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대표이사 최흥식)이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Markus Stenz) 와 티에리 피셔(Thierry Fischer)를 수석객원지휘자를 선임했다.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빠진 자리를 채울 새로운 음악감독을 선임하는 중이지만, 이에 앞서 12년차에 접어든 시향의 도약을 위해 수석객원지휘자 체제를 본격 가동하기로 한 것이다.
2017 서울시립교향악단 신년 기자간담회. (사진=서울시향 제공)
17일 오전 열린 신년기자 간담회에서 최흥식 대표이사는 2017년 계획으로 ▲지휘 체계 안정화 ▲공연 횟수 확대 ▲선진화된 경영시스템 구축 등 크게 3가지를 꼽았다.
수석객원지휘자 선임은 지휘 체계 안정화의 일환이다.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사임한 이후 지난해부터 서울시향은 지휘자추천자문위원회를 꾸리고, 시향을 발전시킬 상임지휘자를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향의 미래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일인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최흥식 대표이사는 "상임지휘자 선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국내에서 10회 이상 서울시향 공연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10주 이상을 거주해야 한다"며, 스케쥴 조정 등으로 인해 최종 임명까지는 1년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 사이 발생할 음악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울시향은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인 마르쿠스 슈텐츠(1965년생)와 미국 유타 심포니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티에리 피셔(1957년생)를 영입했다.
서울시향 측은 "수석객원지휘자는 뛰어난 역량이 검증된 객원지휘자들 중 교향악단이 소속감을 부여하여 임명‧초청하는 지휘자로서 오케스트라와 친밀한 관계 속에서 악단의 중장기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르쿠스 슈텐츠 역시 이날 간담회에서 "제안을 받았을 때 승락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며 "오케스트라의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국제적 수준으로 실력을 향상해 인정받을 것이라는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티에리 피셔와 마르쿠스 슈텐츠. (사진=서울시향 제공)
슈텐츠와 피셔는 서울시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음악감독 선정에 앞서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역량을 강화하고 교향악단의 중장기 발전에 기여하며 음악감독의 역할을 보완하게 될 예정이다.
수석객원지휘자의 임기는 올해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3년이다. 마르쿠스 슈텐츠는 ‘Conductor-in-Residence’로, 티에리 피셔는 ‘Principal Guest Conductor’의 영문 직책으로 일하게 된다.
서울시향 측은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무대와 미주무대 모두에서 전 방위적으로 활약 중인 두 지휘자는 인간적 면모와 풍부한 음악적 경험을 바탕으로 오케스트라의 연주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전했다.
또 서울시향은 상임지휘자 선임 후에도 연주력 향상과 오케스트라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수석객원지휘자 체제를 지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작곡가 진은숙을 공연기획자문역으로 임명하며 기획력을 강화한 서울시향은 2016년도 36개에서 2017년 시즌 50개(관현악 39개, 실내악 7개, 아르스 노바 4개)
로 정기공연 횟수가 대폭 늘렸다.
특히, 올해는 평일 관람이 어려운 관객을 위해 주말공연을 전년 대비 10% 늘려 운영
(50개 중 30%가 토‧일요일 공연)하며 보다 많은 관객들이 서울시향의 공연을 관람
할 수 있도록 했다.
진은숙 공연기획자문은 "지난 10년 프로그램을 분석했다. 좋은 프로그램도 많이 선보였지만 어떤 부분이 미흡했고, 중복된 프로그램이 있는지 살폈다"며, "10년간 지휘자의 성향이나 대중의 성향으로 인해 선보이지 못한 작곡가들이 있다. 일단 목표는 레퍼토리의 폭을 넓혀 고전부터 현대음악까지 청중에게 골고루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