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여주-원주 철도와 함께 올해 3대 강원도 현안으로 꼽았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3수 도전 끝에 성사되면서 이를 주도한 최문순 강원도지사에게 미칠 정치적 파급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우선 최 지사가 전임 도정부터 누적돼 온 문제를 해결하는데 급급했던 모습에서 탈피해 주도적 도정운영의 토대를 다졌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구자열 강원도의원(전 새정치 강원도의원 원내대표)은 "동해안경제자유구역, 평창동계올림픽 성사는 전임 지사들부터 이어진 성과라는 측면이 있지만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최 지사의 공약 이행이라는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새누리당 등 보수진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영동지역 지지층을 확대했다는 평도 있다.
인프라 축소와 관광객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영동권이 설악산 케이블카 성사로 관광경기 활성화의 전기를 마련한 만큼 영동권 지지층 확대에 충분한 성공사례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강원도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최문순 지사와 양양군수, 관계공무원, 도민의 한결같은 지지가 있었기에 정부를 최종 설득할 수 있었다"며 "환경보존과 관광활성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좋은 사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평했다.
최문순 지사 역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확정돼 강원도 관광산업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며 "설악에서 시작된 좋은 바람이 거대한 태풍이 돼 강원도의 새역사를 마련하는 기폭제가 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최 지사의 정체성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진보진영 지지층 이탈이라는 손실도 불가피해 보인다.
최 지사는 2011년 진보진영의 지지를 받으며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엄기영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당선 직후에는 강원도 골프장 민원 해결을 통한 주민 피해 예방과 강원도 환경보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설악산 케이블카 하부 정류장 조감도.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 활강경기장 건설에 따른 가리왕산 훼손 우려에 대체 경기장 검토 등 대안 대신 원안을 고수하기로 해 환경단체들로부터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이같은 연장 선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추진은 최 지사가 환경보다 현실적인 표심을 중시여기는 기성 정치인에 불과했다는 비판의 빌미가 되고 있다.
박그림 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설악산 케이블카 추진은 소탐대실 정치의 전형"이라며 "천혜의 자연환경을 재산으로 자랑했던 강원도에 돌이킬 수 없는 개발의 빗장을 여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