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지 선정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 나이지리아 父, 한국 母.. 17살 한국 소년
- 어릴 적 놀림에 "넌 특별하다"던 부모님
- "꿈이요?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현민 (모델)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명을 선정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10대가 있었는데요. 그 사람이 바로 모델 한현민 군입니다. 패션에 관심 있는 분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모델이지만 일반인들한테는 조금 낯선 이름이죠. 한현민 군. 설명을 좀 드리자면 외모는 검은 피부에 곱슬머리를 가진 흑인 모델입니다. 하지만 말씀 들어보시면 아세요. 한국인입니다. 한국인 어머니와 나이지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혼혈 모델이에요. 국내 1호 혼혈 모델이라고 하는데요. 고등학교 1학년. 그야말로 차세대 스타입니다. 한현민 군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한현민 군, 안녕하세요.
◆ 한현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합니다.
◆ 한현민> 감사합니다.
◇ 김현정> 타임지가 선정한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이게 그러니까 한국에서 30명을 뽑았어도 대단한 건데 전세계에서 30명 뽑는데 뽑힌 거예요?
◆ 한현민> 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일단 소감이 어때요?
◆ 한현민> 일단은 실감이 안 나고요. 타임지에서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뭐 지금 기사가 난 지 3주에서 한 달가량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실감이 안 나고 그냥 늘 하루하루가 신기합니다.
◇ 김현정> 요즘도 자고 일어나면 볼 꼬집어봐요? 이게 맞나 꿈인가 생시인가? (웃음)
◆ 한현민> 당연하죠. 꿈이었으면 영원하면 좋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안 깼으면 좋겠어요? 대단해요. 한현민 군. 데뷔가 불과 작년이라면서요?
◆ 한현민> 네. 저는 작년 3월달에 서울패션위크 한상혁 선생님 쇼에서 데뷔를 했어요.
◇ 김현정> 그렇죠. 그도 그럴 것이 여러분, 지금 한현민 군이 몇 년생인 거죠?
◆ 한현민> 저 2001년생.
◇ 김현정> 2001년생입니다. 2001년도에 태어난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작년이 첫 무대. 그래요, 그 첫 무대 기억하세요? 런웨이에 딱 섰을 때 그 기분.
◆ 한현민> 당연히 기억하죠. 여태까지 서본 쇼 중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에요. 제가 그 쇼의 오프닝으로 데뷔를 하게 되었는데 그 쇼에서 오프닝은 가장 쇼의 메인이라는 뜻이고 가장 중요한 역할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오프닝.
◆ 한현민> 처음 쇼에 서는 건데 오프닝으로 나간다는 건 되게 중요한 건데 너무 떨고 있었는데.
◇ 김현정> 얼마나 떨렸겠어요.
◆ 한현민> 그때 겨울옷을 입고 있었는데도 추웠어요. 실내에서 이제 겨울옷을 입고 쇼를 하는데 보통 더워야 되잖아요.
◇ 김현정> 더워야 되죠. (웃음)
◆ 한현민> 그런데 춥더라고요. 덜덜덜덜 떨고 있었어요.
모델 한현민 (사진=에스에프모델스 제공)
◇ 김현정> 그런데 한현민 군, 17살밖에 안 됐는데 말을 참 잘하네요. (웃음) 우리 청취자들이 라디오 들으시면서 아까 전에 한현민 군이라고 하니까 포털에서 막 찾아보신 거예요, 사진을. 그런데 외모는 흑인의 외모잖아요. 그런데 말을 너무나 재미있게 잘하니까 진짜 한국인 맞습니까, 이런 문자가 들어와요.
◆ 한현민> 당연히 진짜죠.
◇ 김현정> 진짜 한국인이죠?
◆ 한현민> 네.
◇ 김현정> 고향이 어디입니까?
◆ 한현민> 저는 고향이 이태원입니다.
◇ 김현정> 이태원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웃음)
◆ 한현민> 순댓국입니다.
◇ 김현정> 순댓국이고. 그러니까 아버님이 나이지리아분이시고요?
◆ 한현민> 네. 아버님이 나이지리아분이고 어머님이 한국 사람이에요.
◇ 김현정> 어머니가 한국 사람. 그러니까 외모는 아버지 쪽인 거예요, 외모가.
◆ 한현민> 그렇죠. 아버지 쪽이 많이 닮았죠.
◇ 김현정> 아버지가, 외모는 아버지 쪽이지만 지금 보니까 그냥 그 속은 다 한국 쪽인데요?
