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교수. (사진 = JTBC 제공)
JTBC '썰전'에 일일패널로 출연한 진중권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12일 방송한 '썰전'에서 진중권과 전원책은 사실상 확정된 미 대선 ‘힐러리 vs 트럼프’ 양자 구도 등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특히 '막말' 발언으로 논란의 대상이 됐던 트럼프가 예상을 뒤엎고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것에 진중권은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누가 예상했겠느냐"며 놀라했다.
그러자 전원책은 "난 예상했다"며 "우리나라 언론이 미국의 <뉴욕타임즈> 등 주류 언론만 보고 트럼프를 폄하했지만, 그렇게 막말하고 지탄받는 사람이 어떻게 (경선에서) 1위를 하겠느냐. 그는 서민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 패널을 트럼프가 백인 중산층과 서민층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진중권은 "미국이 그동안 세계 경찰 노릇하다 가난해졌다. 이게 백인 남성들의 불만인다. 그리고 이들에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은 자신이 백인이고 남성이라는 것인데, (히스패닉과 무슬림이 많이 들어온 미국 상황에서) 트럼프가 이 부분을 자극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원책은 "백인 중산층의 불만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인데, 그 일자리를 대부분 히스패닉계가 차지하고 있다"며 "그러니 트럼프가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멕시코와의 국경에 벽을 쌓겠다고 하니, 백인 중산층들이 '우리 일자리를 찾아주려고 노력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지지한다"고 보았다.
이어 "이제는 샌더스를 지지하던 저소득층까지 힐러리에게 샌더스가 밀리니 오히려 트럼프를 지지하는 추세"라면서 "힐러리가 이를 가장 걱정한다"고 덧붙였다.
진중권은 트럼프의 '우리 일자리 뺏겼으니 벽을 쌓자' 등의 논리는 '선동정치'라며 우려했다.
그는 "샌더스만 해도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미국의 가치 내에서 합리적으로 백인 사회의 불만을 (다른 방식으로) 표출한다"며 "그런데 트럼프는 단세포적이다. 보호무역주의로 간다고 해서 일자리가 생기는 게 아니다. 굉장히 단세포적이고 감정을 자극하는 식이다. 이런 선동은 유럽의 히틀러를 통해 경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사회가 건강한 것은 온갖 인종이 용광로처럼 모여 있다는 거고, 그러니 똑똑한 애들이 미국으로 가는 건데, 백인들만 달랑 남겨 놓으면 미국이 뭐가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진중권은 "미국의 어떤 공화당 사람이 일본 잡지에 쓴 걸 보니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확률이 25%라고 썼다. 그리고 오늘 신문을 보니 오바마가 반(反) 트럼프 캠페인을 하겠다고 한다. 이건 백악관에서 심상치않게 여긴다는 것"이라며 염려했다.
또 진중권은 "미국뿐 아니라 필리핀의 두테르테, 일본의 아베 등 전 세계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 원인이 결국은 중산층의 붕괴 때문이다"면서 "중산층이 위협을 느끼고, 이 공포감으로 인해 결국 선동정치가 먹히고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것인데, 전 세계를 파괴할 위력을 가진 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니 사실 겁이 난다"며 고개를 저었다.
전원책은 세계까지는 걱정하지 않아도 트럼프의 당선 여부가 한국에 큰 영향을 끼치리라 보았다. 특히 북한에 대한 태도를 염려하며 "트럼프가 핵우산을 보장해주지 못하겠다고 하면, 북핵을 견제할 수단이 없어지니 우리도 핵 개발에 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나라의 운명이 미국의 이번 대선에 따라 상당히 많이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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