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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7대경관, 영부인부터 아이까지 탈탈 털렸죠"

사회 일반

    "세계7대경관, 영부인부터 아이까지 탈탈 털렸죠"

    -개인사업자에 온 국민 놀아나
    -제주 행정전화 요금만 211억
    -책임지는 사람 없어…KT도 무혐의
    -내부고발? 후회는 없어
    -3년만 복직, 1개월만의 재징계
    -보호조치됐지만 KT 소송 가능성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해관(KT 전 새노조위원장)

     

    지난 2011년 뉴세븐원더스라는 단체가 세계 7대 경관을 뽑는다면서 전세계에 투표를 독려했던 그 사건.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우리 제주도도 후보로 올랐다면서 제주도는 공무원들까지 총동원해서 열심히 전화투표, 문자 투표를 했죠. 과연 이게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하는 진짜 득이 되는 선정작업이냐, 아니냐 여러 논란들이 있었습니다마는 어쨌든 제주도는 독려를 했고 KT는 그 단체에 전화회선을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1년 뒤 2012년에 KT의 내부고발자가 이 행사를 통해서 KT가 엄청난 부당이득을 취했다, 세상에 폭로합니다. 이 폭로로 인해서 직원은 해고를 당하는데요. 긴 소송 끝에 지난 2월에 다시 복직을 하죠. 하지만 복직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또 징계를 받습니다. 그러자 어제 국민권익위가 두 번째 징계도 취소하라 결정을 했습니다. 자, 세계 7대 경관 사업 뉴세븐원더스 그리고 KT. 5년 전 그때로 돌아가보죠. KT 공익 제보자 이해관 씨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이해관 씨, 안녕하세요.

    ◆ 이해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참 저도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네요. 세계 7대 경관 사업. (웃음)

    ◆ 이해관> (웃음)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때 제주도뿐 아니라 온 국가적으로 대단했죠?

    ◆ 이해관> 네, 그때 당시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데요. 영부인께서 명예추진위원장을 맡았을 정도니까요. 열기가 대단했죠.

    ◇ 김현정> 총리도 뭐 하나 맡지 않았어요?

    ◆ 이해관> 정운찬 총리께서 범국민추진위원장이셨고요. 그리고 유명 연예인 이런 분들 대거 모셨죠.

    ◇ 김현정> 그러니까 7대 경관에만 뽑히면 유네스코 선정 7대 경관이라도 되는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어요, 당시에는.

    ◆ 이해관> 네. 그렇죠. 그런데 버나드 웨버라는 그 행사를 주관한 분은 스위스의 백만장자고 자기 비지니스 모델로 재미삼아 하는 겁니다, 그 사람은. 그래서 ‘7대 미인 선발대회’도 했고요. ‘7대 예쁜 도시 선발대회’ 이런 아무런 근거 없는 그런 걸 1년에 한두 번씩 꼭 해서 돈벌이를 하시는 분이죠.

    ◇ 김현정> 그냥 개인사업자가 하는 개인사업이었던 거예요?

    ◆ 이해관> 그렇죠, 국제로, 어떤 공신력 있는 단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우리가 쏟아부은 돈이 얼마입니까, 거기에?

    ◆ 이해관> 아직까지 밝혀진 게 없고요. 확실한 건 제주도가 제주자치도에 행정전화로 발생시킨 그 투표 전화요금만 211억 원이었죠.

    ◇ 김현정> 저도 지금 그 당시 도 의회에서 나온 자료를 가지고 있는데요. 국민들 투표수는 공개가 안 돼서 모릅니다, 모르고. 제주도가 공공기관의 전화로 투표한 것만 1억 통 이상.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돈으로는 200억 원 이상, 이렇게 돼 있네요.

    ◆ 이해관>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우리가 뽑히긴 뽑혔습니까?

    ◆ 이해관> 네. 뭐 결과적으로 (제주도가) 뉴세븐언더스 재단의 7대 자연 경관 중에 하나죠.

    ◇ 김현정> 그래서 이득을 본 게 있나요, 이게? (웃음)

    ◆ 이해관> 저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인데, 여하튼 굉장히 많은 돈을 버나드 웨버도 챙겼고 KT도 챙겼죠.

    ◇ 김현정> 참 사기 아닌 사기에 당한 셈인데요?

    ◆ 이해관> 그렇죠, 그 당시에 대한민국에 세계 타이틀만 걸리면 이상한 이런 (분위기가) 있었죠. 그래서 애들 초등학교 애들 숙제까지 내주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숙제요?

    ◆ 이해관> 투표해 와라, 몇 통씩. 그런 숙제도 내주고 이랬던, 정말 좀 어이없는 그래서 전국민이 털린 어이없는 사건이죠.

    ◇ 김현정> 누가 책임진 사람 있습니까? 나중에 다 밝혀지고 나서?

    ◆ 이해관> 아무도 없습니다.

