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리대 부작용 제보 2200건…파장 커져
- "아예 안 하는 것처럼 양이 줄었다"
- 생리대 화학물질 기준 미흡
- 기저귀, 탐폰 등 다른 물품도 확인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 여성(익명), 이안소영(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생리대 논란이 일파만파입니다. 릴리안이라는 특정 생리대에서 시작된 이 유해성 논란. 생리대 전반에 대한 불안으로 번져가고 있는데요. 부작용 피해 제보 건수가 2200여 건에 이르렀고요. 집단소송 준비모임 카페까지 생겨났습니다. 식약처가 검사에 나서겠다 밝힌 상태인데 이게 제2의 가습기 사태로까지 번지는 게 아닌가 귀추가 주목됩니다. 먼저 생리대로 인해서 몸에 이상이 생겼다 의심하고 계신 분이세요. 시민단체에다가 자신의 케이스를 제보하고 나선 분 익명으로 만나보죠. 나와 계십니까? 안녕하세요.
◆ 피해 여성>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 피해 여성> 30대 여자이고요. 지금 결혼 후에 현재 아기 가지려고 준비 중입니다.
◇ 김현정> 30대?
◆ 피해 여성> 네네. 30대요.
◇ 김현정> 이번 시민단체에는 어떤 내용으로 제보를 하신 거예요?
◆ 피해 여성> 아니, 평소 생리대 사용하면서 가끔 생리대를 바꿔서 다른 제품을 쓰기도 하는데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생리양이 줄어든 적이 있어서 처음에는 생리대 때문일 거라고 의심 못했는데 이번 사태를 보면서 생리대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의심을 하게 돼서 제보 드리게 됐습니다.
◇ 김현정> 생리대를 다른 걸로 바꾼 후에 얼마나 생리양이 줄었는데요?
◆ 피해 여성> 거의 안 한다고 생각될 정도로 양이 너무 많이 줄어서 병원에도 한번 가게 됐었거든요.
◇ 김현정> 안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럼 뭐 평소에 4, 5일 정도 했다면?
◆ 피해 여성> 2, 3일 정도로 끝나는 양일 정도로 양이 너무...
◇ 김현정> 거의 절반 정도 줄었다는 생각이세요?
◆ 피해 여성> 네, 절반 이하로 줄었어요.
◇ 김현정> 그래서 병원에 가보니까 뭐라고 하던가요?
◆ 피해 여성>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말하는데 아무래도 평소와 달라서 걱정이 되거든요.
◇ 김현정> 병원에서도 뚜렷이 뭐라고 원인을 지목하지는 못하지만 이상한 건 맞다 이렇게?
◆ 피해 여성> 네네.
◇ 김현정> 그래요. 이번에는 뭐 새 생리대를 바꿔 쓰면서 생긴 증상을 제보한 거지만 수십 년간 생리대 쭉 쓰면서 찜찜하거나 불편했던 경험이 있으세요?
◆ 피해 여성> 아무래도 요즘에 나오는 생리대들은 기능도 좋고 되게 얇은데 흡수도 잘되고 냄새도 잡아주고 이런 거 보면 좀 불안한 게 있었거든요.
◇ 김현정> 왜 불안하셨어요? 이렇게 편리해졌는데?
◆ 피해 여성> 아무리 편리해졌어도 이게 아무래도 화학물질이 첨가됐기 때문에 이런 현상들을 잡아주는 기능을 할 거라서 그 화학물질이 직접 내 몸에 닿는다 생각하니까 아무래도 좀 더 찝찝하고 이런 게 있었어요.
◇ 김현정> 도대체 뭘 썼기에 이렇게 흡수가 잘 되는 거지? 뭘 썼기에 이렇게 향을 잡아주는 거지? 이런 것들이 궁금하셨단 말씀이세요?
◆ 피해 여성> 네네.
◇ 김현정> 그러던 차에 이번에 이런 문제가 불거지니까 더 의심하게 되고. 사실 아직은 아무것도 드러난 건 없습니다. 지금 이제 조사 단계긴 합니다마는 이게 혹시라도 제2의 가습기 사태처럼 설마 했는데 뭔가가 정말 나올까 봐 많이들 조마조마해하세요. 이번 기회에 털 건 털고 가야 될 텐데 소비자로서 정부에게 요구하시는 바가 있다면 한 말씀 해 주시죠.
