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마스터'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승환, 임선혜, 장문희, 최정원, 윤희정, 최백호(사진=엠넷 제공)
MBC ‘나는 가수다’를 연출한 신정수 PD가 엠넷에 새 둥지를 틀고 신규 음악 예능 ‘더 마스터-음악의 공존(이하 ‘더마스터’)’을 선보인다.
‘더 마스터’는 국악, 클래식, 재즈, 뮤지컬, 대중가요, 공연·밴드 등 여섯 장르를 대표하는 음악인들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무대를 펼친다는 포맷의 프로그램이다.
‘나는 가수다’ PD가 엠넷에서 처음으로 제작에 나서는 음악 예능이라는 점, 최근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작에 열을 올리던 엠넷이 모처럼만에 음악 전문 채널다운 신작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신정수 PD는 첫방송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신 PD는 “‘나는 가수다’ 연출을 끝낸 뒤 우연한 기회에 전주에서 국악 공연을 봤다. 현장에서 직접 들어보니 팝송이나 대중가요와는 울림이 또 다르더라”며 “국악을 비롯해 클래식, 재즈 등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장르를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뤄보면 어떨까 싶었다”고 기획 계기를 밝혔다.
신정수 PD
‘더 마스터’에는 가수 최백호가 대중가요, 재즈 보컬리스트 윤희정은 재즈, 소프라노 임선혜가 클래식, 국악 명창 장문희가 국악,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 뮤지컬, 가수 이승환이 공연·밴드 마스터로 출연한다. 여섯 명의 ‘마스터’ 모두 20년 넘게 한 분야에 열정을 쏟은 뮤지션들이다.
신 PD는 “각 장르의 전문가 분들에게 추천을 받아 출연자를 섭외했고 이름 있는 분들을 모시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며 “‘음악의 공존’이라는 취지와 ‘진정성 있는 음악으로 승부 하겠다’는 모토에 공감해 출연을 결정해준 멋진 뮤지션들과 함께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윤도현
그런가 하면 밴드 YB의 윤도현은 진행자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기자간담회에 함께한 윤도현은 "처음에는 여섯 장르가 한 무대에서 펼쳐진다는 것이 상상이 안 됐다. 관객들의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면서 ”막상 녹화를 해보니 기우였다. 한 무대 한 무대 다른 세계를 경험한 듯 했다. 국악과 클래식의 경우 왜 이제야 공연을 현장에서 봤을까 싶었을 정도로 신선하면서도 깊은 울림과 감동이 느껴졌다. ‘더마스터’가 장르의 다양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더 마스터’는 ‘악마의 편집’ 등 엠넷 프로그램 특유의 자극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각 장르를 대표하는 음악인들이 펼치는 진정성 있는 공연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더 넓고 깊은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경쟁 요소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장르별 마스터들의 공연을 현장에서 지켜 본 300여 명의 관객들, 이른바 ‘마스터 감상단’이 가장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인 ‘그랜드 마스터’를 선정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신 PD는 “경연 없이 노래만 할 경우 대중과 소통이 가능할까 재미는 느껴질까 고민했고 최소한의 경쟁이 필요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나는 가수다’가 탈락자가 나오는 시스템이었던 반면 ‘더 마스터’에는 탈락자가 없다. 매주 1위에 해당하는 가장 감동을 준 뮤지션만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윤도현은 “세 번의 녹화를 끝냈는데 1위 발표 순간이 ‘나는 가수다’ 때만큼 가슴을 졸이게 하지는 않았다”며 “‘더 마스터’는 경쟁이라기 보다는 페스티벌에 가깝다. 심혈을 기울여 무대를 준비해준 뮤지션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그랜드 마스터’를 꼽는다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 마스터’는 최고 수준의 음향을 전달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프로그램에 사용된 오디오 채널만 120개 지상파와 케이블을 통틀어 국내 방송 사상 최대다. 고퀄리티의 음질 및 음향을 선보이겠다는 포부가 엿보인다.
아울러 작곡가 김형석, 윤일상, 돈스파이크, 아코디어니스트 심성락,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등은 ‘마스터 군단’으로서 공연을 펼치는 마스터들을 지원사격한다. 신 PD는 “‘더 마스터’의 경쟁력은 음악뿐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더 마스터’는 총 10부작으로 기획됐으며, 10일 오후 8시 10분 엠넷과 tvN에서 첫방송된다.
신 PD는 “엠넷이 올해 음악 전문 채널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프로듀스101’ 시즌2, ‘쇼미더머니6’, ‘고등래퍼’, ‘아이돌학교’ 등 소위 장사가 되는 프로그램들을 했다”며 “엠넷이 음악의 진정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마스터’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성원과 지지를 얻어 그러한 흐름에 힘을 실을 수 있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