    ◇ 김현정> 아무도 없죠? 그때 그 당시 투표를 해서 나온 수익금을 KT하고 뉴세븐언더스가 어느 비율로 나눠가졌는지 아십니까?

    ◆ 이해관> 검찰에서 그걸 끝끝내 안 밝히더라고요. 영업비밀이라고요.

     

    ◇ 김현정> 그래요. 여기까지가 바로 이 2011년 세계 7대 경관 사업, 사업의 실체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KT는 어떻게 연관이 되는 거죠?

    ◆ 이해관> 그 투표의 중계회선을 KT가 책임지고, 그러면은 KT라는 통신사에서 발생된 요금을 버나드 웨버랑 이렇게 배분하는 게 버나드 웨버의 수익 모델이었죠. 그래서 이게 맨처음에는 국제전화로 시작을 했는데요.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런데 왜 국제전화로 처음에 투표를 시작을 했어요?

    ◆ 이해관> 그러니까 그게 이제 우리나라만 그런 거예요. 외국들은 다 뭐 자기네 나라 자국 투표를 통해서, 또 재미있는 오락이다라는 걸 밝히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이제 이게 무슨 세계 타이틀이 걸린 것처럼 해야 되고 마치 애국마케팅을 굉장히 해야 되니까 이걸 이제 국제전화로 하게 된거죠.

    ◇ 김현정> 그러면 001 뭐 이렇게 시작하는 번호를 누르는 거였습니까, 투표할 때?

    ◆ 이해관> 001-1588-7715 이런 번호로 했는데 통화완료율이라는 게 있는데 통화가 국제전화 회선이 한꺼번에 많이 걸리고 하면 도달이 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너무 폭주해서?

    ◆ 이해관> 그렇습니다. KT가 그러니까 이걸 국내 회선으로 돌렸는데. 그래놓고는 계속 국제전화인 것처럼 행세를 한 것이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라고 해서 제가 공익 제보를 하게 된 것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는 국제전화인 줄로만 알고 돌렸던 건데. 이게 알고 보니 국내 전화 회선이었던 거예요?

    ◆ 이해관>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가격이 내려갔어야 하는데 내리지 않고 원래의 국제전화에 해당하는 요금을 계속 받았다?

    ◆ 이해관>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사실을 어떻게 아셨어요? 다 아는 사실이었어요?

    ◆ 이해관> 아닙니다. 저도 전혀 모르고 있었고요. KBS도 추적 60분 팀에서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거짓 재단이다’ 이런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습니다.

    ◇ 김현정> 그 당시에 이제 막 취재가 이상하다 해 가지고 여기저기서 많이 있었죠?

    ◆ 이해관> 네, 맞습니다. 그러면서 저한테 와가지고 왜 우리나라만 국제전화를 투표를 했냐, 전세계 다 국내전화로 투표를 했는데. 그래서 저도 깜짝 놀라갖고 알아봤더니 중간에 이렇게 국내전화로 바꾸면서 계속 이제 국제전화인 것처럼 거짓 홍보를 KT가 했던 거죠.

    ◇ 김현정> 언론에서 이제 취재가 들어오면서 알아보다 보니까 국내전화인데 국제전화 요금을 받고 있구나라는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신 거네요.

    ◆ 이해관> 저도 그래서 굉장히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은. 내가 평생 애를 썼다면 애를 쓴 직장이 이렇게까지 허망한 짓을 했구나 하는 것에 대한 굉장한 자괴감이 있었고 그게 이제 공익 제보를 하게 된 용기라고 할까, 이런 것이었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해관 씨의 폭로로 알려진 후에 KT는 뭐라고 해명했습니까?

    ◆ 이해관> 전화번호가 국제전화번호로 너무 많이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이제 국내전화로 방식은 바꿨지만 (국제전화) 번호로 너무 많이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계속 국제전화 번호를 알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못 바꿨다?

    ◆ 이해관>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미 홍보가 너무 돼서?

    ◆ 이해관>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폭로가 있고 나서 참여연대가 고발했잖아요, KT를. 그런데 무혐의 처분이 났더라고요?

    ◆ 이해관> 네, 무혐의 처분이 난 이유는 첫째 KT가 사기로 고발을 당한 건데 사기가 성립이 되려면 고의로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KT에 고의성이 없고 통화를 잘해 보려고 국내로 돌렸기 때문에요. 처음부터 사기를 치려고 한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요.

    그 다음에 두 번째로 부당 이득이 있어야 하는데 KT의 주장에 따르면 KT가 이득을 본 46억 원 전액을 제주도 행정전화 요금을 삭감해 주는 데에 썼기 때문에 부당이득을 본 바가 없다, 이 두 가지 이유를 근거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겁니다.

    ◇ 김현정> 그게 인정이 된 거군요. 사기칠 의도를 갖고 사기친 건 아니다라는 부분이?

