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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타려니 도움 대신 눈총…유모차가 서러워"

사회 일반

    "버스 타려니 도움 대신 눈총…유모차가 서러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수민(초보엄마)

    이제 휴가철도 다가오고. 여행기들이 쏟아져 나오는데요. 그런데 여기 아주 특별한 여행기를 낸 초보 엄마들이 있습니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서울 시내를 또 전국 방방곡곡을 누린 그 여행기를 책으로 펴낸 겁니다. 말하자면 유모차 여행기인 셈이죠.

    유모차 한 번이라도 밀어보신 분은 아실 거예요. 유모차 끌고 거리 누빈다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요. 그런데 그 유모차를 끌고 다녀온 경험을 담은 책. 초보 엄마 숨통 터지는 유모차 여행. 이 화제의 책의 저자 이수민 씨 오늘 만나보죠. 이수민 씨, 안녕하세요.

    ◆ 이수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이가 몇 살입니까?

    ◆ 이수민> 지금 아이는 만 15개월 이에요.

    ◇ 김현정> 15개월. 그러면 진짜 초보 중에 왕초보 엄마시네요.

    ◆ 이수민> 네 그렇습니다(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런데 그 아이를 데리고 혼자 유모차 끌고 집 밖으로 나가신 거예요?

    ◆ 이수민> 네. (웃음)

    ◇ 김현정> 어디 어디를 다니셨어요, 주로?

    ◆ 이수민> 서울시내를 저 혼자 아이와 대중교통으로 다녔습니다.

    ◇ 김현정> 대중교통만으로 100일 조금 넘은 아이를 데리고 어떻게 그렇게 용감하게 다니셨어요? (웃음)

    ◆ 이수민> 제가 생각해도 제가 왜 그랬나… (웃음)

    ◇ 김현정> 엄마들이 참 답답해요. 집에만 있으려면 답답하고 나도 바람 좀 쐬고 아이도 바람을 좀 쐬게 해주고 싶은데 선뜻 용기가 안 나는 거예요.

    ◆ 이수민> 저도 답답하다 그러고 있었어요. 많이 갑갑하고 또 혼자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그걸 좀 없애 보고자 그래서 나갔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용감하게 집 밖으로 나가 보시니, 펼쳐지는 세상이 어떻던가요?

    ◆ 이수민> 상상보다 조금 더 힘든 곳도 있었고요. 생각보다 괜찮다 이런 생각이 들었던 곳도 있었어요.

    ◇ 김현정> 여기는 참 잘 되어 있다, 친유모차적이다. 감탄했던 곳이라면 어딥니까?

    ◆ 이수민> 삼청동 경북궁 옆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요. 유모차도 잘 빌려주시고 수유공간 같은 것도 잘 돼 있고, 상당히 편했어요. 그리고 또 제가 다녔던 데가 국립중앙박물관인데요. 그 안에 있는 어린이박물관도 갔었어요. 그런데 화장실이라든가 수유공간이 잘 돼 있었어요. 이유식 먹이기도 편하게 되어 있고요.

    ◇ 김현정> 반면에 이거 너무하다. '대체 이거 유모차나 휠체어는 오란 얘기야 말란 얘기야' 할 만큼 배려가 없었던 곳이라면 어딘가요?

    ◆ 이수민> 많이 당황했던 곳이 강남의 모 아쿠아리움 이었어요.

    ◇ 김현정> 거기면 비교적 최신시설 아니에요? 잘 갖춰진 곳으로 알고 있는데.

    ◆ 이수민> 최신시설이고 사실 쇼핑몰 자체는 이동하는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만 제가 그때 아기띠로 아이를 안고 갔다가 유모차를 옆에 쇼핑몰에서 대여 해서 표를 끊고 들어가려고 하니까 그 직원분이 유모차는 못 들어간다고 에스컬레이터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에스컬레이터로 유모차를 올릴 수는 없었고요. 그럼 어떡하나 싶었는데 유모차를 놔두고 가거나 접어서 직접 들고 간다 그렇게 얘기를 하셨어요.

    ◇ 김현정> 그러면 엄마가 혼자 간 경우에는 애 혼자 안고 유모차 한손으로 번쩍 들고 한쪽에 가방 들고 관람해야 하나요?

    ◆ 이수민> 애를 땅바닥에 내려놓든가 해서 가야 할 상황이었어요.

