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사기 피해자="">
- "지역아동 도와달라" 전화받고 기부
- 홈페이지도 완벽…후원아동 정보까지
- 기부금으로 호화생활? "참 나쁘다"
<양용희 교수="" (기부단체="" 전문가)="">
- 정부도 속았다…검증시스템 미비
- 콜센터 통한 모금활동, 기부법 위반
- 기부앞서 단체 역사·공신력 확인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자(기부 사기 피해자, 익명), 양용희(서울신학대 교수, 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실행위원)
불우한 이웃을 도우려고 기부금을 냈는데 알고 보니까 그 돈이 기부단체 운영자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었다면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일 텐데요. 실제로 한 기부단체가 기부금을 착복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이 됐습니다. 4년간 모은 기부금이 128억 원인데 이 중에 어려운 이웃에게 제대로 전달한 건 고작 2억 원뿐이었답니다. 나머지 돈으로는 고급 외제차를 사고 요트에서 선상파티를 하고 호화생활을 하는 데 써왔다는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요? 문제의 단체에 기부를 했던 사람이 4만 9000여 명인데 그중에 한 분을 먼저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선생님, 나와 계세요?
◆ 피해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기부를 언제 얼마나 하셨어요?
◆ 피해자> 2013년에서 2014년 사이쯤부터 해가지고 한 1년 정도 매달 50만 원씩 기부했습니다.
◇ 김현정> 매달 50만 원씩?
◆ 피해자> 네.
◇ 김현정> 그러면 수백만 원 하신 거네요?
◆ 피해자> 그렇죠.
◇ 김현정> 아니, 이 기부단체. 전국에다가 21개의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무작위로 전화를 돌렸다. 그래서 기부자를 모집했다, 이렇게 지금 소개가 되던데. 선생님도 전화 받으신 거예요?
◆ 피해자> 맞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하던가요?
◆ 피해자> 처음 전화 받았을 때는 기부를 기왕이면 주변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필요한 공부 물품이라든지 책이라든지 그런 걸 줄 수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 좋은 취지에서 하는 거라서 저도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때 바빠서 다음에 다시 통화하겠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 이후에 한 두 번 정도 더 통화가 왔고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많이 도우려고 노력을 했죠.
◇ 김현정> 이 기부단체 이름이 '새희망씨앗'인데 이름을 딱 들어서 알 만큼 유명한 단체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선뜻 전화 받고서 기부해야겠다, 이렇게 결정을 하셨어요?
◆ 피해자> 그래서 그걸 검색을 했었어요, 인터넷에서 검색도 해 보고 사이트도 있고 그리고 예를 들면 연예인들도 거기 돕는 분들도 많이 있었고 그리고 관련된 활동한 내역들이 있잖아요. 활동들을 열심히 하고 있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의심할 만한 여지는 정말 단 하나도 없었어요. 그쪽에서도 의심이 되면 직접 검증을 해보라고 하면서 나중에는 자기가 기부하고 있는 아이에 대한 정보라든지 그런 걸 안에서 볼 수 있게끔 돼 있었어요.
◇ 김현정> 내가 낸 돈이 어떤 아이에게 후원이 되는지까지도 다 보고를 할 테니 걱정 마십시오, 이렇게 안심을 시켰군요.
(사진=자료사진)
◆ 피해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아까 한 1년간을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셨다고 그러셨어요. 그러다가 기부를 끊은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 피해자> 이상하게 느꼈던 게 제가 다른 단체에도 조금씩은 기부를 하고 있는데 다른 단체에서는 후원의 밤 같은 걸 해도 약소하게 한다든지 하지 않는다든지 하는데. 호텔의 어떤 식당 하나를 다 빌려가지고 그 호텔 뷔페값도 엄청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피해자> 거기에 뭐 이렇게 사은품 같은 거였나? 자세한 건 기억이 안 나는데. 제 돈이 그런 데 쓰이는 것도 용납할 수 없었지만 제가 거기 가서 그 돈으로 먹는 것 자체도 뭔가 찝찝한 그런 거 있잖아요.