◆ 한현민> 그렇죠. 말하는 것부터 먹는 것까지 다 그거는 한국의 피를 좀 받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17살인데 순댓국 좋아한다는 것 보니까 말 다했어요. 그러니까요. 한현민 군. 사실은 아직 우리나라에 다문화가정, 혼혈에 대한 편견이 아직은 좀 남아 있어요. 전보다는 훨씬 좋아졌지만. 그런데 패션쇼 무대에서 이렇게 인정받기까지... 글쎄요. 조금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습니까?
◆ 한현민>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죠. 많이 속임도 당했었고 그리고 제가 피부색이 다르다 보니까 어릴 때 놀림도 있었고요.
◇ 김현정> 어렸을 적에는.
◆ 한현민> 그리고 ‘쟤는 까매서 안 돼.’ 이렇게. ‘쟤는 달라서 한국에서 안 먹힐 거야.’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혼혈 중에서도 백인 혼혈이 아니고 흑인 혼혈에 대한 편견이 조금 더 심하죠?
◆ 한현민> 그렇죠. 많이 심하죠. 일단은 백인 혼혈이라 하면 대개 다 ‘우와’ 이러는데 흑인 혼혈이면 ‘너 되게 많이 힘들겠다.’ 이렇게 이제 얘기를 해요.
◇ 김현정> 일단 보는 사람들이?
◆ 한현민> 네. 이유없이 놀리고 이런 것들이 저에게는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 김현정> 어린시절 얘기죠, 이게 다.
◆ 한현민> 다 어린시절 얘기죠.
◇ 김현정> 그런데도 보니까 아주 반듯하고 밝게 자랐어요. 아마 부모님들 영향일 것 같은데 뭐라고 북돋아주셨어요, 집에서?
◆ 한현민> 그냥 제가 힘들 때마다 너는 특별하다고,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얘기해 주셨어요.
◇ 김현정> 너는 특별하다? 그 말 참 멋있네요. 너는 특별한 거다. 잘 될 거야. 그리고는 정말로 잘됐네요?
◆ 한현민> 네. 그 말이 되게 힘이 됐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전 세계에 유명한 10대 30인 안에 들었는데 그러면 지금은 좀 수월합니까, 모델계 무대에 서기가?
◆ 한현민> 지금은 그래도 처음 데뷔했을 때보다는 이런 패션계도 인식이 조금 바뀌는 것 같아요. 그래서 뿌듯하고 뭔가 더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패션을 떠나서 저로 인해서 이런 한국 사회가 이런 차별이나 편견들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서인지 모델 일뿐만 아니라 다문화 인식 개선 홍보대사활동도 하고 계시더라고요, 한현민 군.
◆ 한현민> 네. 제가 이 나이에 홍보대사를 할 줄은 절대 꿈에도 몰랐고요. 좋은 홍보대사를 할 수 있게 돼서 영광입니다.
◇ 김현정> 영광이에요, 그래요. 그러면 지금은 국내에서만 활동하는 거예요? 아니면 해외 무대도 섭니까?
◆ 한현민> 지금은 국내에서 주로 많이 활동을 하고 있지만 기회가 되면 해외에서도 활동을 하고 싶어요.
◇ 김현정> 그래요. 꿈이 있다면? 지금 열일곱밖에 안 됐으니까 꿈은 크게 가질 나이인데요.
◆ 한현민> 저는 다른 건 다 괜찮고요. 일단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와, 열일곱 살의 꿈이 모든 사람, 인류의 행복이에요?
◆ 한현민> 네. 그냥 누구는 슬프고 누구는 행복하면 안 되잖아요. 그냥 같이 행복할 수도 있는데 그런 건 안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모델 한현민 (사진=에스에프모델스 제공)
◇ 김현정> 우리 한현민 군이 보니까 굉장히 깊네요. 속이 깊어요.
◆ 한현민> 아닙니다.
◇ 김현정> 한현민 군, 지금은 한국 무대지만 더 지경을 넓혀서 해외 무대에서도 종횡무진하는 큰 모델이 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한현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현민 군. 다음에 얼굴 한번 봐요.
◆ 한현민> 네, 너무 좋아요.
◇ 김현정> 인터뷰 내내 17살, 17살 같지 않은 속 깊음이 느껴져서 제가 더 기대가 되네요. 파이팅하십시오.
◆ 한현민> 감사합니다.
◇ 김현정> 타임지가 뽑은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 가운데 1명이 됐습니다. 모델 한현민 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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