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금융감독원이 운용하는 지하자금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여성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5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9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피해자 A(57)씨는 지난 2013년 10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자살사이트를 찾았다.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전 재산을 쏟아 부은 사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빚더미에 앉게 됐기 때문.
홀로 사는 A씨가 방안에서 자살사이트를 들여다보고 있을 때, 한모(58)씨가 A씨에게 채팅을 걸어왔다.
"좋은 세상에서 왜 자살하려고 하느냐"며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한씨가 A씨는 마음에 들었고, 두 사람은 곧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이때부터 한씨는 "금감원 고위직인 김 실장과 친분이 있다"며 "금감원이 관리하는 수천억원대의 지하자금이 있는데, 돈을 밖으로 꺼내오는 걸 도와주면 큰돈을 벌게 해 주겠다"고 A씨를 속이기 시작했다.
이런 수법으로 한씨는 A씨로부터 6개월 동안 28차례에 걸쳐 2110만원을 가로챘다.
이후 A씨 수중에 더이상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한씨는 매정하게 연락을 끊고 잠적해버렸다.
경찰 조사를 피하며 도주 생활을 이어가던 한씨는 지난 9월 1일 경기도 시흥에서 덜미가 잡혔다.
A씨는 "피해금이라도 돌려주면, 합의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한씨는 가로챈 돈을 유흥비와 생활비 등으로 모두 탕진한 상황.
경찰은 전과 15범의 한씨가 붙잡힌 이후에도 피해 변제를 전혀 하지 않은 점 등을 토대로 한씨를 구속하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극단적인 선택까지 할 뻔했던 A씨가 걱정돼 최근에 통화를 했다"며 "한씨에게 사기를 당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신앙생활을 통해 안정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