◇ 김현정> 왜 이렇게 기부금을 모아가지고 이렇게 호화스럽게 쓰지? 참 이상하다, 이런 생각을 하셨단 말씀이군요.
◆ 피해자> 또 하나는 뭐였냐면 감사패가 왔어요. 왜 이걸 아이들 돕는 데 쓰지 않고 감사패를 만들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김현정> 이상하다기보다는 내 돈을 이렇게 쓰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쪽하고 정리를 하신 거군요.
◆ 피해자> 그렇죠.
◇ 김현정> 지금 드러난 걸 보니까 128억 원 중에 실제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된 건 고작 2억 원. 나머지는 그 단체 간부들이 호화생활을 하는 데 다 썼대요. 이 소식을 처음 듣고는 어떠셨어요?
◆ 피해자> 호화 요트 여행이라든지 외제차라든지 골프여행이라든지에 썼다고 하잖아요. 이게 저보다 더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저는 나름 기부를 한 건데 저보다 훨씬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 이걸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썼다라는 것이 좀 많이 답답하고 이걸 기부한 사람들은 바보가 된 느낌일 거예요. 차라리 안 했으면 모르겠는데 이건 속은 거잖아요.
◇ 김현정> 속은 거죠.
◆ 피해자> 속을 만한 단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혀 없었고 심지어는 거기 정부 관련 단체들도 많이 연루가 돼 있고 또 시장님과 함께한 거기 기부단체의 사진까지 있을 정도니까. 제가 봤을 때는 어떤 사람도 그 내부자라든지 또는 정부단체에서 감사를 하지 않는 이상은 알아챌 수 없는 상황이었단 말이에요.
◇ 김현정> 유명인들하고 찍은 사진 같은 게 홈페이지에 쭉 있고. 유명인들이 기부한 내용도. 그러면 그분들도 다 속은 거네요.
◆ 피해자> 그렇죠. 제가 봤을 때는 그럴 거라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그렇게 하니까 또 다른 사람들이 후원을 하고 그걸 또 바탕으로 해서 더 많은 사람을 모으고 모으고 이런 식으로 악순환.
◆ 피해자> 그렇죠. 참 나쁜 사람들이죠. 그 사람들이 뭐라고 변명할지가 궁금해요. 예를 들면 내가 불우이웃이다, 이런 얘기를 할 수도 있겠죠. 호화 요트 생활을 하면서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할 수도 있는데. 참 너무 나쁜 사람들 같아요. 오히려 기부하려고 마음먹었던 많은 사람들 중에서 꽤 많은 사람들은 이 일로 인해서 아, 기부를 앞으로 하지 말아야겠다라고 마음먹으신 분들도 꽤 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이렇게 해서 기부문화 그나마 불씨가 남아 있는 기부문화가 식어버리는 게 아닐까, 저는 그 부분도 참 걱정인데. 사업하신다고 그러셨죠?
◆ 피해자> 네.
◇ 김현정> 사업하면서 이렇게 기부하는 분도 계시지만 그런 분 말고 5000원 소액 기부하시는 분들 계세요. 굉장히 자신의 살림이 어려운데 거기에서 쪼개서 한 할머니, 할아버지 이런 분들 성함도 많더라고요.
◆ 피해자> 심지어는 고등학생까지 있었어요.
◇ 김현정> 고등학생... 용돈 쪼개서 하는.
◆ 피해자> 네. 뉴스를 읽다 보니까. 답답해가지고 뉴스를 다 읽어보고 그랬거든요. 참 세상이 요지경이죠.
◇ 김현정> 나쁜 사람들입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피해자>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기부단체에 기부금을 한 달에 50만 원씩 한 1년간 하신 분이세요. 익명으로 연결을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전문가를 만나보죠.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양용희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양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양용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4년 동안 128억 원을 모았다. 그러면 이게 기부금 규모로 봤을 때는 어느 정도나 되는 거예요?