    ◆ 이해관> 그렇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최종적으로 이제 소송 끝에 무혐의 처분이 났습니다. 났지만 이 부분이 이 정보가 잘못됐다는 걸 알리는 건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건, 이건 직원이 해야 할 행동이고 정의로운 내부 고발자의 행동이었는데 그런데 해고를 당하셨어요?

    ◆ 이해관> 네, 그렇습니다. 제가 처음에 이 내부 고발을 할 때는 회사가 그냥 잘못했다, 미안하다 이렇게 나올 줄 알았는데. 공익제보 하자마자 저를 집에서 출퇴근하는 데 5시간 반 걸리는 가평 지사로 발령을 내더라고요. 그렇게 하다가 제가 원래 디스크 환자여서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요. 무단결근으로 처리하고 일방적으로 무단결근 했다고 그 해 12월 달에, 2012년 12월 달에 저를 해고시켰습니다.

    ◇ 김현정> 해고, 해임 조치까지 되셨어요.

    ◆ 이해관> 네. 아주 뭐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그때부터 싸움이 시작이 됩니다. 소송을 진행해서 지난 2월, 그러니까 3년 만에 복직이 되셨어요?

    ◆ 이해관> 3년 만에 정말 어렵게 어렵게 복직을 했는데, 복직을 하고 한 달이 됐는데 다시 또 저를 감봉 처분을 했습니다.

    ◇ 김현정> 감봉 1개월. 그거는 왜 또 무슨 사유로 감봉이 된 겁니까?

    ◆ 이해관> 그러니까 3년 전에 대법원이 무효라고 판정한 게 해고가 무효다라고 판결을 했으니까 해고가 아닌 그보다 낮은 감봉으로 재징계를 한 것이죠, 똑같은 사유로.

    ◇ 김현정> 그렇군요. KT는 여기에 대해서 다른 직원과의 형평성을 위해서 재징계가 불가피하다, 왜냐하면 무단결근은 그때 하긴 했지 않느냐. 해고가 과하다면 그러면 감봉이라도 우리는 내려야 된다 이런 입장인데요?

    ◆ 이해관> 네. 그건 대법원 판결문에도 잘 나와있습니다. ‘명백하게 병원에 입원해 있고 아픈 사람을 고의로 해고시키고 보복 조치하기 위해서 무단 결근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법원에서 판결까지 했거든요. 그런데도 이제 무슨 무단결근한 사람을 징계 안 할 수는 없지 않냐 이런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들이대면서 감봉처분 한 겁니다.

    이해관 KT 전 새노조위원장 (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일각에서는 감봉 1개월이면 그렇게 큰 징계도 아닌데 그냥 넘어가시지 그러냐, 감봉 1개월 받고. 이런 얘기도 들으시죠?

    ◆ 이해관> 저도 사실은 개인적으로 너무 지쳤고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태로 한 5년을 지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고 싶었는데 정말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보복, 이거는 우리사회에서 정말 이번 기회로 없애야 된다, 공익제보자 모임이나 시민단체도 저한테 이제 약한 마음먹지 말고 끝까지 한번 또 싸우셔야 된다 그래서, 국민권익위원회에 보호 요청을 하게 됐죠.

    ◇ 김현정> 이번에도 권익위에서는 다시 이 사람 보호해라, 보호 조치 내렸어요. 그러면 이기신 거예요? 다 끝난 겁니까?

    ◆ 이해관> 아닙니다. 지난번에도 해고 됐을 때도 국민권익위원회는 빨리 이 사람 원상복귀시켜라 했는데 회사가 불복하고 대법원까지 소송을 끌고 가는 바람에 복직하는 데 3년 이상 걸렸거든요.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이 회사가 소송한다면 당분간 감봉을 당한 걸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겠죠.

    ◇ 김현정> 후회는 없으세요? 그때 참 추적 60분 팀이 나한테 찾아오지만 않았더라도 하는 생각, 내가 알게 됐더라도 입을 다물었으면 어땠을까 뭐 이런 생각은 안 드세요?

    ◆ 이해관> 그런데 제가 후회되고 그런건 전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이해관> 누구나 직장생활 할 때 나는 나중에 내부고발자 돼야지 이렇게 직장생활 시작하는 사람은 없을 거 아니에요?

    ◇ 김현정> 그렇죠. 물론이죠.

    ◆ 이해관> 저도 KT 굉장히 좋은 직장이었고 자랑스러운 직장이었고 그래서 선택을 한 건데. 제가 평생을 다닌 회사가 이렇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참기가 어렵더라고요. 몰랐다면 모를까 알았는데…

    ◇ 김현정> 똑같은 상황에 또 부딪혀도 똑같이 행동하시겠어요?

    ◆ 이해관> 네,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힘내시고요.

    ◆ 이해관>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 이해관> 고맙습니다.

    ◇ 김현정> KT 내부고발자입니다. 5년 전 뉴세븐원더스 세계 7대 경관 선정 사업 당시 비리를 2012년에 폭로한 이해관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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