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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계란이냐" 잇따르는 계란 파동에 소비자들 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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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계란이냐" 잇따르는 계란 파동에 소비자들 화났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판매 중단 조치, 시민들 '먹거리 공포'까지

    지난 15일 한 마트의 계란 매대가 가공품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김동빈 기자)

     

    ◇"AI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시민들 분노

    국내산 계란에서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시민들은 불안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지난 봄 AI(조류인플루엔자) 사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도와 전북의 친환경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 등이 검출 된 것이다.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은 일제히 계란 판매를 중단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양천구의 한 대형마트. 계란 매대는 과자와 라면 등 가공식품으로 채워져 있었다. 뒤늦게 대형마트에서 계란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한 일부 시민들은 매대 앞에 설치된 안내판을 읽고 고개를 갸우뚱 거려야 했다.

    다섯살 난 딸아이와 장을 보러온 이상(46) 씨는 "황당하다"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분노를 표했다.

    이 씨는 "AI문제가 난 지 얼마 안됐는데 살충제 문제를 점검하지 않은게 신기할 정도"라며 "관리가 이 정도밖에 안되나 불신감이 든다"고 혀를 내둘렀다.

    가축에 사용이 금지된 맹독성 물질인 '피프로닐'이 검출된 경기지역 산란계 농장의 계란. ‘08 마리'가 찍혀있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아이들 걱정에 계란은 당분간 사지 않겠다는 박연주(43) 씨도 불만을 드러냈다.

    박 씨는 "식품관련 문제가 한 두 번이 아닌 것 같다"면서 이제는 화보다는 무력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가 반복되면 정부 불신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며 "정부가 먹을 것만큼은 확실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 "계란도 이런데 다른 건 어떻게 믿나"…'먹거리 공포'

    가장 기본적인 먹거리인 계란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서 과연 다른 먹거리는 안전할까란 '먹거리 공포'도 이어지고 있다.

    남편과 장을 보러 나온 송모(53) 씨는 "계란은 매일 먹는 음식인데 너무 당황스럽다"며 "아이에게 먹여도 될까란 의문부터 든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 제품은 안전한가, 이건 먹어도 되나? 계란도 이런데 다른 건 괜찮을까란 공포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또 김택균(46) 씨는 "불안하고 먹거리 중 믿을만 한게 없다란 생각이 든다" 며 "쓰다가 나중에 검사해서 문제가 생기면 피해를 보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과 비슷한 것 같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먹거리 불안과 함께 지난 AI 사태처럼 계란 값이 올라 가계 부담이 될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사진=김동빈 기자)

     

    양천구에 사는 정성운(46) 씨는 "국민안전을 위해서 이해되는 부분도 있지만 물가걱정도 안할 수 없다"며 "이렇게 일제히 계란 공급을 중단 시키면 계란 값이 올라갈까 걱정부터 된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유통업체 입장에서 취급하는 제품의 수가 많아 당장 매출에 영향은 없다"면서도 "계란은 필수품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편해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일단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안전을 위해 계란 공급을 잠정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 "계란 안들어가는 빵 있나" 제과점은 계란 수급 차질부터 빵값 인상 걱정까지

    한편, 소비자 뿐 아니라 계란을 필수로 하는 업종의 업주들도 살충제 계란 사태로 매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양천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A 씨는 "계란이 안들어가는 빵이 어딨냐"면서 "이러다 빵이 안나올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안그래도 AI사태 이후 계란 값이 올라 걱정인데, 가격이 오르면 빵가격에도 타격이 입지 않을까"라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이재광 파리바케뜨 가맹점주 협의회 회장은 "가맹업주들 카톡방에서도 걱정을 많이 한다"며 "이번 사태로 적자가 나면 인건비와 임대료도 오르는 상황에서 적자도 오래 갈 수밖에 없다"며 토로했다.

    앞서 정부는 이러한 계란 수급의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20만 수 이상의 대규모 농가부터 전수 조사를 한 뒤, 16일부터 이상이 없는 물량은 유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상시 물량의 25% 정도만 유통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수급 차질은 불가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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