◆ 양용희> 한 4년 동안 128억이면 최소한 연 한 30억 정도 이상씩 모금을 한 것 같아요.
◇ 김현정> 1년에.
◆ 양용희> 그 정도면 우리나라의 기부단체 중에서 굉장히 규모가 있는 중견 기부기관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한 톱 10위, 20위 안에 드는 정도예요?
◆ 양용희> 그 정도는 아니고요. 우리나라 아마 톱 10위, 20위 정도 되면 연 100억 이상 되는 데고요. 여긴 이제 그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개인 기부단체 중에서는 굉장히 높은 기부금을 모집한 단체는 분명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굉장히 조그마하고 소규모 단체 이런 건 아니란 말씀이세요? 중견단체 정도가 됩니다.
◆ 양용희> 그렇죠. 굉장히 연 30억 이상이면 많이 모금을 하는 단체죠.
◇ 김현정> 지금 청취자 문자 막 들어옵니다. 9028님. 저도 최근에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마침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검색해 보니까 누가 하지 말라 그러길래 그거 보고 멈췄다. 9510님도. 그 단체에서 얼마 전에 전화 받았었다, 라고 회고하시면서 아찔하다라고 하시네요. 작년 이후에 이런 전화를 엄청 많이 받아서 고민하고 있었다, 이런 문자가 지금 들어옵니다. 4년 동안 4만 9000명이 여기에 기부를 했습니다, 128억 원. 그런데 교수님, 저는 이해가 안 가는 게. 이게 불법이 아니에요. 정부 당국에다가 신고를 하고 관리감독도 다 받아왔던 거 아닌가요?
◆ 양용희> 저도 사실 며칠 전에 뉴스를 보고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될 수 있을까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기부금을 내게 되면 기부금 영수증을 끊어주거든요. 연말에 기부한 사람들의 세액공제를 해 줍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려면 이게 기부단체가 등록된 소관부처에서 기획재정부에다가 기존 기부금단체가 등록을 해야 돼요. 보니까 이 단체는 그 등록까지 다 했더라고요.
◇ 김현정> 다 등록이 돼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아까 그 피해자분도 다 확인해 보셨다는 거예요, 그런 사항들을.
◆ 양용희> 네네.
◇ 김현정> 어디서 관리감독하게 돼 있습니까?
◆ 양용희> 이게 이제 소관부처가 보니까 서울시에서 여성가족부로 넘어가 있어요.
◇ 김현정> 여성가족부 소관, 현재는.
◆ 양용희> 네, 여성가족부요. 지정기부금단체는 본인이 신청하는 게 아니고 여성가족부에서 기획재정부에다가 우리 산하에는 이러이러한 비영리법인이 공익법인이 기부 세액공제를 받을 만큼 훌륭하게 투명하게 일을 하니까 이 단체에 기부금을 내는 사람들한테는 그 기부금에 대한 세제 혜택을 주세요, 신청을 하는 거거든요. 그렇게 신청이 된 기관이죠.
◇ 김현정> 그러면 관리감독을 안 했던 겁니까? 시스템 상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 양용희> 저도 지금 굉장히 이해가 안 가는 게 보도에 보게 되면 굉장히 많은, 거의 5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4년 동안 그렇게 돈을 냈고 그 금액이 무려 128억이거든요. 그래서 또 좀 전에 전화인터뷰 한 내용을 들었어요. 그 내용을 보니까 정말 이게 당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인터넷 웬만한 사이트 구축했죠, 거기에 연예인 그다음에 유명한 인사분들 그다음에 사용한 내역들 이런 거 다 해 놨기 때문에. 이건 뭐 사실 거의 일반 기부자 입장에서는.
◇ 김현정> 당연히 속죠.
◆ 양용희> 알기가 힘들 정도로.
◇ 김현정> 그러니까 그걸 관리, 감독, 감시해야 되는 기관이 있다는 거 아닙니까, 정부당국이. 거기서는 뭘 했냐는 거죠.