◆ 피해 여성> 사실 아직 아무것도 확실하게 밝혀진 게 없는데 그래서 더 불안감이 커지는 것 같고요. 당연히 믿고 사용해야 할 물건인데 자꾸 이런 일들이 터지니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너무 불안하고 특히 여성분들에게는 필수품인데 정부에서 이번 기회에 나서서 조사도 제대로 하고 생리대 화학물질이나 위험한 물질을 확실하게 알려줘서 불안감을 없애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피해 여성> 네, 감사합니다.
위 사진은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30대 여성이에요. 시민단체에 생리대로 인한 부작용을 제보하신 분 익명으로 연결을 해 봤습니다. 이어서 이번에 생리대 안전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하는 쪽 시민단체, 여성환경연대의 이안소영 사무처장을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이쪽으로 요즘 제보전화가 그렇게 많이 들어온다고 하네요. 만나보죠. 이안소영 사무처장님 나와 계세요?
◆ 이안소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하루 만에 뭐 몇 백 건씩 늘어서 총 2200여 건이 들어왔다. 맞습니까?
◆ 이안소영> 저희가 월요일 오후 7시에 제보창을 열었는데요. 만 하루가 조금 지난 어제 화요일 밤 11시에 제가 확인을 했더니 2213명이나 들어와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기껏해야 한 몇 백 명이겠다 싶었는데 굉장히 많이 놀랐고 충격적이었죠.
◇ 김현정> 주로 어떤 내용들이 많던가요?
◆ 이안소영> 저희가 제보를 구한 게 릴리안 제품을 사용하고 나서 생리주기나 양, 통증의 변화나 자궁 관련 질환 등에 대해서 여쭤봤었는데요. 이게 뉴스 보도된 거랑 비슷하기도 한데 생리기간이 감소했다, 뭐 2일 이하다 이런 것도 있고. 생리주기가 6개월 이상 변했다. 생리양이 감소했고 통증은 증가했고 자궁 관련한 질환이 생리불순, 질염, 자궁내막염, 다낭성 난소증후군, 자궁근종 이런 증상이나 질환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이 얘기해 주셨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개개인에 대한 역학조사를 다 한 건 아니기 때문에 이분들의 증상이 꼭 그것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마는 그런데 의심스럽다. 뭔가 이상해졌다 하는 분들은 많은 것만은 사실인 것 같아요.
◆ 이안소영>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여성환경연대에서는 생리대 안전성 문제를 꼭 이번에 문제가 된 브랜드 때문이 아니라 그 전부터 계속 제기해 오셨죠?
◆ 이안소영> 네.
◇ 김현정> 3월에 시중 10개 제품에 대한 화학성분 조사를 하셨어요. 결과가 어땠습니까?
◆ 이안소영> 결과가 10개 제품에 대해서 했더니 10개 제품 모두에서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암물질 논란이 있거나 아니면 생식독성 논란, 피부자극 독성물질로 분류된 22종이 검출됐습니다.
◇ 김현정> 모두에서요? 10개 모두에서요?
◆ 이안소영> 그러니까 모두에서 검출됐고 양은 굉장히 차이가 나는데.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린 물질 모두가 검출된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물질들이 10개 제품에서 다 검출되었기 때문에 사실 저희 입장은 그러니까 이번에 문제가 된 건 릴리안이었지만, 일회용 생리대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22개 독성물질이 어떤 거에는 한 개, 어떤 거에는 5개, 어떤 거에는 10개 다 차이는 다 있겠지만 하여튼 22개가 10개 제품에서 나왔단 얘기고. 하나도 안 들어 있는 건 없었습니까?
◆ 이안소영> 네, 없었어요.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이 중에서 피부자극하고 유해성이 확인된 게 8종이고, 생리주기나 여성생식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스타이렌이나 톨루엔 등이 2종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모두 그게 다 나온 건 아니지만 유해한 물질이 나온 건 10개 제품 모두가 해당되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 물질들은 조금도 들어 있으면 안 되는 독성물질입니까? 아니면 기준치까지는 괜찮은 물질들인 건가요?
◆ 이안소영> 사실 굉장히 좀 보는 관점에 따라서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검출된 양 자체는 미량이거든요. 그런데 사실 화학물질에 대해서 미량이 안전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이런 발암성 논란이라든가 환경호르몬 물질이 검출된 것 자체가 굉장히 심각한 문제고. 더 심각한 문제는 현행 허가기준으로는 이런 물질들에 대한 기준치도 없고 그래서 걸러 내거나 규제할 방법이 아무 데도 없다는 점에서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제가 지금 그 부분 질문 드리려고 한 거였습니다. 하나도 화학성분이 안 들어간 생리대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마는, 기준치라는 게 있어서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고 여기서부터는 아주 유해하다, 이런 기준이 있어야 될 텐데 지금 없어요?