    ◇ 김현정> 들어오지 말란 얘기네요. (웃음)

    ◆ 이수민> 이건 못 하겠다 했더니 선심 쓰듯이 제 유모차를 접어서 위로 올려주시고. 나올 때도 휠체어 리프트를 알려주시면서 어쩔 수 없으니까 알려드리겠다, 이러시더라고요.

    ◇ 김현정> 혹시 갑자기 드는 생각이, 다른 나라에도 아이 데리고 가보신 적 있습니까?

    ◆ 이수민> 네, 제가 옆 나라 일본에 가까워서 아이를 데리고 한번 가봤었는데. 사실 제가 갔던 일본의 도시는 지방 중소도시였어요.

    ◇ 김현정> 수도 도쿄도 아니고 지방 중소도시요?

    ◆ 이수민> 네, 오키나와라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각 화장실 칸마다 아이 보조의자라고 하죠? 거기에 잠깐 아이를 안정적으로 놔둘 수 있는 곳도 있었고요. 그리고 보도블럭 자체가 울퉁불퉁하지 않게 잘 되어 있어서 유모차로 다니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어요. 그래서 기억이 나요.

    수족관도 갔었는데 전에 갔던 그 아쿠아리움과 비교가 될 만큼 유모차를 아예 직접 대여도 해 줬고요. 그리고 유모차로 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요. 유모차를 끌기도 너무 편하게 경사가 급하지도 않고 천천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갈 수 있게끔 그렇게 되어 있었어요.

    ◇ 김현정> 우리가 '저출산이다 아이 낳아라, 낳아라' 말은 하지만 이렇게 닥쳐 보면 너무도 배려가 안 되어 있는 곳이 곳곳에 있는 거예요.

    ◆ 이수민> 그렇죠. 인프라 문제도 있고요. 사실 그거보다 어렵다고 생각했던 건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 기차를 탈 때 주변 사람들이 따가운 눈총을 준다는 것.

    유모차 여행 중 찾은 국립현충원 겨레얼마당 (사진=본인제공)

     

    ◇ 김현정> 아니, 왜요?

    ◆ 이수민> 아이를 데리고 유모차를 접고 이러다 보면 시간이 좀 걸리잖아요. 조금 폐를 끼칠 수도 있고, 그 분들 생각보다 늦어질 수가 있는데. 연신 아이엄마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저도 혹시나 저 때문에 다른 분이 늦어질까 봐 약간 위축되고. 그래서 보통 그럴 필요가 없는 시간대에 많이 나갔었어요.

    ◇ 김현정> 이런 고충이 있는 겁니다. 엄마들한테. 이수민 씨. 이제 휴가철이잖아요. 산으로 바다로 피서들 떠나실 텐데. 혹시 여행지들 중에서 유모차를 환영하는 곳. 추천할 만한 곳 없습니까?

    ◆ 이수민> 유모차를 환영하는 곳. 강릉이 좋은 평을 많이 받고 있었어요.

    ◇ 김현정> 강원도 강릉?

    ◆ 이수민> 네, 강원도 강릉.

    ◇ 김현정> 어땠길래요?

    ◆ 이수민> 경포 해변 주변에 백사장 위를 유모차로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고요.

    ◇ 김현정> 뭐 데크 같은 게 깔려 있는 겁니까?

    ◆ 이수민> 저와 공동으로 책을 쓴 친구의 얘기론 데크가 편하게 깔려 있다고 하네요. 강릉에 있는 다른 관광지들도 상당히 유모차로 가기 편하게 돼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강화도도 괜찮다고 들었어요.

    ◇ 김현정> 강화도요?

    ◆ 이수민> 네. 유모차로도 이동하기 편하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서 추천지역은 강릉, 강화도. 지금 방송 들으시면서 엄두가 안 났는데 나도 한번 유모차 끌고 떠나볼까, 이런 엄마들이 계시다면 혹은 아빠들이 계시다면. 그 분들께 이것만은 기억하고 떠나십시오,혹은 이건 좀 지켜주세요 한 말씀?

    ◆ 이수민> 일단은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드셨으면 한 번쯤 정말 용기 내서 시도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게 특히 아이와 함께 같이 나가면서 어떻게 보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도 있고요. 사실 저만 해도 아이를 낳고 나니까 버스나 지하철에서 만나는 아기 엄마에게, 조금 더 기다려줄 수 있고 더 도와줄 수도 있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물론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그 여행을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용기를 내시라. 이 말을 끝으로 남기면서, 오늘 이수민 씨 좋은 이야기 고맙습니다.

    ◆ 이수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초보엄마의 숨통 터지는 유모차 여행. 이 책의 저자 이수민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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