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개 은행 임금피크제 실시했지만 고용 대폭 줄어.
- 80% 정도는 적응 못하고 희망퇴직 강요 당해.
- 비정규직 늘어나 노동의 질과 조건도 악화.
- 대상자는 5~7%에 불과. 청년실업 해결 불가능.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0월 5일 (월)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정관용> 임금피크제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어쨌든 임금피크제로 재원을 절감해서 청년고용을 늘려보겠다, 이런 주장이었는데. 그런데 오늘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요. 일찌감치 임금피크제를 이미 실시한 민간은행들이 있습니다. 그 은행들의 자료를 살펴봤더니 신규채용이 늘어나지 않았다. 이 점을 지적하신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영환 의원을 연결합니다. 김 의원 나와 계시죠?
◆ 김영환> 네, 안녕하셨습니까?
◇ 정관용> 어느 은행이 몇 년부터 임금피크제를 했나요?
◆ 김영환> 2005년부터 기업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5개 은행이 실시했고요. 고용이 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고용이 대폭 줄었습니다.
◇ 정관용> 2005년부터면 벌써 10년 됐네요?
◆ 김영환>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고용이 어떻게 줄었다는 거예요?
◆ 김영환> 그러니까 임금피크제 대상인원이 2008년에 430명에서 858명으로 두 배쯤 늘은 것 아니겠습니까? 임금피크제 대상이 그렇게 늘었는데 신규인원은 1887명을 뽑았던 사람들이 1400명으로 줄었으니까 한 25% 정도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임금피크제를 하면 청년실업을 줄일 수 있다는 이 말이 허구라는 것과 이건 견강부회다,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은 두 배로 늘어났는데. 그렇죠?
◆ 김영환> 네.
◇ 정관용> 그런데 신규로 뽑은 인원수는 오히려 줄었다?
◆ 김영환> 네. 우선 임금피크제를 하면서 희망퇴직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렇게 했고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2700명쯤 있었는데 그중에 한 600명 정도가 임금피크제를 선택을 했고 나머지는 80% 정도가 퇴직을 하게 된 것이죠.
◇ 정관용> 그건 희망퇴직 형식으로.
◆ 김영환> 실제로는 희망퇴직 형식으로 퇴직을 유도하게 된 그런 결과가 됐습니다.
◇ 정관용> 원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는 건 그렇게 퇴직시키지 말고 임금을 좀 깎으면서라도 정년을 연장해서 고용해라, 이런 뜻이잖아요.
◆ 김영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임금피크제를 하면서도 또 희망퇴직 대상자를 80%가량이나 받았다?
◆ 김영환> 그렇죠. 강요가 됐고 또 그 과정에서 대체적으로 늘어난 것은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노동의 질이 나빠지고 노동조건이 악화된 것이죠.
◇ 정관용> 비정규직은 얼마나 늘어났어요?
◆ 김영환> 비정규직은 약 2264명 중에서 3000명 가까이 늘어났으니까요.
◇ 정관용> 몇 년도에요?
◆ 김영환> 이게 2012년도에 3451명이 됐고요. 그다음에 2008년에 2264명이었던 것이 점차적으로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그다음에 정규직이 감소하고요. 그런 통계가 나와 있으니까 그것이 하나의 앞으로 임금피크제가 어떻게 갈 것인가를 예견하는 한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간단히 요약하면 10년쯤 전부터 임금피크제를 시작한 다섯 개 은행을 봤더니 임금피크제 대상자들 중에 상당수 80% 정도까지는 그냥 거의 적용되지 못하고 희망퇴직으로 나가더라. 그렇죠?
◆ 김영환> 네.
◇ 정관용> 그리고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서 월급을 좀 깎이면서 있는 분들도 숫자가 늘어나더라. 그렇죠?
◆ 김영환> 네.
◇ 정관용> 그런데 신규채용은 안 늘리더라.
◆ 김영환> 신규채용은 25%가 줄었고 그나마 취직이 된 것은 비정규직.
◇ 정관용> 비정규직이더라. 이런 지적에 대해서 은행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계속된 저금리 기조 때문에 금융권은 수익성이 안 좋아져서 채용을 줄였다’ 이건 말이 될까요? 금융기관이라서 유별난 현상일까요? 어떻게 보세요?
◆ 김영환> 물론 온라인뱅킹이나 인터넷뱅킹 같은 것이 늘어나면서.
◇ 정관용> 그것도 있고요.
◆ 김영환>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결국은 임금피크제로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은 허구이고 바로 이런 수익성이 문제가 된다는 것. 또 경영환경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 더 본질적인 얘기가 되겠습니다.
◇ 정관용> 정부의 주장은 국내 5인 이상 사업장이 전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무려 13만명까지 청년고용 창출할 수 있다고 하거든요. 이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영환> 상상의 공간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오늘 노동연구원장에게도 물어봤습니다만 우리나라의 특히 대기업 같은 경우 더 심합니다만 55세 이상 되는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는 인구가 한 5%에서 7%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임금피크제를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그걸 가지고 청년실업을 해결하고 정규직을 늘리고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오히려 고용을 늘리느냐 마느냐는 다른 여건들이 더 좌우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