 버스 등 영업용 차량을 제외한 순수 업무용 승용차만 신고한 법인이 15만에서 20만 개 정도가 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