◆ 이안소영> 네.
◇ 김현정> 어떻게 없을 수가 있죠? 식약처에서 다 허가내준 거 아닙니까, 그런 검사해서?
◆ 이안소영> 저희도 정말 답답한데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것처럼 식약처가 허가 내줬는데, 허가기준이 저희가 검출한 물질들을 다 포함하고 있지도 못하고 여성들이 부작용을 호소하는 그것을 설명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지 못해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식약처에서 검사할 때, 허가내줄 때 항목이 정해져 있는데. 그 항목 안에 이런 물질들에 대한 검사는 빠져 있다는 얘기인가요?
◆ 이안소영> 네. 그래서 저희가 조사를 해 봤더니 약사법 2조에 관련해가지고 허가기준이 나와 있는데 거기에 들어 있는 게 뭘로 만들어졌는지 섬유 어쩌고 저쩌고 이런 거랑 백색이고 냄새가 없다. 그다음에 물질 관련한 거는 색소, 산과 알칼리, 형광증백제, 포름알데히드 지금 나와 있는 거예요.
◇ 김현정> 색소, 산·알칼리성, 형광증백제를 어떻게 썼느냐? 포름알데히드가 들어 있느냐 안 들어 있느냐. 이 네 가지만 충족하면 허가입니까?
◆ 이안소영> 네, 지금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그렇거든요. 그런데 저희 검출 결과에 나온 물질들에 대해서 허가기준에 포함돼 있지 않고 규제가 되어 있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 4가지, 색소를 뭘 썼느냐, 산·알칼리, 형광증백제, 포름알데히드 네 가지만 통과하면 오케이, 판매해도 좋다.
◆ 이안소영> 네.
◇ 김현정> 그런데 반창고, 안대, 마스크 이런 것처럼 지금까지 생리대도 다 의약외품으로 분류가 돼서 관리가 됐다는 얘기네요?
◆ 이안소영>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이게 굉장히 여성의 민감한 부분에 직접 닿는 것 아닙니까? 심지어 녹아서 신체로 들어갈 수도 있는 건데 어떻게 이게 반창고와 똑같이 취급이 됐을까요?
◆ 이안소영>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사실 일회용 생리대에는 흡수체라든가 인조섬유, 펄프, 향료나 색소 등 굉장히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고 또 이제 여성의 생식기관이나 질은 보통 피부에 대해서보다 훨씬 흡수력이 높거든요. 그런데 또 생리대를 사용하는 환경이 굉장히 밀폐된 좁은 공간이죠.
◇ 김현정> 그렇죠.
◆ 이안소영> 그래서 농도가 높다는 점에서 되게 미량이라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는데도 이게 이제 인과관계가 규명된 독성물질인지 아닌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준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는 굉장히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 생리대 논란을 들으시면서 지금 많은 분들이 아기 기저귀는 괜찮습니까? 이런 질문도 많이 들어오고 있고 또 남성들이 사용하는 남성 용품은 괜찮은가, 이런 이야기들. 콘돔 얘기하는 것 같아요. 이런 문자도 지금 들어오고 있어요. 정말 다른 제품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없습니까?
◆ 이안소영> 저는 사실 다른 제품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쪽인데요. 여성용품 관련해서는 릴리안 제품뿐만 아니라 일회용 생리대 전반이 문제이고 품목도 기준도 허가기준뿐만 아니라 다른 물질들도 포함돼야 하는데, 생리대뿐만 아니라 질세정제나 청결제라든지 여성용품 전반에 대해서도 미리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기준치 마련이 필요하고요. 말씀해 주신 것처럼 탐폰이라든가 기저귀라든가 이제 뭐 콘돔이라든가 여러 가지 인공향이나 색소 그다음에 이제 뭐 이렇게 부드럽게 한다거나 이런 데에 많은 화학물질이 쓰이고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이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해서 아직은 모른다는 거지 앞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은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모른다는 거군요. 왜냐하면 검사도 안 하니까.
◆ 이안소영> 모른다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들으면서 많은 분들이 이거 한번 정말 조사 제대로 하고 가야겠구나라는 생각하셨을 거예요. 문제제기를 한 곳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사무처장 고맙습니다.
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