◆ 양용희> 그렇죠. 이 정도 기관이 되면 소관부처에다가 반드시 연말 사업보고서를 내고 내년도 사업계획서를 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다음에 또 이 정도 기부를 하게 되면 국세청에 지정... 공익법인에 대한 공시를 하게끔 돼 있어요. 연 3억 원 이상의 수입이라든지 5억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공익법인은 분명히 국세청 사이트에 올라갔을 거거든요. 그런데 그 국세청 사이트에 공개한 자료 자체가 거짓이라는 얘기죠.
◇ 김현정> 그러면 정부도 속았다는 겁니까?
◆ 양용희> 그렇게밖에 볼 수가 없죠. 그러니까 거짓으로 서류를 냈는데 문제는 뭐냐하면 이제 이렇게 공익법인들이 자기네 공시를 하더라도 그 공시한 내용을 정확히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직 없거든요.
◇ 김현정> 계획서도 가짜 계획서. 그다음에 지원받았다는, 그러니까 사용내역서도 잘못된 거였는데 그냥 그걸 서류상으로만 받고 넘어갔다는 얘기밖에 안 되네요, 지금.
◆ 양용희> 네네. 그러니까 이 정도 했다 할 것 같으면, 이 정도 규모면 사실 그 소관부처의 관계자가 좀 면밀하게. 또 이 단체를 보게 되면 불과 4년 된 단체잖아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불과 몇 년 만에 신생단체를 비영리법인을, 공익법인을 만들어서 이렇게 모금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금 우리가 아는 대로 많이 모금한 단체들은 굉장히 역사들이 오래된 단체들이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여기는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교수님?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양용희> 그러니까 이제 여기는 아주 전문적으로 제가 보니까 텔레마케팅을 했네요.
◇ 김현정> 네. 21개 콜센터.
◆ 양용희> 그런데 사실 지금 텔레마케팅 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에요. 개인기부자정보보호법에 따라서 다른 사람들의 정보 내용을 임의로 습득을 해서 그것을 임의로 우리가 전화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거든요.
◇ 김현정> 전화번호들을 대체 어떻게 알았는가, 거기서부터 수사를 해야 될 것 같고. 그것도 불법이었단 말씀이고.
◆ 양용희> 여기 제가 신문 보도 보니까 한 2천만 건의 개인정보를 습득해서 했다. 그래서 그거 자체가, 그 정보를 습득한 것 자체가 불법행위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교수님. 지금 청취자 문자가 아주 분노의 문자가 많이 들어오는데. 일단 정부 당국이 도대체 어떻게 관리 감독했는지 그 부분도 반드시 조사해야 된다, 이런 문자 많이 들어오고요. 또 한 가지는 이러다가 기부문화가 위축될까 걱정이다 하시면서 우리가 좀 좋은 선한 마음으로 기부할 때 좋은 선한 단체에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주의해야 할 점, 어떻게 가려야 되는지 좀 짧게 알려주세요.
◆ 양용희> 앞서 말한 기부자 내용을 보니까 정말 일반 사람들이 알기 힘들게 그렇게 교묘하게 했는데요. 대개 처음 기부를 하는 단체 같은 경우에는 그 단체의 역사를 좀 보고 그다음에 가장 중요한 것이 그 기부단체를 누가 운영을 하는가. 모든 기부단체 사이트에 들어가게 되면 이사장과 이사들의 명단이 다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이분들이 믿을 수 있는 사회적으로 공신력 있는 분들인가. 그다음에 주변 분들에게 그 기부단체를 잘 알아보고 물어보는 것이 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청취자 1139님, 저는 다른 단체지만 30만 원 이상 매달 기부하고 있는데요. 불안합니다. 이번 기회에 전수조사 한번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문자까지 들어오고 있다는 것 전해 드리면서요. 선한 단체가 많습니다. 이 사건 때문에 기부문화 자체가 위축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옥석을 가리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양용희> 네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신학대학교 양용희 교수까지 만났습니다. {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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