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10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행사 이름은 '송구영신'을 연상케 하는 '송박영신(朴迎新)'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의미다. (사진=이한형 기자)
2016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10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행사 이름은 '송구영신(送舊迎新)'에서 따온 '송박영신(送朴迎新)'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의미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이어진 자유발언대에는 주부, 청각장애인, 10대 청소년, 20대 여성, 박근혜 대통령 성대모사로 인기를 끌었던 전종호 군 등이 무대에 올랐다.
자유발언이 끝날 때마다 시민들은 "박근혜는 물러나라", "새누리도 공범이다", "하야 뉴이어" 등을 함께 연호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자유발언대에 올랐던 농아인 김세식 씨는 수화 통역자의 도움을 받아 "촛불집회에 수화통역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네 번째 참여한다. 그 창을 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어 답답한 심정을 말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증세없는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던 박 대통령은 결국 국민없는 '근혜국가'를 만들고 있다"며 "가장 먼저 죽어간 사람은 나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국민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았던 이 광장에서 '이게 정말 나라다'라고 외치고 싶다"고 말해 보는 이의 심금을 울렸다.
10대 청소년 대표격으로 무대에 오른 한빛중학교 1학년생 김가윤 양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 양은 "학교와 부모의 울타리 안에 사는 학생이라 세상의 쓴 맛을 잘 모른다"며 "그러나 내가 아직 만나보지 못한 세상이 조금이라도 아름답고 깨끗하기를 바란다. 이게 세상의 당연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와 그 일당은 세상의 당연함을 무너뜨렸다. 이게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라며 "낙하산이 당연하고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게 당연한 세상"이라고 비난했다.
김 양은 이어 "현실에 또는 돈에 시간에 치여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진실들이 있다. 탄핵까지 달려왔던 열기로 우리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월 2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른바 '박근혜 대통령 성대모사'로 눈길을 끌었던 10대 전종호 군도 무대에 올랐다.
전 군은 이날 무대에서 박 대통령을 성대모사하며 발언을 진행해 시민의 호응을 받았다.
전 군은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사드를 배치했던 큰 이유는 탄핵이라는 핵을 막기 위해 배치했던 것 같다. 이제 촛불민심은 헌재를 향하고 있다. 헌재의 판결을 막기보다는 국민이 요구해야 할 때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운전면허도 없는 국무총리에게 대리운전을 시켜서는 안 된다"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혀달라.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울 수 있게 해달라. 국민 여러분께서 서로를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우주의 기운을 모아 다음주도 광장을 채워달라"고 당부했다.
전 군은 "오늘부로 4년간 이어온 대통령직을 사퇴한다"며 "아. 제가 뭐라 그랬나요 절교 절교 최순실과 절교"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월 2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른바 '박근혜 대통령 성대모사'로 눈길을 끌었던 10대 전종호 군도 무대에 올랐다. (사진=노컷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