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공론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서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군사적 관점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의 이번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의 후속초지로 외교안보라인과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한 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정부의 기존 입장과 차이가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에 (사드) 배치를 결정하고 우리 국방부 또는 정부에 협조를 요청해 오면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원론적으로 한 장관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러나 한 장관의 발언 이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공감대는 확산되는 분위기다.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 제조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사드 외에는 대응 수단이 없다는게 이유다.
군 고위관계자는 "현재 주한미군이 보유한 패트리엇(PAC)3로는 북한의 노동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며 "군사적 측면에서 사드 배치는 검토할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우리도 미사일방어(KAMD)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군사적으로 볼때 현 시점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 사드라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 카드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중국의 대북 제재를 이끌어낼 유효한 수단으로 사드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사드가 중국의 대북 제재 견인과 동시에 반발을 불러오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중 압박의 수위와 속도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드로 압박하더라도 중국은 흔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월간 디펜스 21+편집장을 지낸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은 "사드 배치를 지금 당장 결정하더라도 실전 배치까지는 3년 안팎의 시간이 걸린다”며 “중국은 이번에도 사드 카드에 흔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은 사드 탐지 레이더가 중국의 군사 활동을 감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강력 반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